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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에돔의 거절[21] / 시나이에서 모압으로[2] / 민수기[3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13 조회수1,448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1. 에돔이 이스라엘의 통과 요청을 거절하다(민수 19,14-21)

 

모세는 친 광야의 카데스에서 백성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떠날 준비를 하였다. 그들은 약속의 땅 남쪽에 머물렀기에 더는 남쪽으로 내려갈 마음은 없었다. 더군다나 그곳으로는 가파른 언덕이 있어서 그 방향으로는 가나안 땅을 정복하기가 어려웠기에 동쪽으로 가기를 바랐다. 그러려면 에돔 땅을 지나야만 했다. 에돔족은 야곱의 형 에사우의 후손이었기에 이스라엘의 형제이었다. 그래서 모세는 에돔 임금에게 사자들을 보냈다.

 

임금님의 형제 이스라엘이 이렇게 요청합니다. 임금님께서는 우리가 겪은 온갖 고초를 알고 계십니다. 일찍이 우리 조상들은 이집트로 내려갔습니다. 그 뒤에 우리가 오랫동안 이집트에 살게 되었는데, 이집트인들은 우리와 우리 조상들을 학대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주님께 부르짖자, 그분께서는 우리 소리를 들으시고 천사를 보내시어, 우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임금님의 영토 경계에 있는 성읍 카데스에 와 있습니다.”

 

에돔인들과 이스라엘인들의 형제 관계는 에돔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에사우와 야곱의 형제 관계로 설명된다. “이제 임금님의 땅을 지나가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밭이나 포도원을 지나가지 않고 우물물도 마시지 않겠습니다. ‘임금의 큰길만 따라가겠습니다. 임금님의 영토를 다 지나갈 때까지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벗어나지 않겠습니다.” 여기에서 임금의 큰길은 다마스쿠스에서 남쪽으로 바산, 길앗, 암몬, 모암, 그리고 에돔을 거쳐 아카바 만까지 이르는 큰길이다.

 

그러나 에돔은 그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은 내 땅을 지나가지 못하오. 그랬다가는 내가 칼을 들고 당신을 치러 나갈 것이오.” 이스라엘 자손들이 그에게 다시 부탁하였다. “우리는 길만 따라 올라가겠습니다. 우리와 우리 가축이 임금님의 물을 마시게 되면, 그 값을 드리겠습니다. 별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걸어서 지나가게만 해 주십시오.” 그러나 그는 지나가지 못하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런 다음에 에돔은 중무장한 큰 군대를 거느리고 그들을 치러 나왔다. 이렇게 에돔은 이스라엘이 자기 영토를 지나가는 것을 거절하였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에돔에게서 물러났다. 그들이 거절한 이유는 어쩌면 그들의 자만 때문이기도 했지만, 약속의 상속자인 야곱 자손에 대한 미움 때문이기도 했을 게다. 그 옛날 야곱은 형 에사우를 프니엘에서 만났다. 실로 오랜만의 만남이었다. 거기에서 쌍둥이 형제는 앙금을 다 풀었다. 그렇지만 하느님의 백성이 된 야곱과 이민족과 결혼한 형과는 근본적으로 삶의 방식이 달랐다.

 

지금 그 후손들의 만남에서 비록 형제국가로의 만남이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하느님의 약속의 축복 때문에, 에돔족에게는 이스라엘인들을 향해서는 일말의 미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스라엘인들의 청을 거절했다. 심지어 그들은 군사를 이끌고 나와서는 아예 자기네 영토 근처로는 오지 못하도록 지역 경계계선을 지켰다. 이 일로 이스라엘은 에돔족 앞에서 얼마나 화가 치밀었을까?

 

이제 이스라엘인들은 강제로 그 길을 뚫고 지나야 할까? 그렇지 않았다.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에돔을 피하여 광야를 통해 남쪽으로의 험한 길로 가라고 명하신 것 같다. 이때에 이스라엘 민족은 에돔 민족 앞에서 얼마나 부끄러웠을까? 그러나 그 수치는 이스라엘 민족만이 느낀 것은 아니었을 게다. 아마도 구름 가운데 이스라엘인보다 앞서 가시는 하느님마저 어쩌면 마찬가지였으리라. 아니면 하느님께서도 아마도 당신 백성인 이스라엘민족에게 단단히 화가 나셨을 수도. 그래서 이스라엘 민족은 또 먼 길을 돌아 광야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 자손들, 곧 온 공동체는 카데스를 떠나 호르 산에 이르렀다.[계속]

 

[참조] : 이어서 ‘22. 아론의 죽음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에돔,사자,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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