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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22.“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다.” -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21 조회수1,837 추천수2 반대(0) 신고

 

마태 25, 31-46(그리스도 왕 대축일)

 

전례력으로 연중 마지막 주일인 오늘, 우리는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보내면서 <복음>으로 마지막 때의 심판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는 왕의 권한 행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에제케엘 예언자가 예고한 임금이신 목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는 양 떼를 찾아와 보살펴주고, 그들을 먹이고 쉬게 하는데, “잃어버린 양은 찾아내고 흩어진 양은 도로 데려오며, 부러진 양은 싸매주고 아픈 것은 원기를 북돋아줍니다.”(에제 34,16). 그러면서도 공정으로 양떼를 먹이시고, 양과 양 사이, 숫양과 숫염소 사이의 시비를 가리십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죽을 때 예수님께서는 판관이요 임금으로 오시지만, 그분이 오는 목적은 벌이 아니라 상을 주시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두 번째 오심을 예고하신 것은 심판으로 겁주려는 것이 아니라, 격려하기 위하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내 말을 듣고 그것을 지키지 않는다하여도, 나는 그를 심판하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왔기 때문이다.”(요한 12,47)

 

바로 이를 위해, 곧 당신의 구원이 실패가 아니라 성공으로 끝나도록 하기 위해, 이토록 마음을 쓰시며 격려와 예고로 경각시키십니다. 이토록, 우리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우리를 보살피고 가없는 사랑을 쏟으십니다.

 

그런데 사실, 예수님 당시의 사람들은 예수님을 다윗을 이어받은 훌륭한 왕으로서, 새 이스라엘을 건설할 분으로 믿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들이 원하는 그런 왕이 되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유다는 예수님을 팔아 넘겼고, 군중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그런데 대체 왕은 누구인가?”

 

한마디로, 전권을 가진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마태 28,18)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를 잘 말해줍니다.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나 맏물이 되신 그리스도께서는 재림 때에 모든 죽은 이들을 살리시고 ‘모든 권세와 권력과 권능을 파멸시키시고 나서, 나라를 하느님 아버지께 넘겨드릴 것’(1코린 15,24)이고, ‘하느님께서 모든 권세를 그리스도의 발아래 잡아다 놓으실 때까지는 세상을 다스리실 것’(1코린 15,25)임을 밝혀줍니다.

 

오늘, 우리는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지내며, 예수님께서 왕이심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대체 그분은 어떤 왕인가?”

 

그것은 그가 대체 어떻게 왕이 되었는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도 바오로의 “그리스도 찬가”(필리 2,6-11)에서 잘 보여줍니다. 곧 그는 낮추어 종이 되어 십자가의 죽기까지 순종하여 왕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낮추어 종이 되고, 죽기까지 순종하신 까닭은 우리 인간을 그토록 사랑하신 까닭이었습니다. 결국, 종으로 낮추어 왕이 되셨고, 죽기까지 순종하여 왕이 되셨고, 사랑으로 왕이 되셨습니다. 그러니 세상의 왕들처럼 권력을 휘두르고 위에서 힘으로 지배하고 군림하는 왕이 아니라, 섬김의 왕이요 사랑의 왕이십니다. 그러니 그분의 통치방식은 권세와 힘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는 섬김이요,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이십니다. 따라서 그분을 왕으로 모시고 그분의 나라에 사는 우리 역시 사랑과 섬김을 삶의 원리로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한 13,34)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르10,43)

 

오늘 <복음>은 이를 분명히 말해줍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

 

이토록, 인간을 섬기고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을 섬기고 사랑하는 것이 되고, 그렇게 우리는 하느님을 인간들 사이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마더 데레사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외면하는 버려진 사람들의 얼굴 속에서 하느님의 얼굴을 보았다.”

 

그렇습니다. 진정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형제에게 속해있고, 동시에 하느님께 속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기에,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신 우리는 이제 섬김과 사랑의 법아래서, 섬김과 사랑의 왕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왕국의 백성인 자녀로 살아가는 모습이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 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마태 25,40)

 

주님!

어느 누구에게나 무관심하지 않게 하소서.

어느 누구든지 하잖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나에게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가 존귀하기에 귀중하게 여길 줄 알게 하소서.

결코, 당신의 선물을 보잘 것 없이 여기지는 일이 없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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