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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 제1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28 조회수1,780 추천수11 반대(0)

지난 111일부터 서머타임이 해제 되었습니다. 시간이 1시간 앞당겨졌습니다. 미국에 있는 독특한 제도입니다. 모두가 같이 약속을 하니 시간이 당겨진 것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내년 314일이면 서머타임이 시작되고 시간은 한 시간 뒤로 돌아갑니다. 물리적인 시간은 변함없이 흘러가지만 의미의 시간은 앞당길 수도 있고, 뒤로 돌릴 수도 있습니다. 제게도 의미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 시간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저의 삶에 영향을 주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823일은 제가 사제서품을 받은 날입니다. 내년은 서품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모든 사제들에게 서품기념일은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929일은 저의 축일입니다. 제가 하느님의 자녀가 된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전한 가브리엘 천사처럼 저도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의 뜻을 전하려고 합니다. 55일은 아버님의 기일이고, 910일은 어머니의 기일입니다.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드리고, 하느님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도록 기도합니다. 시간과 공간에 역사와 신화를 만들어가는 인간은 누구나 의미의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의미의 시간을 가지고 계신지요?

 

미국에 서머타임이 있다면 교회에는 구원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는 물리적인 시간과 의미의 시간과는 다른 가치의 시간입니다. 구원의 시간을 충실하게 따라가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살 수 있고, 죽어서도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신앙인은 구원의 시간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 시간에 충실해야 합니다. 구원의 시간은 두 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하나는 오늘부터 지내는 대림시기와 성탄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셨음을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셔서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시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우리에게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할 수 있도록 영적으로 깨어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순시기와 부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십자가와 죽음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교회는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주어지는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갈 것을 다짐합니다. 예수님을 배반했던 제자들을 생각하며 우리들 또한 주님의 사랑을 배반하였음을 뉘우치고 회개하는 시간입니다.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음을 신앙의 신비로 고백하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구원의 시간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물리적인 시간에서 깨어 있음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입니다. 의미의 시간에서 깨어 있음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매일 규칙적으로 일어나고,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것이 사회의 질서를 이루는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명예, 재물, 권력은 이런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기 때문입니다.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시련과 고통이 찾아와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소중한 것을 먼저 하는 사람은 시간에 묻혀있는 보물을 찾는 사람과 같습니다.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는 사람은 같은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습니다. 효과를 극대화하는 사람은 북극에서도 냉장고를 팔 수 있습니다. 사막에서도 겨울옷을 팔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찾는 사람은 존경을 받습니다. 먼저 이해하고 이해시키는 사람은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합니다. 자기 자신을 돌보는 사람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건강합니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은 대부분 물리적인 시간에도 충실했습니다. 의미의 시간에도 충실했습니다. 신앙인들도 이런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세상 사람들의 눈에 게으르게 보인다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늘 불평과 불만이 가득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예수님께서 깨어 있으라고 하시는 것은 물리적인 시간을 이야기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의미의 시간을 이야기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의 시간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구원의 시간에 충실하기 위해서 4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말씀입니다. 매일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사람은 구원의 시간에 가까이 있는 사람입니다. 예로니모 성인은 성경을 모르는 사람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둘째는 기도입니다. 기도는 지상 최대의 힘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샘이 깊은 물과 같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뿌리 깊은 나무와 같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언제나 기도하십시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감사하십시오.”

셋째는 시대의 징표입니다. 허리가 아픈데 다리를 주무르면 별 효과가 없습니다.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서 시대의 징표를 읽을 수 있습니다. 교황님의 문헌을 자주 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회의 신문과 방송을 가까이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넷째는 실천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실천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실천을 말씀하셨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다.”

 

우리는 대림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2000년 전에 오셨던 예수님의 탄생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에게 오실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지금 해야 할 일도 많고, 세상도 많이 변하였는데 왜 우리는 2000년 전에 오셨던 예수님의 탄생을 기억하려고 할까요? 왜 아직 오지 않는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려고 할까요? 그것은 우리가 이 세상에 살지만 영원한 세상을 꿈꾸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이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는 죽음을 넘어 영원한 생명에로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깨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눈을 뜨고 있는 것이 깨어있는 것은 아닙니다. 생각과 의식이 깨어있어야 합니다. 원망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은 깨어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워하고, 탐욕을 부리고, 남을 속이는 사람은 깨어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은 비록 눈은 뜨고 있지만 영혼은 죽어가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름을 준비하고 등불을 켜는 사람이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말씀을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기름은 친절, 인내, 나눔입니다. 이것은 바로 사랑, 희망, 믿음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깨어있는 사람이고, 이런 사람들이 회개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주님을 따르며 생각과 의식이 깨어있는 삶이되시기를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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