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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42 - 기브 미 워터 (황야/이스라엘)
작성자양상윤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20 조회수1,321 추천수0 반대(0) 신고

기브 미 Give me Water


 

나는 예루살렘을 갔었다,

 

번째는 홀로 배낭여행으로 이집트를 시작으로 홍해, 요르단을 거쳐 예루살렘에서 일주일을 보냈었고

 

번째는 단체 성지 순례로 일간의 일정이었다,

 

때와 하루씩 빼야 하지만 그래도 팔일 정도의 일정이었으니 번째가 날자 수로도 길었고

 

전세버스를 이용하는 단체 여행의 특성상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번째 보다 훨씬 빠르고 편안하게 많은 곳을 방문 있었다.

 

이렇게 많은 곳을 갔었던 번째 방문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특정한 장소가 아닌 가난한 아이들과의 만남으로

 

장소 이름은 기억 나지 않지만 나무 구루 자라지 않는 민둥산들이 겹겹이 쌓여있고

 

넘어 멀리로 아득하게 예루살렘이 보이는 황야였.

 

황량한 그곳에 우리들이 버스에서 내리자 남루한 옷차림의 아이들 서너 명이 우리들에게로 다가와

 

봐도 조잡하게 만든 팔지를 내밀었다,

 

웬만하면 많은 사람들 한두 명쯤 사 줄만도 하건만

 

절대로 선물로 할만하지도 않고 본인이 하고 다닐 수도 없는 정도의 형편없는 퀄리티라 아무도 사지 않자

 

아이들은 팔기를 포기하고 되는 영어로 “기브 달러, 기브 유로, 기브 워터”를 외치며 

 

구걸 아닌 구걸을 하며 조르기 시작했다.

 

 

번째 이스라엘에 왔을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했기에 보통의 마을, 혹은 조금은 가난한 마을도 직접 봤지만

 

구걸하는 아이들을 본적이 없었기에 기대하지 않은 아이들과의 만남은 갑작스럽고 당혹스러웠다.

 

요즘은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도 영어를 가르치고 적지 않은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영어를 배우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는 이유가 구걸을 위해서가 절대 아닐 것이며

 

배우게 되는 영어가 “기브 달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만난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생존을 위해 영어를 배운 것이다.  

 

나는 필리핀에서도 가난하기로 치면 절대 뒤지지 않는 빠야따스라는 동네에서 년간 살았던 경험이 있기에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나름 가난한 모습에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뭐가 그리 새삼스러웠는지 성지순례를 하는 동안 아이들의 모습이 따라다녔다.

 

“직업은 속인다”라는 말이 있던가?

 

크진 않은 작은 단체를 통해 가난한 나라 곳에서 어린이들 무료 급식을 하고 있다 보니

 

이스라엘에서 만나는 수많은 순례객들과 광야에서 만나 아이들의 얼굴이 겹쳐지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성지는 이스라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루르드, 파티마 등등 수많은 곳이 있고

 

특히 불교나 이슬람까지 포함한다면 숫자는 더더욱 많아 것이다,

 

그러니 매년 이런 성지를 찾는 순례자들은 없이 많을 것이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순례를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지구 어딘가에서 굶주리고 있는 아이들 명씩 더도 말고 일년만 책임지고

 

다음에 오는 사람이 일년, 다음 사람이 다시 일년

 

이런다면 아마도 지구상에 굶주림을 고생하는 아이들은 없어질 것이다”

 

 

 

 

 

 

 

 

 

 

 

 

성지 순례이기는 하지만 해외로 나가는 것이 자주 있는 일도 아니고 

 

시간적인 면에서 그리고 비용적인 면에서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보통의 여행이나 관광에서 그렇듯 일반적이고 평범한 설렘이나 기대가 전혀 없을 없는 것이 사실이고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냥 놀고 즐기기 위한 목적이라면 세상은 넓고 놀기 좋고 즐기기 좋은 곳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일반 여행지가 아닌 성지로 순례를 가는 것은 단순한 여행이나 관광하고는 분명히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성지순례가 신앙 생활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성지라는 자체가 신앙이 없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는 것이기에

 

성지순례라는 것은 이전부터 신앙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며

 

또한 성지 순례의 목적이 각자 조금씩 다르겠지만 어떤 모양새나 의미에서든 신앙생활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떠나는 것이다,

 

결국 성지순례를 끝마쳤다는 것은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다녀왔다거나 

 

현지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거나 하는 것들도 중요하지만

 

마치고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왔을 순례중의 경험이나 느낌들이

 

신앙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생활 속에 실현시키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두들 국내던 해외던 한두 번은 성지순례를 다녀온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 어떤 체험이나 느낌을 가지고 돌아왔는지? 그리고 그것을 일상 속에서 실현시키고 있는지?

 

비록 돌아온 하루뿐일 지라도 신앙 생활에 변화가 없다면 (물론 긍정적인 면으로

 

일반적인 여행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

 

 

나는 번째 이스라엘 성지순례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만났고 

 

내가 방문했던 어떤 성지보다도 아이들의 가장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여전히 아이들이 옷소매를 붙잡고기브 달라, 기브 유로, 기브 워터라며 조르고 있다. 

 

- 매월 10, 20, 30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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