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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제3주간 토요일]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 (루카1,5-25)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19 조회수1,264 추천수0 반대(0) 신고

 

2020년 12월 19일 토요일

[대림제3주간 토요일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루카1,5-25)

 [오늘의 복음] + 루카 1, 57-66 < 세례자 요한의 탄생 >

1독서<천사가 삼손의 탄생을 알리다.>(판관13,2-7.24-25)

초르아 출신으로 단 씨족에 속한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그의 이름은 마노아였다그의 아내는 임신할 수 없는 몸이어서 자식을 낳지 못하였다.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그 여자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보라너는 임신할 수 없는 몸이어서 자식을 낳지 못하였지만이제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조심하여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말고부정한 것은 아무것도 먹지 마라.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리고 아기의 머리에 면도칼을 대어서는 안 된다그 아이는 모태에서부터 이미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 될 것이다그가 이스라엘을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에서 구원해 내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자 그 여자가 남편에게 가서 말하였다. “하느님의 사람이 나에게 오셨는데그 모습이 하느님 천사의 모습 같아서 너무나 두려웠습니다그래서 나는 그분이 어디에서 오셨는지 묻지도 못하였고그분도 당신 이름을 알려 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나에게, ‘보라너는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그러니 앞으로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말고부정한 것은 아무것도 먹지 마라그 아이는 모태에서부터 죽는 날까지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24 그 여자는 아들을 낳고 이름을 삼손이라 하였다아이는 자라나고 주님께서는 그에게 복을 내려 주셨다.

25 그가 초르아와 에스타올 사이에 자리 잡은 단의 진영’ 에 있을 때주님의 영이 그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화답송 시편 71(70),3-4ㄱㄷ.5-6ㄱㄴ.16-17(◎ 참조)

◎ 저의 입은 당신을 찬양하고 당신 영광을 찬미하나이다.

○ 이 몸 보호할 반석 되시고저를 구할 산성 되소서당신은 저의 바위저의 보루시옵니다저의 하느님악인의 손에서 저를 구원하소서

○ 주 하느님당신은 저의 희망어릴 적부터 당신만을 믿었나이다저는 태중에서부터 당신께 의지해 왔나이다어미 배 속에서부터 당신은 저의 보호자시옵니다

○ 저는 주 하느님의 위업에 둘러싸여오로지 당신 의로움만을 기리오리다하느님당신은 저를 어릴 때부터 가르치셨고저는 이제껏 당신의 기적을 전하여 왔나이다

 

복음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루카1,5-25)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서 즈카르야라는 사람이 있었다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으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엘리사벳이 아이를 못낳는 여자였기 때문이다게다가 둘 다 나이가 많았다.

즈카르야가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할 때의 일이다.

사제직의 관례에 따라 제비를 뽑았는데그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기로 결정되었다.

10 그가 분향하는 동안에 밖에서는 온 백성의 무리가 기도하고 있었다.

11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섰다.

12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13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즈카르야야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14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15 그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는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않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16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17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18 즈카르야가 천사에게,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말하자,

19 천사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20 보라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21 한편 즈카르야를 기다리던 백성은 그가 성소 안에서 너무 지체하므로 이상하게 여겼다.

22 그런데 그가 밖으로 나와서 말도 하지 못하자사람들은 그가 성소 안에서 어떤 환시를 보았음을 알게 되었다그는 사람들에게 몸짓만 할 뿐 줄곧 벙어리로 지냈다.

23 그러다가 봉직 기간이 차자 집으로 돌아갔다.

24 그 뒤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였다엘리사벳은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25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대림 제3주간 토요일 제1독서 (판관13,2-7.24-25)

 

"이제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그러니 앞으로 조심하여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말고부정한 것은 아무것도 먹지 마라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리고 아기의 머리에 면도칼을 대어서는 안된다그 아이는 모태에서부터 이미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 될 것이다그가 이스라엘을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에서 구원해 내기 시작할 것이다." (4~5)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잉태하여'로 번역된 '웨하리트'(weharith)는 접속사 '와우'(wau)와 '잉태하다', '임신하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 '하라'(harah)의 변형 '하리트'(harith)가 결합된 형태이다.

