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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달 후에 수도원에 입회할 예정입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16 조회수1,654 추천수4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짧게나마 간단한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제 앞으로 한 달 안에 수도원에 입회할 예정입니다. 빠르면 1월 초순, 늦어도 1월 중순은 넘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틀 전이 어머니 기일이었습니다. 어머니 기일에 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인사를 했습니다. 수도원 입회 소식을 알렸습니다. 참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날을 기해서 모든 마음은 정리를 했습니다.

 

저번에 피정을 하면서 나름 느끼고 배운 걸 제가 피정 기간 내에 메모를 한 걸 정리를 해서 올려드린다고 했습니다만 제가 하지 않았습니다. 혹여나 수도원에 대해 너무 세부적인 것을 알리는 것도 약간 곤란한 점도 있을 것 같아서 고민을 했던 것입니다.

 

오늘은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를 드리고 싶은 분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10월에 피정을 끝난 후에 수도원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모 수녀원에 계신 수녀님께서 직접 손수 수녀님 개인 자격으로 후원을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수녀님의 세례명도 들었는데 그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수녀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아직까지는 카르투시오 수도원은 다른 수도원과 달리 국내에서 들어오는 후원은 아주 미비한 실정입니다. 전적으로 프랑스 본원의 지원과 수도원 내에서 하는 노동으로 생활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곳은 노동도 노동이지만 기도가 더 중심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생활에 아무래도 어느 정도 한계는 있는 건 사실입니다. 수도원 정신이 기도가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보니 재정적인 한계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가난을 생명으로 삼고 있는 수도원이라는 사실도 한몫을 합니다. 혹시라도 만약 뜻이 있는 분이 계신다면 봉헌의 금액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년에 만원이라도 그 가치는 아주 클 것입니다. 어쩌면 과부의 헌금이 중요한 것처럼 특히나 작은 정성이라도 고귀한 곳에 사용한다면 그 정성은 헛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피정 때 월요일 산책을 하면서 한 형제님과 대화를 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수도원 입구에 포도 농장이 있습니다. 그쪽이 포도로 유명한 곳인가 봅니다. 그쪽에서 생산된 포도즙 일부가 아마 기부가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 포도즙을 수도원에서 제공할 때 우리가 이런 것을 먹어도 되나 하는 정도의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얼마만큼의 가난을 실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깟 포도즙 하나에도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제가 피정 마지막 무렵에 원장님께서 수도복 안에 입은 외투를 봤습니다. 그 외투를 보고 정말 놀라웠습니다. 솔직히 표현하면 요즘은 노숙자도 그런 옷을 입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그런 옷이었습니다. 참으로 가난의 정신을 실천하는 원장님의 모습을 보면서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큐에서 종이 위에 십자가를 향해 기도하는 형제님과 나눈 대화 중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아무리 가난을 실천한다고는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먹는 건 잘 먹는 건 고사하고 최소한의 인간적인 식사는 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고 말씀을 드리면서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되돌아오는 대답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바로 그게 세상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세상을 향한 하나의 외침이라고 하더군요. 바로 예수님께서 빵만으로 살지 않고 말씀으로 산다는 표현 있지 않습니까?

 

결국 세상을 향해서 예수님의 정신을 기도와 수행으로 알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에 감동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혹여라도 후원을 하고 싶은 분이 계신다면 후원계좌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농협 176688-51-053834 ourladyscharterhouse 성모의카르투시오수도원

 

그리고 대구교구에 계신 자매님께도 매월 일정 금액을 후원하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몇 번에 걸쳐서 그동안 수도원을 준비하면서 느끼고 깨달은 내용을 한번 정리를 해서 올려드리겠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한 복음이고 절대 가슴으로는 이해 불가능한 복음을 실제 가슴으로 이해한 깨달음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산상수훈 이야기입니다. 조만간 그 내용을 한번 공유하겠습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무엇보다도 코로나에 조심하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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