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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길잡이[2] / 시나이에서 모압으로[2] / 민수기[1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24 조회수1,148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 광야의 길잡이(민수 10,29-36)

 

이 와중에도 이스라엘인들은 광야를 건너기 위해서 길잡이가 필요하였다. 그래서 모세는 치포라를 아내로 맞아 인척 관계를 맺은 사막의 부족 미디안인들에게 청을 한다. 그러나 모세의 장인 이름이 출처에 따라 다양하다. 여기서는 모세가 미디안 사람 르우엘의 아들에게 청하였다면서 호밥으로 나온다. 사실 모세와 장인과의 만남은 몇 차례 있었다. 그렇지만 그를 처음 소개할 때는 이름이 달랐다. 그때의 일이다. 모세가 동족 가운데 한 사람이 부당한 일을 겪는 것을 보고 이집트 사람을 쳐 죽여, 탈이 날 것 같아 두려워 미디안 땅으로 피해 달아났을 때 치포라를 만나 결혼했다. 그때의 그녀의 아버지 이름은 르우엘이었다(탈출 2,18). 이것이 첫 소개였다.

 

두 번째는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고 난 후였다, 에탐에서 갈대 바다를 건너고 신 광야를 지나 르피딤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오랜 이집트에서의 종살이를 끝내고 가나안으로 돌아가는 여정에 처음으로 맞닥뜨려 싸운 민족이 아말렉족이었다. 모세의 지휘아래 여호수아가 대승을 거두었다. 이즈음 모세의 장인이 친정에 돌아와 있던 모세의 아내인 딸 치포라와 딸의 두 아들을 데리고 모세를 찾아왔다. 그 때의 이름은 르우엘이 아닌 이트로였다(탈출 18,1).

 

이제 모세가 이끄는 이스라엘인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가자면 여러 광야를 지나야만 했다. 그 기나긴 여정을 하느님께서 손수 인도하시겠지만 그래도 현지인이 의당 필요했을 수도. 그래서 모세는 현지 사정을 너무나도 잘 아는 장인을 만났다. 지금 만나는 장인 이름은 호밥이다. 이 때만해도 실제 장인이 여럿 있은 것이 아닌, 아내 치포라의 아버지 단 한 사람뿐이었다. 그렇지만 장인 이름은 그때의 그 이름이 아니다. 그 사람인데도 말이다. 이렇게 매번 장인 이름이 달리 나오는 것은, 모세를 호밥으로 소개하는 카인족(판관 1,16; 4,11), 또는 르우엘과 이트로라고 소개하는 미디안족 등 여러 동족 이야기에서 나오는 서로 다른 출처에 기인된 것으로 여겨진다.

 

아무튼 모세는 광야를 건너기 위해서 길잡이로 장인에게 구원을 손길을 뻗쳤다. “이제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겠다고 말씀하신 곳으로 떠납니다. 우리와 함께 가시지요. 잘 모시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좋은 것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장인어른 호밥이 사위 모세에게 말하였다. “나는 가지 않겠네. 내 고향, 내 친족들에게로 돌아가야겠네.” 그러자 모세가 다시 말하였다. “우리를 버리지 마십시오. 이 광야 어디에 진을 쳐야 할지 장인께서만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우리의 길잡이가 되어 주십시오. 우리와 함께 가시기만 하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좋은 것은 무엇이든 장인께 꼭 베풀어 드리겠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는 호밥이 사위 모세의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다만 그가 어떻게 하였으리라고 여겨지는 유일한 근거는, 호밥의 후손들이 팔레스티나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판관 4,11 참조)에서 볼 수가 있다. 이는 아마도 그가 모세와 함께 광야의 여정에 합세했으리라는 추측이다. 아무튼 호밥에 대한 전승은 여기에서 이렇게 끝난다. 사실 기나긴 여정의 길잡이가 이제는 사람에서 계약의 궤로 대체되는 것이다. 주님께서 바로 이 궤로써 당신의 백성을 직접 인도하신다. 구름의 흐름을 보여 주는 것을 통해서.

 

그들은 주님의 산을 떠나 사흘 길을 갔다. 그들이 쉴 곳을 찾으려고 주님의 계약 궤가 그들 앞에 서서 길을 갔다. 그들이 진영을 떠나면 주님의 구름이 낮 동안 그들 위를 덮어 주었다. 궤가 떠날 때면 모세가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일어나소서. 당신의 원수들은 흩어지고 당신을 미워하는 자들은 당신 앞에서 도망치게 하소서.” 그리고 궤가 멈추어 설 때면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돌아오소서, 이스라엘의 수만 군중에게로!”

 

이처럼 여기에서는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의 정착할 땅을 향해 계약의 궤를 앞세우고 행진하는 백성을 묘사한다. 당연히 첫 부대 유다 지파의 출발에 앞서 증언판이 들어있는 계약의 궤가 모든 대열을 앞서 레위인들이 인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계약의 궤가 백성의 한가운데에서 행진하는 것으로 묘사되는 사제계 전승과는 차이를 드러낸다. 사제계는 여정 중에 있으면서도 이미 계약의 궤와 성소를 한가운데에 모시고 사는 궁극적인 구조를 갖춘 이스라엘을 보는 것이다.

 

그러는 차에 백성이 주님의 귀에 거슬리는 불평을 하였다.[계속]

 

[참조] : 이어서 ‘3. 광야에서 백성이 불평하다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길잡이,호밥,미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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