'하라'(harah)란 동사는 한 생명이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는 출생 과정이 시작되었음을 묘사하는 단어이다.

 

구약에서는 이러한 잉태 사실을 생략하고 아이를 낳는 것만을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여기서 특별히 잉태 사실까지 언급하는 것은 이 잉태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초자연적인 은총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보여 주기 위해서이다.

한편,'낳을 것이다'로 번역된 '웨얄라드트'(weyalladth)의 기본형은 '얄라드'(yallad) 동사이다.

 

여기서 저자는 출생 과정의 시초를 묘사하는 동사 '하라'(harah)와 그 과정의 종료를 묘사하는 동사 '얄라드'(yallad)를 대조시켜 앞으로 있게 될 상황의 대반전을 극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즉 본문의 주님의 사자가 전하는 예언은 잉태의 근원이 완전히 뿌리채 뽑힌 절망적인 상태를 뒤집어서 정상적인 잉태와 출산의 과정을 통해 아들을 주시겠다는 약속인 것이다.

 

'앞으로 조심하여'

 

'조심하여'로 번역된 '힛샤메리'(hischameri)는 직역하면 '너는 조심하라'(beware)이다.

'힛샤메리'(hischameri)는 계약이나 율법 등을 '지키다', 소중한 것을 '보호하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 '샤마르'(shamar)의 단순 재귀 명령형 여성 2인칭 단수로서그녀에게 말씀하시는 지시 사항을 유념하여 반드시 준수하라는 것이다.

 

마노아의 아내에게서 태어나게 될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께로부터 구별된 '나지르인'이었다(판관13,5).

따라서 마노아의 아내는 자신이 비록 나지르인이 아니었지만나지르인으로 태어날 아기의 거룩함과 성별됨을 위하여 그리고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사용되는 도구로서 나지르인이 지켜야 할 모든 법과 의무(민수6,2~21)를 주의하여 반드시 지키도록 하라고 요구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계약과 무조건적인 은총의 축복 아래 있는 신약의 백성들도 하느님께로부터 하느님의 말씀과 명령에 주의하라는 '샤마르'(schamar)를 요구받게 된다.

왜냐하면이것이 구원의 축복을 계속 누리는 길이며우리를 구원하신 하느님의 거룩한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

 

'포도주도 독주로'

 

'포도주'를 의미하는'야인'(yain)은 '거품이 일어나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는데포도가 발효될 때 일어나는 현상을 반영한 단어이다.

포도주는 사제들이 성전을 의미하는 만남의 천막에 들어갈 때도 마시는 것이 금지되었다(레위10,9).

 

그리고 '독주'로 번역된 '셰카르'(shekar)는 '()취하다'라는 뜻의 동사 '샤카르'(shakar)에서 파생되어 문자적으로 '취하는 것'이란 명사로서 술의 기능을 반영한 단어이다.

'독주'라는 번역에 반영된 것처럼,'셰카르'는 증류 가공 단계를 거쳐서 알콜의 순도가 높아진 '독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보리로 만든 맥주와 다른 곡물이나 과일로 만든 모든 알콜 음료를 의미한다.

 

구약에서는 '셰카르'에 취한 몇 가지 사례가 있다(1사무25,36; 1열왕16,9; 20,16; 이사28,7).

그리고 '셰카르'가 구약 성경에 등장할 때에는 흔히 포도주(아인)와 함께 기록되어 가장 보편적인 술인 포도주와 더불어 기타 모든 알콜성 음료를 가리키는 용어로 쓰였다(레위10,9; 신명14,26; 미카2,11).

 

'마시지 말고 먹지 마라'

 

본문은 이중 명령문인데특이한 것은 금지 명령어로 모두 ''(al)이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히브리어에서 부정어 ''(al)이 동사의 미완료형과 함께 쓰이면 일시적 금지를 나타내는데본문이 바로 이와같이 쓰인 것이다.

