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교회] 성체와 성혈을 함께 모시는 ‘양형영성체’(兩形領聖體)는 언제 할 수 있나요?

초대 교회 공동체는 성체와 성혈을 함께 나누어 먹고 마셨습니다. 이 전통은 12세기 말까지 계속되었지만 13세기부터는, 교우들이 성혈을 영하지 않았습니다. 성혈을 흘릴 위험성이 크다는 현실적인 이유와 이미 성체 안에 영원하신 그리스도께서 성혈을 포함하여 온전히 현존하신다는 신학적인 근거 때문입니다. 15세기 양형 영성체만이 구원의 필수조건이라는 ‘후스 이단’(Hussites; 양형영성체파)이 등장하였지만, 교회는 콘스탄츠 공의회(1415년)와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년)를 통해 교우들의 양형영성체를 금지하고 성체만 영하도록 정하였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는 교구장의 판단에 따라 특별한 경우 교우들도 성혈을 받아모실 수 있게 하였습니다.(전례헌장 55항 참조) 영성체는 성체와 성혈의 양형으로 할 때에 더 충만한 형태를 지니며, 성찬의 표지가 한층 더 온전하게 드러납니다. 그러나 성체만 모시는 영성체로도 그리스도를 참된 성사로 온전하게 모시는 것이므로, 모든 미사에 양형영성체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281-282항)

양형영성체는 세례, 견진, 혼인, 서품, 서원, 병자성사, 피정, 각종 회합 미사 등의 경우에 할 수 있습니다.(한국천주교사목지침서 제80조) 양형영성체는 성체분배자로부터 성체를 받아 모신 뒤 성작을 건네받아 직접 마시는 방법과, 성체분배자가 성체를 성혈에 적셔 교우의 입에 넣어주는 방법이 있습니다.(총지침 286-287항) 교우가 스스로 성체를 손으로 집어 직접 성혈에 적셔서 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024년 10월 6일(나해) 연중 제27주일 가톨릭부산 5면, 전례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