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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20 조회수2,774 추천수11 반대(0)

가끔 한국에서 우편물이 옵니다. 코로나19로 몇 주일씩 늦게 온 적도 있습니다. 제가 보낸 편지도 늦게 도착할 때도 있었습니다. 생일을 축하하는 카드가 1달 정도 늦게 도착하면 생일잔치를 한 달 동안 하는 호사를 누리게 됩니다. 코로나19로 매달 받던 좋은생각’ 5월호가 10월에 도착했습니다. 5개월 전의 글을 읽으면서 아직도 봄을 지내고 있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이 있어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매년 생일이면 어머니를 찾아가서 밥을 해드리던 형제님이 있었습니다. 밥과 반찬을 해서 상을 차리고, 식사하기 전에 어머니께 큰 절을 올렸다고 합니다. 낳아주신 아버지는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기에 어머니께만 절을 올린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식사를 하시면서 벌써 몇 번을 들었던 이야기를 다시 하신다고 합니다. 태몽 이야기, 아팠던 이야기를 하시고 대부분은 아들이 똑똑하고 공부 잘했던 이야기를 하신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에게 자식은 이미 신화(神話)’입니다. 2020년 생일에는 어머니를 찾아뵙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먼저 전화하셔서 좋은 시절이 오면 오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아내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올해는 꽃 선물을 하면 좋겠다고 합니다. 시장에서 꽃을 사서 정성스럽게 다듬었고 출근길의 직원들에게 한 송이씩 나누어주었다고 합니다. 직원들이 무슨 꽃이냐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코로나퇴치를 위한 장미 선물입니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형제님의 이야기가 따뜻하였습니다. 색다른 생일 선물을 제안한 아내의 마음도 따뜻하였습니다.

 

5개월 전에 제가 이 글을 읽었다면 저도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을 것 같습니다. 저의 생일이 5월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생일에 한 번도 어머니를 찾아 뵌 적이 없었습니다. 어머니를 위해서 밥상을 차린 적도 없었습니다. 어머니에게 축하선물을 받은 적이 많았습니다. 어머니는 언제나 가족들의 생일을 기억하셨습니다. 멀리 있어서 밥을 차려드리지는 못했겠지만 감사의 인사를 드렸을 것 같습니다. 내년 생일에 백신과 치료제가 나와서 코로나19에 대한 염려가 없어도 생일에 어머니를 위한 밥상을 차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지난 9월 사랑하는 아버지가 계신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기 때문입니다. 내년 생일이 오면 저를 낳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하려 합니다.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어머니의 신화(神話)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신화입니다.

 

신앙 안에서 어머니들의 삶을 돌아봅니다. 황사영의 부인 정난주 마리아의 이야기를 생각합니다. 남편 황사영은 순교하였고, 정난주 마리아는 2살 된 아들과 제주도로 유배를 갔습니다. 정난주 마리아는 관비가 되어서 유배를 갔기 때문에 2살 아들 황경한과 헤어져야 했습니다. 제주도 최초의 신앙인이었던 정난주 마리아는 그 모든 슬픔을 가슴에 담고,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최방제 프란치스코 신학생의 어머니 황 안나의 이야기를 생각합니다. 함께 유학을 갔던 김대건 안드레아와 최양업 토마스는 사제가 되어서 조선으로 돌아왔지만 아들 최방제 프란치스코는 먼 타국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식을 먼저 하느님의 품으로 보내야 했던 어머니의 슬픔은 말할 수 없이 컷을 것입니다. 다른 두 아들까지도 먼저 하느님의 품으로 보내야 했던 황 안나는 오직 충실한 신앙으로 모든 것을 참아냈다고 합니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은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수호천사입니다. 그분들은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사셨기 때문에 예수님의 형제와 어머니가 되실 수 있었습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선택하신 것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서 성모님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성자 예수님을 성모님께로 보내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자신을 선택하신 예수님을 사랑으로 돌보셨습니다

 

영원하신 성부의 아드님을 잉태하신 동정 마리아는 복되시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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