 

따라서 마노아의 아내는 포도주독주 그리고 부정한 것을 평생 동안 금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만 금하면 되었다.

즉 나지르인으로 선택된 아들을 잉태하는 순간부터 출산하는 기간까지만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않고부정한 것을 먹지 않으면 되었던 것이다.

 

반면에 판관기 13장 5절에서 나오는 그녀가 낳게 될 아기의 머리에 면도칼을 대지 말라는 명령에 대해서는본절과는 달리 영원한 금지를 나타내는 절대 부정어 ''(lo)가 쓰였다.

이것은 나지르인으로 태어날 그 아들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결코 머리를 잘라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정한 것은 아무 것도'

 

'부정한 것'으로 번역된 '타메'(tame)는 '불결하다', '더렵혀지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 '타메'(tame)에서 파생하여 '불결한','부정한'이라는 뜻을 갖게 된 형용사이다.

동사 '타메'는 구약 율법에서 전반적으로 기피해야 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레위기 11~17장의 정결 유지법이나 레위기 18~27장의 실제적 성결 유지법에는 모든 관심이 '타메'에서 벗어나는 것에 모아져 있다.

 

이러한 부정에 관한 법령들은 이스라엘을 다른 민족들과 구별해 주며부정한 죄와 함께 공존할 수 없는 하느님의 거룩함을 그의 백성들에게도 요구하는 실물 교훈과 모형(히브8,5; 10,1)으로서의 의미를 지녔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도 특별히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은 이러한 부정한 것으로부터 구별되는 삶에 가장 중요한 관심을 두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먹지도 만지지도 못하게 규정하신 모든 부정한 것즉 부정한 물고기와 새와 짐승들(레위11), 그리고 시체(민수6,6; 19,11; 레위21,11)를 나지르인에게 접하지 못하게 규제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민수6).

 

한편, '아무 것도'로 번역된 ''(kol)은 '모든'(all)을 의미하는 명사로서 마노아의 아내가 하느님의 율법에 규정된 부정한 것 중단 하나라도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나지르인은 아니지만 나지르인을 잉태한 자에게까지자신을 철저하게 성별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그 자신이 하느님의 도구됨을 깨닫고태어난 나지르인 자녀를 위하여 스스로 가다듬는 삶을 살 것을 교훈하기 위해서이다.

 

'머리에 면도칼을 대어서는 안된다'

 

'면도칼'로 번역된 '우모라'(umorah)는 접속사 '와우'(wau)와 '면도칼'이라는 뜻을 가진 명사 '모라'(morah)가 결합된 것이다.

'대어서는'으로 번역된 '야알레'(yaalleh)는 '올라가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 '알라'(alla)의 미완료형이다.

 

직역하면, '그리고 면도칼이 (그의 머리 위에)올라가게 하지 말라'이다.

히브리어 문법에서 금지 명령은 동사의 미완료형에 부정어 ''(lo)나 ''(al)을 사용하여 표현하는데''(lo)를 사용하면 '절대적이고 영원한 금지'를 나타내는 반면에, ''(al)을 사용하면 '일시적인 금지'를 나타낸다.

 

본문에서는 미완료형에 '계속적인 금지'를 나타내는 부정어 ''(lo)를 사용하여 표현하였으므로머리에 면도칼이 올라가는 것곧 머리카락 자르는 것을 그의 평생동안 계속적으로 금지하라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삼손은 필리스티아 제후들의 금전 공세에 넘어간 들릴라에게 자신의 비밀을 누설함으로써 머리털을 밀리우게 되고(판관16,17~19), 결국 비참한 죽음을 당하게 되고 만다.

 

'모태에서부터'

 

'모태'로 번역된 '합바텐'(habbaten)은 정관사 ''(ha)와 '자궁',''라는 뜻을 가진 '뻬텐'(beten)이 결합된 형태이다.

