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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43 - 시장을 지나가며 (베들레헴/이스라엘)
작성자양상윤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30 조회수1,001 추천수0 반대(0) 신고

 

시장을 지나가며


 

단체여행으로 베들레헴 예수 탄생 기념 성당 가게 되면 당연히 전세 버스가 앞까지 데려다 주지만

 

예루살렘에서 대중교통으로 가게 되면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현지 시장을 통과해서 가야 하고 

 

돌아 때도 시장을 통과해야 한다.

 

시장의 크기는 우리나라의 조금 읍내와 비슷한 수준이며 파는 물건들의 종류나 모양세가 조금 다를

 

사람 사는 곳은 비슷비슷 하다는 생각이 정도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주의 탄생 성당을 방문한 후에 다시 예루살렘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시장을 구경하고 있는데

 

가방을 메고 다니면서 차茶 팔고 있는 청년이 다가와 나에게 차를 대접하고 싶다고 하다.

 

내가 평소 눈치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살아온 인생 경력이 있고 배낭여행 경력이 있는 지라

 

그가 주겠다는 차가 절대 공짜가 아니고 받아 마시는 순간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정도는 알아챌 있지만

 

그의 눈빛이 선하기도하고 단순히 차한 팔겠다는 아닌 나를 향한 호기심이 느껴지는 데다

 

현지 시장에서 파는 맛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해서 모르는 척 차를 받았다.

 

베들레헴으로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지순례자들로 전세버스를 이용할 테니

 

현지인들이 시장에서 외국인들, 특히나 혼자 있는 나이든 동양 남자를 보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닐 것이며

 

그래서 그가 나에게 접근했던 이유 차를 팔겠다는 생각 ,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 반이었을 것이다.

 

역시나 내가 모금 마시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돈을 달라고 손을 내민다.

 

짐작하고 있던 일이라 아주 태연하게 얼마인지 물어보고 잠시 기다리라고 했더니 순순히 아무 말도 안하고 기다려 준다,

 

천천히 차를 마시며 주위 풍경을 둘러보고 있자니

 

기다리던 청년이 얼른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며 다시 한번 값을 달라고 조르는데

 

한자리에 앉아서 파는게 아니라 가방을 들고 부지런히 시장 안을 움직여 하니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속임수로 나에게 차를 팔았으니 정도는 기다려 줘야 공평하다라는 

 

장난기가 돌아서 또다시 기다려 달라고 하니

 

빨리 달라며 살짝 목소리를 높이는데 표정을 보니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간절히 부탁하는 표정으로

 

그가 순전히 사기로 차를 팔 생각이었다면 진작에 분위기가 험악해질 상황이었지만

 

역시나 선한 눈빛 만큼이나 전문 사기꾼(?)은 아닌것이다.

 

공짜일거라고 생각했다가 값을 달라고 하면 깜짝 놀랄 알았던 내가

 

예상 외로 순순히  값을 주겠다고는 하는데 자꾸만 기다려 달라고 하니

 

혹시나 이러다가 값을 받는게 아닌가 하는 순진한 걱정을 하는듯하다,

 

옆에서 물건을 팔며 처음부터 상황을 지켜보던 할아버지가 나와 청년을 보며 살짝 웃으시는 것이

 

녀석 외국인에게 사기 치려다 오늘 제대로 걸렸네하는 표정이다.

 

그렇다고 내가 시간을 오랜 것은 아니다

 

자리도 없이 시장통에 서서 마시는 거였으니 시간이 걸리면 얼마나 오래 걸렸겠는가?

 

길어야 오분 정도였고 그냥 시간도 많고 

 

어떤 이유로든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청년의 인상이 나쁘지 않아서 차도 팔아줄 겸 걸어본 장난이었다.

 

 

여행 현지인들을 상대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좋지 못하다,

 

특히나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여행객들이 찾는 곳이 아니라서 주위에 온통 현지인들 뿐인데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편이 되어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상은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들 무서워하는(?) 무슬림인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슬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은

 

아마도 긍정적인 보다는 부정적인 것이 많은 같고 그것은 대중매체의 영향이 같다,

 

우리나라는 무슬림이 소수여서 평소 만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평가할 있는 기회가 없어서 그런 듯하다,   

 

실제로 오십이 넘은 나도 한국 국적의 무슬림을 만난 적이 한번도 없고

 

요즘은 외국인 근로자들 중에 무슬림들이 있기는 하지만 역시도 소수인데다 언어적인 소통의 한계도 분명하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SNS 발달한 지금도 우리들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가짜뉴스 많기 때문에 어느 것이 올바른 정보인지 구별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건만

 

하물며 방송과 신문 말고는 정보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던 이전에는 

 

대중매체에서 말하는 것은 거의 진실처럼 알던 시대였다,

 

그래서 독재자들의 정권을 잡고 가장먼저 하는 중의 하나가 대중매체 장악이다.

