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22 조회수2,498 추천수13 반대(0)

산책하는 공원 중에 ‘Little Bay Park'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다른 곳에는 없는 것이 있습니다. 개들을 위한 놀이터입니다. 개들은 놀이터에서 주인들과 함께 놀았습니다. 개들의 종류도 많았습니다. 아주 작은 개도 있었고, 아주 큰 개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개들은 서로 잘 놀았습니다. 서열을 정하지도 않았고, 잘난 척하지도 않았습니다. 개들은 보면서 사람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같은 사람을 노예로 삼았습니다. 신분을 정해서 살았습니다. 학연, 지연, 혈연으로 사람을 구분하였습니다. 피부의 색으로, 남과 여로 구분하였습니다. 신념과 이념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신념이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죽이기도 하였습니다. 사람은 어쩌면 전쟁으로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유일한 동물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인종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아직도 여성의 인권이 무시되는 곳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두가 차별 없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셨습니다. 하느님 앞에는 혈연, 지연, 학연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하느님 앞에는 능력, 재물, 권력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초대교회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가르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은 모두가 내 형제요 자매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면 거기에는 신분에 의한 차별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거기에는 능력에 의한 차별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겠습니까?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이 아닙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머리이시고 우리는 모두 그분의 지체입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 공동체이고,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신비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교회의 선포는 가난한 이, 외로운 이, 노예, 여성, 과부, 어린이, 아픈 이들에게 기쁜 소식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초대교회는 큰 박해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순교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 이미 하느님 나라를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124위 복자 중에 한분이신 백정이었던 황일광 시몬은 이렇게 증언하였습니다. “나의 이러한 신분에도 사람들이 너무나 점잖게 대해 주니, 천당은 이 세상에 하나가 있고, 후세에 하나가 있음이 분명합니다. 저는 천주교 신앙을 올바른 길로 생각하여 깊이 빠졌습니다. 이제 비록 죽을 지경에 이르렀지만, 어찌 배교하여 천주교 신앙을 저버리겠습니까? 빨리 죽기만을 원할 따름입니다.” 초대교회는 백정, 노비, 과부도 형제와 자매로 따듯하게 대했습니다. 엄격한 신분이 있는 사회에서 양반도 상놈도 없는 평등한 세상을 보았으니 이 세상에서 이미 천국을 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조선이 교회를 박해했던 것은 하느님 앞에 모두가 한 형제요 자매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하느님께 인도하는 것은 우리의 능력, 재물, 학식, 직업이 아닙니다. 능력, 재물, 학식, 직업은 우리의 인격을 감싸주는 옷과 같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겉모습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들의 마음을 보십니다. 그 마음을 이웃과 세상을 향해 나누는 우리들의 정성을 보십니다. 새로운 한 주간을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일주일은 168시간입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시간, 이웃을 사랑하는 시간, 성서를 읽고 묵상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16시간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서 사용한다면 그것이 바로 신앙의 십일조입니다. 예전에 선배신부님께서 인생은 흑자라는 강론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하루를 살아도, 순간을 살아도 우리 인생은 흑자라는 신부님의 말씀을 다시 생각합니다. 걱정과 근심, 두려움과 절망은 모두 날려버리고, 희망의 날개를 펴고 주님께로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들의 입에서는 거짓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흠 없는 사람들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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