그리고 '~에서부터'로 번역된 ''(min)은 '~으로부터'(from)이라는 출발 지점을 나타내는 전치사이다.

따라서 본문은 '그 태로부터'라는 의미이다.

 

새 성경은 출산 순간의 뉘앙스를 주지만원문 성경의 표현은 여인의 자궁에서 정자와 난자가 수정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삼손은 자궁 안에서의 수정 순간부터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 되는 것이며따라서 마노아의 아내는 삼손을 임신하는 순간부터 나지르인 자녀를 잉태한 어머니로서 그녀 자신의 몸을 구별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구약에서 '뻬텐'(beten)은 인간의 생명이 생성되는 시초를 가리키는데하느님께서는 자궁에서 생명이 잉태하는 순간부터 그 생명을 보호하시고 감독하는 분이심을(시편71,6; 이사49,1) 묘사하는 데 사용된 단어이다.

그런 맥락에서 본문은 탄생 이전에 생명이 생성되는 장소에서부터 하느님께서는 그 아이를 나지르인으로 인정하셨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그의 생명이 전적으로 하느님께로 말미암았고또한 태어난 이후의 나지르인으로서의 삶도 온전히 하느님께 달려 있음을 암시한다.

따라서 마노아의 아내는 생명을 잉태한 그 순간부터 주님의 사자가 명하는 모든 규정들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율법에 의하면이스라엘 백성 중에 어떤 사람이 일정 기간 동안 나지르인으로 서원하면서원한 봉헌 기간 내내 머리를 깎을 수 없었다(민수6,5).

다시금 일반인의 신분으로 돌아갔을 때 머리를 깎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삼손이나 사무엘처럼(1사무1,11) 출생이전부터 나지르인으로 구별된 자는 일평생 동안 머리털을 밀 수 없었다.

왜냐하면 죽을 때까지 '영원한 나지르인'으로 지내야 했기 때문이다.

 

'나지르인이 될 것이다'

 

'~이 될 것이다'로 번역된 ''(ki)는 앞 문장에 대한 이유를 나타내는 접속사로서 '왜냐하면 ~이기 때문이다'라는 의미이다태어날 아이의 머리에 면도칼을 대서는 안될 이유는 바로 그 아이가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기 때문이다.

 

한편, '나지르인'으로 번역된 '네지르'(nezir)는 '구별하다','바치다', ‘거룩하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 '나자르'(nazar)에서 파생된 명사로서 '성별된 사람'을 가리킨다.

이러한 원어의 의미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나지르인'은 하느님께 전적으로 봉헌하기로 특별한 서원을 한 사람이다.

 

따라서 특별히 하느님께 봉헌한 나지르인에게는 그 삶 가운데 보통 사람과는 구별된 그 무엇이 요구되었고나지르인에게 주어진 이러한 규정은 율법에 자세히 나타나고 있다(민수6,1~21).

이러한 나지르인의 규정은 구원사적 관점에서 볼 때하느님 대전에 이방인과 구별되는 계약 백성의 규정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로마12,1.2).

그리고 더 나아가서 하느님 아버지 대전에 온전한 봉헌으로 섬기는 삶을 사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기능도 가진다.

 

한편나지르인은 유기(有期)와 종신(終身두 종류가 있다.

실제적으로 구약에 기록된 종신 나지르인은 삼손과 사무엘 뿐이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종신 나지르인이 된 자들이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지니지만삼손의 경우는 하느님께서 친히 나지르인으로 바칠 것을 지시하였던 반면(판관13,5.7), 사무엘의 경우는 부모가 자식을 나지르인으로 바치겠다고 서원하였다는(1사무1,11) 점에서 차이점을 지닌다.

