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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저주하도록 불린 발라암[1] / 모압 평원에서[3] / 민수기[4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18 조회수1,172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 모압 임금이 발라암을 불러오다(민수 22,1-20)

 

이스라엘 자손들은 길을 떠나, 예리코 앞의 요르단 건너편 모압 벌판에 진을 쳤다. 이곳은 사해 북쪽, 요르단과 요르단 동쪽 고원 고원 지대 사이의 벌판을 가리킨다. 요르단 강 맞은편에는 예리코 평원이 자리 잡고 있다(여호 4,13; 5,10 참조). 그런데 여기에서는 예리코를 기준으로 함으로써, 성경의 저자는 이미 가나안 땅에 있는 사람의 시각으로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치포르의 아들 발락은 이스라엘이 아모리인들에게 한 일을 다 보았다. 모압은 이스라엘 백성의 수가 너무 많아 몹시 무서워하였다. 모압은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겁에 질려, 미디안의 원로들에게 말하였다. “소가 들의 풀을 뜯어 먹듯, 이제 이 무리가 우리 주위에 있는 것을 모조리 먹어 버리겠습니다.” 그때에 모압 임금은 치포르의 아들 발락이었다. 그는 브오르의 아들 발라암을 불러오려고, 강가 아마우인들의 땅에 있는 프토르로 사자들을 보내어 이렇게 말하였다.

 

구약 성경에서 은 일반적으로 유프라테스 강을 가리키는데, 이는 발라암이 아람 땅 출신이라는 전승과 일치한다(23,7; 신명 23,5). 유프라테스 강 중부에 자리를 잡은 아람은 중요한 예언 활동이 있던 지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은 또한 에돔 땅에 있는 하천을 가리킬 수도 있다(창세 36,37). 발라암을 데려온다는 문맥에서 육백여 킬로미터나 멀리 떨어진 유프라테스 강보다는 그리 멀지 않은 에돔 땅의 하천이 더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백성이 이집트에서 나와 온 땅을 덮고서는 내 앞에까지 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들이 너무 강하여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으니, 이제 부디 오셔서 나를 위하여 그 백성을 저주해 주십시오. 그러면 내가 그들을 무찔러 이 땅에서 몰아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축복하는 이는 복을 받고, 당신이 저주하는 이는 저주를 받는 줄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모압의 원로들과 미디안의 원로들은 복채를 들고 길을 떠나, 발라암에게 가서 발락의 이 말을 그대로 전하였다.

 

사실 발라암은 주술 능력과 해를 입히는 말로 쾌나 알려진 모양이다. 그는 축복의 말을 하는 능력이나 기술이 아니라 저주의 말을 하는 힘을 지닌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저주하는 일에 초대받는 것이다. 그렇게 발라암은 저주로 바라는 바를 이루는데 주위에서 평판을 받았던 모양이다. 아마도 무장한 군대를 저주의 말로 여러 번이나 돌려세운 명성도 있었으리라. 그렇지 않았다면, 임금 발락이 전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을 저주의 말로 상대하겠다는 것을 감히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발락은 사람을 보내 발라암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그러자 발라암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기에서 오늘 밤을 지내십시오.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대로, 여러분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모압의 대신들은 발라암과 함께 머물렀다. 하느님께서 발라암에게 와서 물으셨다. “너와 함께 있는 이 사람들은 누구냐?” 발라암이 하느님께 대답하였다. “치포르의 아들인 모압 임금 발락이 이들을 보내면서, ‘어떤 백성이 이집트에서 나와 온 땅을 덮었습니다. 와서 나를 위하여 그들을 저주해 주십시오. 그러면 내가 그들과 싸워 그들을 몰아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발라암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들과 함께 가지 마라. 그 백성은 복을 받은 백성이니 저주해서는 안 된다.” 발라암은 아침에 일어나 발락의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의 나라로 돌아가십시오. 주님께서는 내가 여러분과 함께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하여 모압의 대신들은 일어나 발락에게 돌아가서, “발라암이 저희와 함께 오기를 거절하였습니다.” 하고 보고하였다. 발락은 그들보다 높은 대신들을 더 많이 보냈다. 그들이 다시 발라암에게 가서 발락의 말을 그대로 다 말하였다.

 

치포르의 아들 발락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무것도 꺼리지 말고 나에게 와 주십시오. 극진히 대우해 드릴 뿐만 아니라, 무엇이든지 요구하는 대로 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오셔서 나를 위하여 저 백성을 저주해 주십시오.’” 발라암이 발락의 신하들에게 대답하였다. “발락이 비록 그의 집에 가득 찰 만한 은과 금을 준다 하여도, 나는 주 나의 하느님의 분부를 어기고서는,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오늘 밤을 여기에서 묵으십시오. 주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더 말씀하시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발락은 발라암에게 무엇이든 요구하는 대로 다 해 드리겠으니 제발 저주로 도와달라고 청한다. 이웃 소유를 탐하지 말라는 율법도 있다(탈출 20,17 참조). 그러나 발락은 발라암이 이런 물질적인 유혹에 넘어가리라 여겼다. 아니나 다를까 발라암은 발락의 제안에 귀가 솔깃했다. 그래서 그는 내심 하느님의 섣부른 판단을 기대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당신 백성을 저주로 위험에 빠지게 하려는 속셈을 어찌 모를 리 있으랴. 그날 밤에 하느님께서 발라암에게 와서 말씀하셨다. “이 사람들이 너를 부르러 왔다면, 일어나 그들과 함께 가거라. 그러나 내가 너에게 이르는 말만 하여라.”

 

발라암은 아침에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얹고, 모압의 대신들과 함께 길을 떠났다. 하느님께서는 발라암이 가는 것을 보고 진노하셨다.[계속]

 

[참조] : 이어서 ‘2. 발라암과 그의 나귀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발라암,저주,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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