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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22.“내 마음이 내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당신 여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21 조회수1,136 추천수2 반대(0) 신고

 

루카 1, 46-56(대림 4주 화)

 

오늘 우리는 참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듣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가 주님께 청을 드려 얻은 자식에 대한 감사의 예배노래요, <화답송>은 그때 드린 한나의 기도요, <복음>의 마리아의 노래는 자비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하느님께서 베푸신 자비를 크게 드러내는 노래요, 동시에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의 운명을 바꾼다는 노래입니다. 한편으로는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 안에 살아 있다는 찬미의 노래요, 또 한편으로는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의 삶을 바꾼다는 혁명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에서, 마리아는 당신 영혼이 주님 앞에서 용약하며 기뻐하는 이유를 참으로 아름답게 노래합니다.

“내 마음이 내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당신 여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8)

 

이는 마리아의 관상을 잘 드러내줍니다. 곧 마리아가 관상한 하느님은 작고 보잘 것 없고 비천하신 하느님입니다. 그래서 그런 자리로 즐겨 들어오십니다. 아니, 작고 비천한 자리에 들어오시기 위해, 더욱 더 작아지고 보잘 것 없고 비천해지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렇습니다. 마리아는 비천한 자신보다 더 작고 비천한 주님을 만나셨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작고 보잘것없는 자기 안에 들어오시기 위해, 자기보다 더 작아지신 하느님의 놀라운 신비 앞에서 기뻐 용약합니다. 이는 마리아가 자신의 작고 비천함을 부끄러워하거나 부인하기는커녕, 오히려 바로 그 작고 비천함이야말로 하느님을 만나게 해주는 복된 자리임을 알게 되었음을 말해줍니다. 바로 이것이 마리아의 기쁨의 진원지였던 것입니다.

이는 세상의 낮고 어둡고 보잘것없는 자리, 곧 변방(邊方)’이야말로 하느님과 그분 영광의 자리라는 사실을 밝혀줍니다. 반대로, 세상의 빛나고 높고 큰 자리, 곧 ‘중심(中心)’은 하느님의 자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내줍니다. 이처럼, 이 노래는 변방의 하느님의 현존을 우리 앞에 열어줍니다. 당신 자신을 낮추신 하느님의 현존, 곧 당신 자신의 ‘크심’을 아낌없이 내려놓으시고, 아주 작고 보잘것없고 허약한 모습으로 나타나신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십니다. 그것은 나보다 더 작은 모습으로 계신 하느님이요. 뿐만 아니라 있는지도 없는지도 그 존재를 잘 알아차릴 수도 없을 만큼, 마치 아무것도 아닌 모습으로 계시는 분으로서의 현존입니다.

우리가 이런 하느님을 만나게 되면, 우리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어도 되는 충만한 기쁨을 맛볼 것입니다. 그것은 뭔가가 되거나 뭔가를 이루어 내서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있는 그대로의 사랑의 충만함에서 오는 기쁨입니다. 그것은 진정, 자신보다 작아진 주님을 만나는 데서 오는 기쁨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루카 1,54)

 

주님!

제 안에서 활동하시는 당신을 찬미합니다.

제 안에 베푸신 측량할 수 없이 큰, 헤아릴 수 없이 놀라운 당신의 자비를 찬미합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여 찬미하는 일이 제 삶의 전부가 되게 하소서.

제 삶이 당신 자비의 노래 외엔 아무 것도 아니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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