 

또한 이 둘 중에서 사무엘은 평생을 나지르인으로 살아 세상과 구별되어 하느님께 충성으로 헌신했지만삼손은 정결치 못한 세속적인 삶을 살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하느님께 생명까지 봉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스라엘을 구원해 내기 시작할 것이다'

 

'구원해 내기'라고 번역한 '레호쉬아'(lehoshia)는 '~를 하여', '~하는 것을'이라는 뜻을 가진 전치사 ''(le)와 '구원받다','구출되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 '야샤'(yascha)의 사역형 부정사 연계형 '호쉬야' (hoschia)가 결합된 형태로서, '구원하는 것을'이라는 의미이다.

 

동사 '야샤'(yascha)는 구약의 군사적정치적인 측면에서부터 시작하여 궁극적으로 신약의 영적인 측면에 이르기까지구세사의 맥을 형성하는 의미를 가진 대단히 중요한 단어이다.

 

구약에서의 고통은 주로 군사적정치적개인적인 적대자와 자연적인 재해들로부터 왔다.

그런데 이러한 고통 가운데서 구원받는다(야샤)는 것은 고통받는 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자신 이외의 다른 외부의 힘의 도움을 받아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모든 고통의 현장으로부터 인간을 온전히 구원해 주시는 이는 궁극적으로 주님 한 분 뿐이시다.

 

이와같은 구약의 이스라엘을 향한 외적이며 육체적인 구원이 신약에서는 영적인 구원의 개념으로 발전 확대되는데주로 죄의 용서 및 사탄의 권세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로마8,1~2; 에페2,4~5).

 

본문이 '구원해 내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삼손의 탄생 자체가 필리스티아로부터 완전한 구원을 가져와 주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단지 시작과 단초가 될 것임을 의미한다.

즉 이스라엘이 필리스티아의 압제로부터 완전히 구원받는 것은 삼손에 의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림 제3주간 토요일 복음(루카1,5-25)
"보라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20) 그는 사람들에게 몸짓만 할 뿐 줄곧 벙어리로 지냈다." (22)

 

루카 복음 1장 20절의 '너는 ~되어'로 번역된 '에세'(ese; yo shall be)는 '~이다', '되다'라는 뜻의 '에이미'(eimi) 동사의 미래형으로서 '네가 될 것이다'라는 뜻이며단순 미래가 아니라 말하는 이의 의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벙어리가'로 번역된 '시오폰'(siopon; dumb)은 '말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다'라는 뜻의 '시오파오'(siopao)의 분사형으로서 말하지 못하는 상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을 의미한다.

 

한편 즈카르야가 말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은 본절에 부연 설명된 것처럼천사의 기쁜 소식에 대한 불신앙으로 말미암아 주어진 벌이기도 했고주어진 계시를 적당한 때까지 다른 사람들로부터 감추는 방법이기도 했다(다니8,26; 2,4.9; 묵시10,4).

또한 앞으로 이루어질 일에 대한 확실성을 보증하는 징표이기도 했다(창세15,9~21; 판관6,36~40; 2열왕20,8~11).

 

즈카르야는 가브리엘 천사의 예언(루카1,20)이 끝나기가 무섭게 말문이 닫혀 일시적인 벙어리가 되었다.

그래서 아들이 태어날 때까지 몸짓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사람들에게 몸짓만 할 뿐'으로 번역된 '엔 디아뉴온'(en dianeuon; kept making signs; beckoned)은 미완료 과거 동사와 현재 부사가 나란히 쓰인 형태로서 '고개를 끄덕이며 표시하고 있었다또는 '몸의 일부를 가지고 표시를 나타내고 있다'라는 뜻으로 그런 상태가 지속되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러한 행동은 예식의 마지막 순서로서 사제가 선포해야 할 축복을 하지 못하는 즈카르야가 백성들에게 벙어리가 된 자초지종을 여러 몸짓으로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었음을 나타낸다.

 

한편 '벙어리'로 번역된 '코포스'(kophos; speechless; unable to speak)는 '귀머거리'라는 뜻도 가진다(루카7,22).

루카 복음 1장 62절을 참조해 볼 때 즈카르야는 벙어리인 동시에 귀머거리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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