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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음에 간직하였다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22 조회수1,434 추천수2 반대(0) 신고

요셉의 꿈을 마음에 간직하였던 야곱


"이스라엘은 자기보다 앞서 유다를 요셉에게 보내어, 고센으로 오게 하였다. 그런 다음 그들은 고센 지방에 이르렀다. 요셉은 자기 병거를 준비시켜, 아버지 이스라엘을 만나러 고센으로 올라갔다. 요셉은 그를 보자 목을 껴안았다. 목을 껴안은 채 한참 울었다."(창세 46,28-29)

 

저는 이스라엘이 자기보다 앞서 유다는 요셉에게 보내어, 고센으로 오게 하였다고 하는 말씀을 들으면서 딱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요셉의 꿈 이야기입니다. 요셉은 두 가지 꿈 이야기를 하였는데 두 번째 꿈이 "해와 달과 별 열한 개가 나에게 큰절을 하더군요."(창세 37,9 참조) 하였습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 야곱이 "네가 꾸었다는 그 꿈이 도대체 무엇이냐? 그래, 나와 네 어머니와 네 형들이 너에게 나아가 땅에 엎드려 큰절을 해야 한단 말이냐?" 형들은 그를 시기하였지만, 그의 아버지는 이 일을 마음에 간직하였다.(창세 37,10-11 참조)

 

그러니까 요셉의 첫 번째 꿈 이야기는 정말 꿈대로 실현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셉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꾼 꿈 이야기를 들어 보셔요. 우리가 밭 한 가운데에서 곡식 단을 묶고 있었어요. 그런데 내 곡식 단이 일어나 우뚝 서고, 형들의 곡식 단들은 빙 둘러서서 내 곡식 단에게 큰 절을 하였답니다." 그러자 형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네가 우리의 임금이라도 될 셈이냐? 네가 우리를 다스리기라도 하겠다는 말이냐?" 그리하여 형들은 그의 꿈과 그가 한 말 때문에 그를 더욱 미워하게 되었다. (창세 37,6-8 참조)

 

그리고 형들은 아버지의 심부름을 하러 온 요셉을 잡아서 구덩이에 던져 넣고 "저 녀석의 꿈이 어떻게 되나 보자."(창세 37,20 참조) 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요셉의 형들은 요셉의 꿈대로 요셉에게 큰 절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꿈은 아버지 야곱이 마음에 간직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이번에 요셉을 만나러 오면서 기억했을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그래서 유다를 자기보다 앞서 보내어 요셉을 고센으로 올라오게 하였다고 봅니다.

 

그리하여 어떤 면에서는 "별 열 한 개로 상징되는 요셉의 형들과 벤야민은 요셉에게 큰 절을 하였지만, 해와 달로 상징되는 아버지 야곱과 어머니(친어머니는 아니지만)는 요셉에게 큰 절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스라엘이 서 있었고 요셉이 아버지 이스라엘을 만나러 고센으로 올라갔고 아버지 목을 껴안았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단은 아버지 이스라엘은 요셉에게 큰 절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아버지 이스라엘이 요셉의 꿈 이야기를 듣고 그냥 흘려버렸다면 어땠을까를 묵상해 봅니다. 그랬다면 아마도 지금처럼 요셉을 고센으로 올라오라 하지 않았고 결국 요셉에게 큰 절을 해야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그 대목에서는 야곱이라고 하지 않고 이스라엘이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야곱이 전에 마음에 간직하였던 요셉의 꿈을 기억하게 되었고, 그 꿈대로 실현되지 않도록 계획했다는 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꿈이라는 것은 그대로 실현되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야곱의 경우를 보면 요셉의 꿈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었기에 "해와 달"로 상징되는 아버지 이스라엘과 어머니는 요셉에게 큰 절을 하는 일은 막을 수 있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들에게 큰 절을 하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마침내 마음에 간직했던 요셉의 꿈을 기억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깨달았기에 성경은 야곱이라고 하지 않고 이스라엘이라고 표현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아마도 주님께서도 해와 달이, 곧 아버지와 어머니가 요셉에게 큰 절을 하도록 하는 건 원하신 일이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요셉의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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