 

어째거나 시절부터 대중매체에서 접한 이슬람에 관련된 기사들은 테러, 전쟁등 부정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며

 

없는 사실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지라도 자본주의 대중매체의 속성상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기에

 

좀더 자극적인 내용과 표현이 필요하고 그렇게 조금은 과장되고 왜곡된 내용을 전부인양 받아들였다.

 

그렇다고 그들의 폭력적인 행동들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지극히 평범하게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는

 

무슬림 소시민들까지 테러분자로 치부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많은 테러의 주범들이 평소에는 소시민처럼 평범하게 살았던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치자면 미국 총기 난사 사건 조승희이나 N번방 조주빈도 한국인이고

 

그들의 범죄가 알려지기까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 살았었기에

 

평범한 대한민국 시민인 우리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 받는 편견의 대상이 된다 해도 

 

억울하다고 항변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어째거나 우리들 대부분이 무슬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배낭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무슬림 국가들에 대한 평가가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여자들이 혼자 여행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현재 여행금지 국가에 포함되는 있는 나라들도 있기는 하지만

 

이외에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특별히 위험하거나 하지는 않다.

 

나는 일반적으로 무슬림 국가라고 알려진 나라 터키와 말레이시아를 여행해 본적은 있지만 

 

전통적인 중동의 이슬람국가를 여행해 본적이 없는데

 

대표적인 중동의 무슬림 국가이면서 '조지부시' 미국 대통령이 

 

악의 이라고까지 표현한 이란을 여행하고 배낭여행자들 중에는

 

가장 친절하고 안전한 여행지로 이란은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내가 여행 만난 이란을 다녀온 한국 사람으로부터 들은 얘기이다.

 

이란은 엄격한 무슬림 국가라서 음주가무 등의 즐길 거리들이 많지 않고

 

그래서 휴일이면 공원 등지에 소풍을 가족들이 많이 있단다,

 

사람 말에 의하면 조금 과장을 보태서 간식을 먹거나 식사를 하고 있는 가족들과 절대로 눈을 마주치면 된단다,

 

시비를 걸어서가 아니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식사를 하자고 귀찮을 정도로 권하고

 

먹는 시늉이라도 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자리를 빠져 나올 없다는 것이다,

 

그도 작은 공원을 빠져 나오기까지 세가족과 음식을 함께했었을 만큼

 

그들은 친절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대중매체를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란의 분위기와는 너무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편견들이 존재한다,

 

때로는 그것이 종교적인 것일 수도 있고 인종적인 것일 수도 있고 개인에 국한 것일 수도 있다.

 

사전적 의미로 편견은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의미하며, 상대에 공감하지 못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또한, 고정관념은 변하지 아니하는, 행동을 주로 결정하는 확고한 의식이나 관념이나

 

어떤 집단의 사람들에 대한 단순하고 지나치게 일반화된 생각들을 의미한다 (표준국어 대사전 국립 국어원 편찬).

 

마음을 연다는 것은 어쩌면 상대방을 혹은 어떤 상황이나 사실을 편견 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이고

 

그것은 경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어려워지는 일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좋은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만 좋지 않은 기억은 오래 남아 우리를 스스로 방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견이란 부정적인 것이며

 

하물며 이러한 편견이 나의 경험에서 얻어진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이라면

 

더더욱 나의 삶에 부정적 일수 밖에 없기에 안에 갇히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것이다.

 

 

 

베들레헴의 인구중 40%정도가 기독교 신자라고 하니

 

나에게 사기 호기심 반으로 차를 팔았던 청년이나 처음부터 상황을 지켜보다 나를 보면 살짝 웃어주던 할아버지가

 

이슬람 신자인지 기독교신지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중요한것은 그들의 종교가 아니라 그들도 나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과

 

이제와서 그들의 종교를 알게 된다하더라도 그들과 내가 맺었던 짧은 인연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10, 20, 30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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