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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여자의 간통죄[9] / 시나이 산에서[1] / 민수기[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16 조회수1,387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9. 간통 혐의를 받는 여자(민수 5,11-31)

 

주님께서 모세에게 간통 혐의를 받는 여자에 대해 이르셨는데, 그 세부 내용이다. 어떤 사람의 아내가 빗나가 남편을 배신하고 다른 남자와 동침하였는데, 그 여자가 제 몸을 더럽힌 사실이 남편 눈에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진 채, 증인도 없고 현장에서 붙들리지도 않았을 경우, 남편이 질투심에 사로잡혀 실제로 몸을 더럽힌 아내를 의심하게 되거나, 또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몸을 더럽히지 않았는데도 아내를 의심하게 되면, 그 남편은 자기 아내를 사제에게 데리고 와야 한다. 아울러 아내 몫으로 보릿가루 십분의 일 에파를 예물로 가져와야 한다. 그 예물에는 기름을 따라서도 안 되고 유향을 얹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질투의 곡식 제물이며, 죄를 상기시키는 기억의 곡식 제물이기 때문이다.

 

사제는 그 여자를 가까이 오게 하여 주님 앞에 세운다. 그런 다음에 사제는 거룩한 물을 옹기그릇에 떠 놓고, 성막 바닥에 있는 흙먼지를 긁어 그 물에 탄다. 사제는 그 여자를 주님 앞에 세운 채 그 여자의 머리를 풀고, 기억의 곡식 제물 곧 질투의 곡식 제물을 그 여자의 두 손바닥에 얹어 놓는다. 구약 성경에서 여기에만 나오는 이 거룩한 물이라는 표현이 어떠한 물을 가리키는지 분명하지 않다. 성소에 보존된 물, 또는 거룩한 샘에서 흐르는 물이아 여겨지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또 여자가 사제 앞에서 머리를 푸는 것은 참회와 애도의 표시이다(레위 10,6; 13,45; 21,10 참조). 여기에서는 이 의식이 수치스러운 상태에 빠진 여인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사제 자신은 저주를 부르는 쓴 물을 손에 들고 이렇게 말하며, 그 여자를 맹세하게 한다. ‘다른 남자가 그대와 동침한 적이 없고, 그대가 남편 밑에 있으면서 빗나가 몸을 더럽힌 일이 없으면, 저주를 부르는 이 쓴 물이 그대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대가 남편 밑에 있으면서 빗나가 몸을 더럽혔거나, 남편 아닌 다른 남자가 그대와 동침한 적이 있으면, 이때 사제는 그 여자에게 저주의 맹세를 하게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주님께서는 그대의 허벅지를 떨어져 나가게 하시고 그대의 배를 부풀어 오르게 하시어, 그대의 백성 가운데에서 그대를 저주와 맹세의 본보기로 만드실 것이다. 이제 저주를 부르는 이 물이 그대의 창자 속에 들어가, 배를 부풀어 오르게 하고 허벅지를 떨어져 나가게 할 것이다.” 그러면 그 여자는 아멘, 아멘!하고 대답해야 한다.

 

사제는 이 저주를 글로 써서 그 쓴 물에 씻는다. 저주를 부르는 쓴 물을 그 여자에게 마시게 하면, 저주를 부르는 그 물이 몸 안에 들어가 쓰라리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단순히 물맛을 의미하지 않는 이 에 해당하는 히브리 말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분명하지 않다. 이 여자가 실제로 잘못하였을 경우, 이 물이 난처하고 쓰라린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쓴 물이라 불리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는 저주가 담긴 글을 사제가 씻기도 하지만, 피의자가 먹도록 하는 의식도 있다(에제 2,8-3,3 참조). 그리고 사제는 그 여자의 손에서 질투의 곡식 제물을 받아, 주님 앞에 흔들어 바치고 제단으로 가져온다. 사제는 그 곡식 제물을 한 손 가득 퍼내어, 그것을 기념 제물로 제단 위에서 살라 연기로 바친다.

 

그런 다음에 그 물을 여자에게 마시게 한다. 그 물을 여자에게 마시게 하였을 때, 그 여자가 몸을 더럽히고 자기 남편을 배신하였으면, 저주를 부르는 그 물이 몸 안에 들어가 쓰라리게 할 것이다. 그 여자의 배를 부풀어 오르게 하고 그 여자의 허벅지를 떨어져 나가게 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 여자는 자기 백성 가운데에서 저주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여자가 몸을 더럽힌 일이 없이 깨끗하면, 해를 입지 않고 자식도 낳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질투에 관한 법이니, 여자가 남편 밑에 있으면서 빗나가 몸을 더럽혔거나, 남편이 질투심에 사로잡혀 자기 아내를 의심하게 되면, 그 여자를 주님 앞에 세우고, 사제는 이 법을 모두 그 여자에게 적용해야 한다. 그러면 남편은 죄를 면하고 아내는 자기 죗값을 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 의식은 고대 근동과 중세 유럽에서 실행되었던 신명 재판 등으로 번역되는 라틴 말의 오르달리움에 비교될 수가 있다. 이는 피소자를 단죄하거나 석방시키고자 하는데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곧잘 이 방식을 사용했다. 셈족인들은 이때에 강물이나 샘물을 즐겨 사용하였는데, ‘심판의 샘을 뜻하는 엔 미스팟이나(창세 14,7) ‘재판을 뜻하는 므리바(20,13) 같은 샘 이름이, 옛날의 이러한 용도를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이러한 의식은 일종의 마술적 신앙에서 유래하였지만, 이스라엘에서는 당신 백성 가운데에 현존하시는 도덕의 보증이신 주님에 대한 신앙의 의미로 재해석된 것이다.

 

아무튼 여자가 간통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부당하게 아내를 의심한 남자는 아무런 벌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 법은 여자에게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그 반대의 경우, 곧 아내가 남편에게 의심이 가더라도 동일한 증거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여자에게 불리한 이 법이 평등을 말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발전 과정이 필요했다. 한편 이 법은 잘못한 여자에 대한 처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데,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가 있다. 첫째는 간통한 남자와 여자에게 공동체가 함께 돌을 던져 죽이는 것이다(레위 20,10; 신명 22,21-22; 요한 8,7 참조). 다른 가능성은 그 여자가 자기의 죗값을 지고 살게 하는 것, 곧 공동체가 직접 처형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그 여자에게 벌을 내리시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이는 명백한 증거나 증인 없이 의심 하나만으로 사람들이 다른 이에게 벌을 내리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일 수 있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나지르인에 대해 이르셨는데, 그 세부 내용이다.[계속]

 

[참조] : 이어서 ‘10. 나지르인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간통,곡식 제물,쓴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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