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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25.성탄 대축일 낮미사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25 조회수1,273 추천수2 반대(0) 신고

 

요한 1, 1-18(성탄대축일 낮 미사)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코로나19’의 위험 속에서 찾아오는 이들을 반기지도 못하고, 찾아 나서기도 주저하는 이 암울함에도 아기 예수님은 기어이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그 방호벽을 뚫고, 그 두려움을 넘어, 그 비참함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우리의 비참함 안으로 들어오십니다. 슬픔과 무능에 짓눌려 있는 우리를 사랑하신 까닭입니다.

사실, 오늘은 기쁜 날이라고 말들 하지만, 참으로 경악스럽고 놀라운 사건, 역사 안에서 둘도 없는 당혹스럽고 황당한, 신비롭고 믿기지 않는 대체불가능한 일이 벌어진 날입니다. 이 무시무시한 일을 오늘 <복음>은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

 

이는 앞의 1절에서 “말씀은 하느님이셨다.”라고 밝히고 있듯이, 하느님이 사람으로 나셨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여기서, “사람”은 직역하면 ‘살을 취하였다’는 뜻으로 “말씀”이신 하느님이 육을 지닌 사람의 약함 안으로 들어온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말씀’(다바르)이라는 히브리어의 그림문자의 뜻은 놀랍게도 ‘아들의 길’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첫째의 뜻은 ‘아들에게로 가는 길’이란 뜻이고, 둘째는 ‘아들이 이룬 일, 곧 사건’, 역사를 뜻이며, 셋째는 ‘아들이 걸어갈 길’, 곧 아들들이 걸어갈 모범임을 말하며, ‘길’(데레크)이란 에덴동산에 있는 생명나무로 가는 길(창세 3,24)을 가리킵니다. 결국, “말씀”은 우리가 하느님의 아들로 살게 될 에덴동산으로 인도하는 빛이심을 드러냅니다. 이를 오늘 <복음>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요한 1,4)

 

그리고 이어서 말한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다.”(요한 1,9)

 

또 하나의 분명한 사실은 “말씀은 사람이 되시어” 오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 가운데 사셨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사셨다”는 것은 ‘천막을 치고 우리와 함께 거주한다.’는 뜻입니다. 곧 거처를 사람인 우리 가운데 두고 우리와 함께 사람으로 사신 것을 말합니다. ‘천막(장막)’이란 당신의 임재와 현존을 상징합니다. 모세에게 계시하신 성막은 이제 하느님께서 산 위에가 아니라, 하느님이 백성 가운데 계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성막과 성전에 하느님의 영광이 머물렀듯이, 이제는 말씀을 받아들이는 이들에게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게 된 것을 말합니다.

사실, 아들(바르)이라는 단어의 그림문자의 뜻은 ‘집에 거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말씀”은 우리 안에 아버지의 집을 짓고 거하시는 분이신 것입니다. 유대 랍비 아브라함 여호수아 헤셀의 표현대로 ‘성막’이 공간 속의 성소이고 ‘안식일’이 시간 속의 성소라면, 이제 사람이 하느님의 성소요 집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십니다.

이를 오늘 <복음>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요한 1,12)

 

그러니 그분을 맞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쳐줍니다. 그러기에, 이는 단지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 탄생하셨다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오시어 바로 여기 우리 가운데 계신다.’는 사실을 말해주며, 나아가서는 당신을 맞아들이는 이들 가운데서 사신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따라서 함께 거처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함께 구원의 공동작업을 하십니다. 그것은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과 함께 벌이는 ‘사랑’입니다.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이 사랑의 행위가 바로 강생의 신비입니다. 바로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의 신비입니다.

 

오늘, 이 극진한 사랑이 우리에게 오셨으니, 그 사랑이 우리에게서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당신께서 내려오시니 우리도 따라 내려가야 할 일입니다. 당신께서 비우시니 우리도 비워야 할 일입니다. 당신께서 가난해지셨으니, 우리도 가난해져야 할 일입니다. 참 생명을 받았으니 새 인간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다시 한 번, 사랑과 기쁨의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요한 1,4)

 

주님!

당신께서는 저의 죽음을 가져가시고 당신의 생명을 주셨습니다.

제 안에 빛을 불어넣으시고 어둠을 몰아내소서.

빛의 아들로 세상의 등불 되어 당신 빛을 비추게 하소서.

빛을 증언하여 세상이 당신의 말씀을 맞아들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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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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