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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백성의 반란[8] / 시나이에서 모압으로[2] / 민수기[2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30 조회수1,515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8. 백성의 반란과 모세의 간청(민수 14,1-19)

 

이에 온 공동체가 소리 높여 아우성쳤다. 백성이 밤새도록 통곡하였다. 이 어리석은 백성은 하느님의 계획에 아직 확신을 가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이 모세와 아론에게 투덜거렸다. 온 공동체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차라리 이집트 땅에서 죽었더라면! 아니면 이 광야에서라도 죽어 버렸으면! 주님께서는 어쩌자고 우리를 이 땅으로 데려오셔서, 우리는 칼에 맞아 쓰러지고, 우리 아내와 어린것들은 노획물이 되게 하시는가? 차라리 이집트로 돌아가는 것이 더 낫지 않겠나?” 그러면서 서로 우두머리를 하나 세워 이집트로 돌아가자.” 하고 말하였다.

 

모세와 아론은 온 공동체의 회중 앞에서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그들의 이 몸짓의 의미내지는 의도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지만, 저 못난 백성의 죄악이 가져올 벌에 대한 두려움과, 또 하느님의 자비를 겸손하게 비는 간곡한 간청을 순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리라(16,4.22; 17,10;20,6 참조). 그러자 그 땅을 정찰하고 돌아온 이들 가운데 모세의 시종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여푼네의 아들 칼렙이 자기들의 옷을 찢고 나서,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에게 말하였다. 이렇게 옷을 찢는 것은 애도, 공포, 또는 슬픔을 나타내는 몸짓이다(창세 37,29.34; 44,13; 레위 10,6 참조).

 

우리가 가로지르며 정찰한 저 땅은 정말 무척이나 좋은 땅입니다. 우리가 주님 마음에 들기만 하면, 그분께서는 우리를 저 땅으로 데려가셔서 그곳을 우리에게 아무 조건 없이 주실 것입니다. 그곳은 분명히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다만 여러분은 주님을 거역하지만 마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은 저 땅의 백성을 결코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들은 이제 우리의 빵이나 다름없는 밥입니다. 그들을 덮어 주던 그늘은 이미 걷혀 버렸습니다. 이처럼 그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여기서 언급된 그늘은 햇볕이 매우 따가운 중동의 기후에서 나온 상징으로써, 보호를 뜻한다(시편 19,1; 121,5; 애가 4,20; 루카 1,35 참조).

 

그러자 온 공동체가 돌을 던져 그들을 죽이자고 말해 댔다. 그때 주님의 영광이 만남의 천막에서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에게 순간 번득이며 나타났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화급하게 말씀하셨다. “나의 종 모세야, 이 백성은 언제까지 나를 이처럼 불신하며 업신여길 것인가? 내가 너희들 가운데에서 일으킨 그 모든 표징을 보고도, 이 백성들은 언제까지 나를 믿지 않을 셈인가? 내가 이제는 기어코 저들을 흑사병으로 치고 쫓아내 버린 다음, 너를 이들보다 훨씬 더 크고 강한 민족으로 만들겠다.”

 

이에 누구보다도 겸손한 모세가 주님께 얼른 아뢰었다. 그는 하느님의 종이자 백성의 지도자로 자기 백성을 위해서 중개에 나설 때마다(탈출 32,12; 신명 9,25) 다음과 같은 논거를 편다. 곧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역사 속으로 개입하심으로써 이제 돌이킬 수 없이 당신 자신을 투신하셨고, 그러기에 이러한 개입을 취소하심은 당신의 명예를 훼손하시는 일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나는 민족들 사이에서 더럽혀진, 곧 너희가 그들 사이에서 더럽힌 내 큰 이름의 거룩함을 드러내겠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너희에게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면, 그제야 그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에제 36,23).

 

당신께서는 이 백성을 당신의 힘으로 이집트 한가운데에서 데리고 올라오셨는데, 저 이집트인들이 이제라도 이 일을 듣게 되면, 그들은 그것을 저 땅의 주민들에게 분명히 말할 것입니다. 주님, 당신께서 이 백성 한가운데에 계시다는 말을, 모든 이집트인들은 물론 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사는 이들마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주님, 당신께서는 눈과 눈을 마주하여 이 백성에게 나타나 보여 주시고, 당신의 구름이 우리 위에 머무르며, 낮에는 구름 기둥 속에서, 밤에는 불기둥 속에서 몸소 우리들 앞에 서서 가신다는 말을 저들은 들었습니다.” 여기서 눈과 눈을 마주한다는 것은 볼 수 없는 하느님을 이스라엘인이 직접 보았다기보다는, 주님께서 당신 백성과 매우 가깝고 친밀하게 교류하신다는 것을 뜻하는 표현이라 할 수가 있을 것이다(이사 52,8 참조). 잠시 멈춘 모세의 말은 이어진다.

 

그런데 이제 당신께서 이 백성을 사람 하나 죽이듯 죽여 버리시면, 당신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저 민족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주님은 당신 백성에게 맹세한 땅으로 당신 백성들을 데리고 갈 능력이 없어서, 그들을 광야에서 몰살시켜 버렸다.’ 그러니 주님, 당신께서 말씀하신 대로, 제발 당신의 힘을 크게 펼치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충만하며 죄악과 악행을 용서한다. 그러나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지 않고 조상들의 죄악을 아들을 거쳐 삼 대 사 대까지 벌한다.’(탈출 34,6-7 참조) 하셨으니, 이집트에서 여기까지 올 때까지 이 백성을 용서하셨듯이, 이제 당신의 그 크신 자애에 따라 이 백성의 죄악을 다시 한 번 더 헤아려 용서하여 주십시오.”

 

아무튼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당신 백성을 향한 분노를 강하게 드러내셨다. 만약 애초부터 당신의 계획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하느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당신 백성을 당장 멸하셨을 것이다. 그렇지만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충만하신 그분께서는 대답하셨다.[계속]

 

[참조] : 이어서 ‘9. 주님의 용서와 벌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반란,공동체,흑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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