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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2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08 조회수1,953 추천수10 반대(0)

복음에서 보면 마귀, 사탄이 예수님을 알아본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귀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나름대로 연구를 했기 때문에 알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전쟁에서도 상대방의 정보를 미리 알면 쉽게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첩보원을 보내고 공작원을 보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알고 싶은 것이 많을 것입니다. 남편이 나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은 아닌지, 나 몰래 다른 주머니를 차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옆집의 자매가 나를 보고 웃기는 하지만 정말 나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저도 알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주교님께서 나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사무실의 직원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친구들은 나를 좋아하는지 궁금한 것도 많습니다. 신문홍보를 갈 수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일기예보를 하듯이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끝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알면 더 힘든 것도 많습니다. 알면 같이 잠자리에 드는 것도 힘들고, 알면 같이 식사하기도 힘들고, 알면 내가 더 큰 죄를 지을 것도 같습니다. 건강검진이 꼭 필요하지만 건강검진의 결과를 볼 때는 걱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아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니고데모와 대화를 할 때도 그렇습니다.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를 할 때도 그렇습니다. 빌라도와 대화를 할 때도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관점은 아느냐 모르느냐가 아닙니다. 믿느냐 믿지 않느냐 입니다. 물속에 빠진 베드로를 건져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왜 이렇게 믿음이 약하냐! 눈먼 소경에게도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믿느냐! 눈을 떠라! 죄를 지은 사람에게도 너의 믿음이 너를 살렸다고 하십니다.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믿음을 말씀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믿으면 남편의 말, 아내의 말, 자녀들의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믿으면 오해 할 일이 그만큼 적어집니다. ‘박수 칠 때 떠나라.’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귀는 떠날 때를 모르고 있다가 예수님께 혼나고 떠납니다. 우리 주변에는 떠날 때를 모르고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사람도 많습니다. 물론 떠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동안 쌓아놓은 공도 있고,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떠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마음을 비운 다는 것이고 마음을 비운 다는 것은 단순해진다는 것이고 단순한 사람은 쉽게 믿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선이 끝났지만 아직 절차가 남았습니다. 미국은 선거가 끝나면 승자는 승리선언을 하고, 패자는 승복 선언을 하였습니다. 절차는 오랜 전통에 따른 형식이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패한 경우에는 백악관으로 승자를 초대해서 차를 마시면서 축하하였습니다. 승자는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도 위로의 인사를 하였습니다. 선거에는 상대방이 있지만 선거 후에는 모두 미국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선거의 결과에 불복해서 승복 선언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수 칠 때 떠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정치는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닙니다. 정치는 애덕을 실천하는 대표를 선출하는 것입니다. 강을 건너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시민이 할 수 있습니다. 강을 건널 수 있도록 다리를 건설하는 것은 정치가 하는 것입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은 시민이 할 수 있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은 정치가 하는 것입니다. 애덕을 실천하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라면 언제든지 새로운 사람에게 애덕을 실천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억지로라도 왕으로 모시려는 사람들을 피하셨습니다. 제자들에게도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은 욕망, 권력, 명예, 재물의 탑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옷도 지니지 마라.” 예수님께서는 먼저 하느님의 의로움과 하느님의 뜻을 찾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면 다른 모든 것들은 하느님께서 채워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주님께 바라는 이들은 새 힘을 얻고 독수리처럼 날개 치며 올라간다. 그들은 뛰어도 지칠 줄 모르고 걸어도 피곤한 줄 모른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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