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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첫 번째 신탁[3] / 모압 평원에서[3] / 민수기[4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20 조회수1,205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 발라암의 첫 번째 신탁(민수 22,36-23,12)

 

발락은 발라암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맞으러 자기 영토가 끝나는 아르논 강 경계의 이르 모압으로 나갔다. 발락이 발라암에게 말하였다. “내가 당신을 모시려고 그렇게 사람을 보냈는데, 어찌하여 오지 않았습니까? 내가 당신을 대우해 주지 못할 것 같습니까?” 발라암이 발락에게 대답하였다. “보십시오, 이렇게 제가 임금님께 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 저의 입에 넣어 주시는 그 말씀밖에는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발라암은 발락에게 하느님의 사자 노릇밖에 할 수가 없다는 것을 밝힌다. 잘못하다간 목숨까지 잃는다는 위험마저 느낀 그인지라, 이 점을 꼭 이해해 달라고 되레 부탁까지 한다. 그렇지만 발락은 발락대로 그 나름의 바라는 바가 분명히 있었다. 어떻게 하던 발라암의 저주를 받아 내어, 이스라엘인들의 저 질풍 같은 노도를 반드시 잠재워야만 했다. 그의 저주로 모압의 당면한 위기를 기필코 벗어나야만 했다. 그러기에 발락은 발라암의 말은 저렇게 딴전을 부리는 것 같아도, 그의 저주의 효능을 믿기에 그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달래야만 했다.

 

그래서 발락은 발라암과 함께 떠나 키르얏 후촛에 이르렀다. 발락은 소와 양을 잡아 제물로 바치고, 발라암과 그를 데리고 온 대신들에게 미리 준비한 것들로 한몫씩 보내 주었다. 환심을 사려는 것이었다. 다음 날 아침, 발락은 발라암을 데리고 바못 바알로 올라갔다. 그곳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의 끝자락을 볼 수가 있었다. 발라암이 발락에게 말하였다. “여기에 제단 일곱을 쌓고, 황소 일곱 마리와 숫양 일곱 마리를 장만해 주십시오.”

 

발락은 발라암이 말한 대로 그대로 다 하였다. 그리하여 발락과 발라암은 각 제단에서 황소와 숫양을 한 마리씩 희생 제물로 바쳤다. 이렇게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스라엘의 하느님께 계시를 받기 위함이었다. 그런 다음에 발라암이 발락에게 말하였다. “임금님께서는 여기 임금님의 번제물 곁에 서 계십시오. 저는 잠시 어디에 곧장 다녀오겠습니다. 어쩌면 주님께서 저에게 오셔서 저를 꼭 만나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무엇을 보여 주시든 간에, 하나도 빼지 않고 있는 그대로 죄다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벌거숭이 언덕으로 올라갔다. 아마도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 풀이 나지 않은 길이나 모래 언덕일 수도 있다. 그곳에서 하느님께서는 발라암을 만나 주셨다. 발라암이 하느님께 말하였다. “제가 제단 일곱을 차려 놓고, 제단마다 황소와 숫양을 한 마리씩 바쳤습니다.” 이에 주님께서 발라암의 입에 말씀을 넣어 주시면서, “발락에게 돌아가 이대로만 일러라.” 하고 말씀하셨다. 발라암이 발락에게 돌아와 보니, 그는 모압의 모든 대신과 함께 자기 번제물 곁에 서 있었다. 발라암이 신탁을 선포하였다. ‘신탁에 해당하는 히브리 말 마샬은 종종 , 잠언등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이 낱말은 본질적으로 운율을 갖춘 문장으로 표현된다. 고대 근동의 점쟁이들도 이런 문장 형태로 저주를 자주 발설하였다나.

 

발락이 아람에서, 모압의 임금이 동방의 산악 지방에서 나를 데려왔다. ‘와서 나를 위하여 야곱을 저주해 주오. 와서 이스라엘에게 악담해 주오.’ 하느님께서 저주하시지 않은 이를 내가 어찌 저주하랴? 주님께서 악담하시지 않은 이에게 내가 어찌 악담하랴? 나는 그를 바위산 꼭대기에서 바라보고 언덕에서 굽어본다. 보라, 홀로 서 있는 저 백성. 그들은 자신을 여느 민족들 가운데 하나로 여기지 않는다. 누가 먼지처럼 많은 야곱의 자손들을 헤아릴 수 있으리오? 누가 먼지 구름 같은 이스라엘의 수를 셀 수 있으리오? 나도 올곧은 이들처럼 죽을 수 있다면! 내 종말도 그들과 같을 수 있다면!”

 

하느님께서 발라암을 통해 발락에게 내리신 신탁의 요약은 대충 이렇다. 하느님께서 민족들 가운데에서 오로지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셨고, 이스라엘도 스스로 자기들이 다른 어느 민족과는 다르다는 의식을 스스로 지녔다. 그리고 모든 민족이 다 망할지라도 저 백성은 영원히 지켜질 것이다. 더구나 이 민족의 저 많은 수를, 어디 그 누군들 다 헤아릴 수가 있으랴! 심지어 그는 발라암인 내가 비록 죽더라도, 이 백성에게 속하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라나. 이렇게 발라암은 모르긴 몰라도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저주는커녕, 오히려 축복까지 툭 늘어놓는다.

 

그래서 발락이 발라암에게 화를 내며 말하였다. “당신은 나에게 무슨 짓을 하는 것입니까? 내 원수들을 저주해 달라고 당신을 데려왔는데, 당신은 도리어 축복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발라암이 대답하였다. “저야 주님께서 제 입에 넣어 주시는 말씀만 조심스럽게 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발락이 그에게 말하였다. "나와 함께 다른 곳으로 가서, 그곳에서 그들을 바라보십시오. 그러나 그들의 일부인 끝자락만 보고, 전체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거기에서 나를 위하여 그들을 꼭 저주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그는 발라암을 피스가 산 꼭대기, ‘파수병 밭으로 데리고 갔다.[계속]

 

[참조] : 이어서 ‘4. 이어지는 발라암의 신탁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신탁,키르얏 후촛,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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