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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나무 주운 죄로 사형을[10] / 시나이에서 모압으로[2] / 민수기[25]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02 조회수1,419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0. 안식일을 어긴 자에 대한 벌(민수 15,32-36)

 

이스라엘 자손들이 광야에 있을 때, 안식일에 나무를 줍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나무를 줍는 그 사람을 본 이들이 그를 모세와 아론과 온 공동체에게 데리고 갔다. 그들은 그를 가두어 두었다. 그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된 것이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렇게 어떤 구체적인 상황에서 문제가 일어나면, 모세가 주님께서 계시하신 해답을 내놓는다. 지난번 두 번째 파스카 축제’(9,6-12) 때도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났다.

 

축제날에 어떤 이가 사람의 주검에 몸이 닿아 부정하게 되어, 그날에 파스카 축제를 지내지 못하게 되었다. 그날, 그들이 모세와 아론 앞으로 다가와 말하였다. “우리가 사람의 주검에 몸이 닿아 부정하게 되기는 하였지만,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 우리만 떨어져서 정해진 때에 주님께 예물을 바치지 못할 까닭이 어디 있습니까?” 모세가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기다려라. 주님께서 너희에게 무엇을 명령하시는지 들어 보아야겠다.”

 

그때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일러주라고 이르신 내용이다. “너희와 너희 후손들 가운데 누가 주검에 닿아 부정하게 되거나, 먼 길을 나선다 해도, 주님을 위한 파스카 축제를 지내야 한다. 이런 이들은 둘째 달 열나흗날 저녁 어스름에 파스카 축제를 지내라.” 파스카 축제는 본토인이든 이방인이든 거를 수 없는 근본 축제로서, 어떠한 경우에서건 정해진 때에 파스카를 지내지 못하였으면, 다음 달에라도 지내야 한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안식일에 나뭇가지를 줍는 이에 대한 모세의 질문에 대해 주님께서 모세에 내린 대답이다. “그 사람은 사형을 받아야 한다. 온 공동체가 진영 밖에서 그에게 돌을 던져야 한다.” 그래서 온 공동체는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그를 진영 밖으로 끌어내다가 돌을 던져 죽였다. 사실 안식일에 불을 피워서는 안 된다는 법규는 처음부터 중요한 안식일 법 가운데 하나였는데, 여기서는 더욱 엄격하다. 불을 피우기 위한 준비 행위도 금지하기 때문이다. 안식일을 어긴 자에게 사형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성경 곳곳에 소개되고 있다.

 

너희는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 그것은 너희에게 거룩한 날이다. 이날을 더럽히는 자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 이날에 일을 하는 자는 누구나 제 백성 가운데에서 잘려 나갈 것이다.’(탈출 31,14) ‘엿새 동안은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렛날은 거룩하게 지내야 하는 안식일, 주님을 위한 안식의 날이니, 이날 일하는 자는 누구나 사형을 받아야 한다.’(탈출 35,2) 여기에 세부 사항으로 불을 피우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히 적용되었다.

 

'내일은 안식의 날, 주님을 위한 거룩한 안식일이다. 구울 것은 굽고 삶을 것은 삶아라. 그리고 남는 것은 모두 아침까지 보관해 두어라.'(탈출 16,23 참조) 안식일 날에 불을 피울 수가 없으니, 불을 피워서 해야 할 일은 전날 미리 음식 장만을 다 해두라는 거다. ‘안식일에는 너희가 사는 곳 어디에서도 불을 피워서는 안 된다.’(탈출 35,3) 이렇게 안식일에는 불과는 거리가 먼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방에 체온 보호를 위해 군불 피는 것도 안식일만은 피해야만 했다. 이러니 의당 불을 피우기 위한 사전 준비도 엄격히 금지되었다.

 

사실 안식일에 나뭇가지 줍는 것이 큰 죄일까? 설사 불을 피우기 전단계라 쳐도 그렇다. 그는 작건 크건 누구에게도 해코지를 하지 않았다. 단지 나무를 주운 일로 그는 피할 수 없는 벌을 받았고 그것을 바로 잡을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다.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그는 모든 이의 돌에 맞아 죽어야만 했다. 이것이 하느님의 정의일까? 그렇지만 그는 그것으로 하느님의 벌을 피할 수 없었다. 그것은 우리가 율법이 완고한 자들에 의해 처음부터 무시가 되었다면, 그 뒤는 지켜지기 힘들었을 것이 눈에 보듯 뻔했기 때문일 수도.

 

실제로 우리는 그리 크지 않은 잘못에도 어떤 이들이 신성모독적인 속임수(마태 12,31; 마르 3,29; 루카 12,10; 히브 10,29 참조)를 저지르는 이들이 받는 영원한 벌을 기억한다. 이렇게 안식일에 나뭇가지를 주운 이가 그랬고, 완전 봉헌물을 일부 차지한 아칸이 돌팔매로 죽었다(여호 7,19-26 참조). 사도들의 시대에 자신들의 재산 일부를 떼어 놓은 하나니아스와 사피라 부부도 즉사했다(사도 5,5.10 참조). 이렇게 이들은 이전에 그 어떤 죄로 하느님을 거스르지도 않았고, 다른 이들에게 그리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나쁜 짓을 하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그들은 여러 사람들에 의해 돌팔매로 죽어야 했고 많은 이들의 면전에서 즉사했다. 다 하느님의 명령과 심판에 의해서다. 그것은 어쩌면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처벌의 본보기와 죄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기 위해 처벌받아야만 했다. 이는 생각이 깊지 못한 한 사람이 죽어, 그 뒤로 많은 사람이 부주의로 파멸하지 않게 하려는 깊디깊은 배려가 깔려있다고나 할까! 아무튼 하느님은 지극히 사랑이 넘치고 죽이는 것보다 살리는 것을 더 좋아하시는 분이시다. 이렇게 한 사람의 죽음으로 모든 이를 조심스럽게 만드시는 데서 하느님의 더 크신 자비가 우리를 새롭게 만드는 것 같다.

 

이어서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약속하신 약속의 땅에 들어가 살게 될 땅에서 저지른 실수로 지은 죄를 벗는 제물에 대해 모세에게 이르셨다.[계속]

 

[참조] : 이어서 ‘11. 실수로 지은 죄를 벗는 제물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안식일,파스카 축제,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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