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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길을 닦아라 - 대림 제2 주일
작성자김학선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07 조회수1,126 추천수0 반대(0) 신고

 

주님의 길을 닦아라 - 대림 제2 주일 http://blog.daum.net/hakseonkim1561/2416

 

한 소리가 외친다.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사막에 길을 곧게 내어라. -이사야 서-

 

 

Maine 주 Portland 의 Head Lighthouse

 

 

이태 전인가요, 

이맘때쯤 눈이 꽤 많이 내린 적이 있었어요.

출근하기 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가게에 도착해보니 벌써 발목까지 푹 빠질 정도로 쌓였습니다.

미국에와서부터는 눈은 더 이상 낭만이 아니에요.

 

눈 길을 운전해서 출퇴근하는 일은 정말이지 온 몸에 기가 다 빠지는 일입니다

게다가 업소 앞의 눈을 치우지 않으면 벌금 티켓을 받게 되죠,

그뿐인가요, 누군가 미끄러져 넘어지기라도 하면

업소를 상대로 수백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은 보통으로 하는 일이니,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몸과 마음이 고슴도치처럼 잔뜩 긴장됩니다

 

그날도 귀찮지만 마지못해 눈삽을 들고

가게 앞의 눈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와서 이런 일을 해야 하는 제가 한심하고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thank you! 하면서

고마움을 표시하는 거예요.

제 마음이 좀 풀리더군요.

 

그때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이 제 마음속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그래요, 이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바로 예수님이고

그들을 위해 눈을 치운다고 생각하니

기쁨과 함께

힘이 불끈 솟아올랐습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옆 가게 앞까지 말끔히 눈을 치웠습니다

 

그리고. 전철역 계단까지 눈을 치우고

또 눈 녹이는 소금까지 뿌리고 나니

속옷까지 흠뻑 젖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날 가게 앞을 지나 전철 계단을 오르며

제게 미소 짓는 사람들의 미소가

눈꽃송이처럼 희고 아름다왔습니다. 

 

-뉴욕 가톨릭 방송 원고 중-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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