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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29.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28 조회수1,381 추천수2 반대(0) 신고

 

루카 2, 22-35(성탄 팔부 축제 5일)

 

성탄 팔부 축제 제5일 입니다. 오늘 성모님께서는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치르시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십니다. 사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죄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되었던 이 모세의 율법규정을 지키지 않으셔도 되셨지만, 굳이 율법 아래에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려고 율법의 지배를 받으셨습니다.

이를 사도 바오로는 갈라디아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습니다.

율법 아래에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되게 하는

자격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갈라4,4-5)

 

사실, 율법(속량법)에 따른다 하더라도 굳이 성전에 가지 않고 어디서든 사제에게 성전비용(다섯 세캘)을 바치기만 하면 되는데, 굳이 예수님을 성전에 데려간 온 것은 한나가 사무엘을 낳은 후 남편 엘카나와 함께 나이 많은 사제 엘리를 만나는 이야기를 반영해줍니다(1사무 24-28). 그리고 시메온 예언자는 사무엘의 출생 이야기에 나오는 엘리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스라엘의 관습에 따르면, 부모는 아이를 성전에 있는 나이 많은 랍비에게 데려가 복을 빌어주게 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할례를 받고 나자 즈카르야가 하느님을 찬미했듯이(루카67-79), 예수님이 할례를 받은 후에도 시메온이 하느님을 찬미합니다(루카 2,28-32). “이제는 떠나가게 하소서.”로 시작되는 이 찬미노래는 흔히 라틴어 첫 단어를 따서 ‘눈크 디미티스’(Nunc Dimittis)라 부르는데, <이사야서>(40,5;42,6;46,13;49,6;52,9-10)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성인들이 세상을 떠날 때 불리기도 하고, 주로 동방교회에서는 저녁기도 때, 서방교회에서는 끝기도 때 바쳐집니다.

시메온은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노래합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미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루카 2,29-32)

 

“이제야”라는 말은 현재가 구원이 성취된 시대임을 말해주며,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라는 말은 ’풀어주셨다. 쉬게 하다‘, 죽게 하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라는 구절은 <이사야서>(40,5)의 “모든 육체가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는 말을 반영합니다. 또한 “모든 민족들, 다른 민족들”은 이방인을 뜻하며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도 “계시의 빛”이 비추심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이 말을 들은 아기 예수님의 부모는 “놀라워하는데”, 시메온은 마리아에게 말합니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 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루카 2,34-35)

 

이는 예수님은 “모퉁이 돌”로서 믿는 이들에게는 요긴한 돌이지만, 배척하는 이들에게는 “걸림돌”이 될 것을 말해줍니다(이사 8,14-15;28,26;로마 9,33;1베드 2,6-8). 따라서 마리아가 고통을 겪는 이유는 그들이 예수님을 배척하여 멸망을 자초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이 예수님을 배척한 것은 그들의 “마음 속 생각”, 곧 믿지 않는 마음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에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실 때 겪게 될 마리아의 고통을 암시해줍니다.

‘어린 아기에게서 구원을 보는’ 이러한 시메온의 눈은 관상의 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십자가의 예수님을 마주보고 있었던 백인대장의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르 15,39)라는 고백과도 같습니다. 오늘 우리도 그의 눈이 되어 이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보았습니다.”(루카 2,30).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루카 2,30)

 

주님!

구원을 보는 눈을 열어 주소서.

포대기에 싸인 아기에게서, 알몸으로 매달린 십자가에서, 구원을 보게 하소서.

양팔로 제 삶의 무력함을 쳐들고, 구원과 자비의 찬미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무력함에서 흘러내리는 당신의 구원을 따라 관상의 삶을 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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