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교회] 미사 중 ‘주님의 기도’를 이끄는 사제의 말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미사의 영성체 예식을 시작하면서 바치는 주님의 기도 직전에 사제는 “하느님의 자녀 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라고 말합니다. 이 이끔말은 3세기 중엽 교부 성 치프리아노(Cyprianus)가 쓴 「주님의 기도 해설」(De dominica oratione) 2항에서 유래하는데, 미사경본에 도입된 것은 6세기 성 대 그레고리오(Gregorius Magnus) 교황 때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주님께서 친히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신 그리스도교 고유의 기도입니다.(마태 6,9-13; 루카 11,2-4) 이 기도를 바치기 전에 ‘하느님의 자녀 됨’을 언급하는 이유는, 초세기부터 오직 세례받은 신자들만이 주님의 기도를 바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예비신자들은 성찬전례에 참여하지 못했으며 세례를 받은 후에야 비로소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주님의 기도를 소리내어 바칠 수 있었는데 그 자체가 크나큰 구원은총의 선물이었습니다. 스스로는 비천한 인간이 ‘감히’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것은 세례의 은총으로 가능한 실로 엄청난 일임을 알기에 겸손되이 ‘삼가 아뢰는’ 마음으로 기도하자고 사제는 말하며 주님의 기도에로 초대합니다. 주례사제는 이 초대의 말을 다른 알맞은 말로 바꿀 수 있지만, 그것이 설교나 강론으로 변해서는 안 되고, 지루하지 않도록 간결하게 전달해야 합니다.(1973년 4월 27일자 경신성 회람 「성찬 참여」(Eucharistiae participationem) 14항) 또한 미사경본에 제시된 것이 오랜 전통과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024년 10월 20일(나해) 연중 제29주일(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 전교 주일) 가톨릭부산 5면, 전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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