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탄 팔일 축제 제7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30 조회수2,006 추천수9 반대(0)

2020년 마지막 날입니다. 지난 1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것은 코로나19입니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지만 코로나192020년의 마지막 날까지 우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전대미문의 감염 병으로 우리사회의 일상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마스크와 거리두기 그리고 손 씻기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영상을 통한 회의와 미사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박해시기에도 중단된 적이 없었던 미사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를 갔습니다. 인공지능, 생명공학, 양자컴퓨터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 앞에 무력하였습니다. 2021년에는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면 좋겠습니다. 만나면 환한 모습으로 웃고 악수하고 포옹하면 좋겠습니다. 소리를 모아 성가를 부르고 평화의 인사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성지순례를 가면 좋겠습니다. 친교와 나눔이 넘쳐나는 신앙공동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은 성찰의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는 것처럼 인간이 만든 산업이라는 기관차가 잠시 멈추면서 공기가 맑아졌습니다.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먼지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던 산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발전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상처 입었던 자연은 모처럼 생태계가 복원되었고, 그 안에 살던 생명은 힘을 얻었습니다. 코로나19는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백신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자연과 연대하고 협력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발전과 개발이라는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는다면 자연은 더 강력하고, 더 파괴적인 백신을 보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라는 큰 파도를 겪으면서 좋은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의료진의 헌신과 불편함을 기꺼이 참아준 깨어있는 시민들의 협조가 있었습니다. 정부는 추적(Trace), 검사(Test), 치료(Treatment)'를 통해서 방역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과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코로나19로 지친 우리에게 위로와 기쁨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들었던 성서 말씀은 요한 사도의 이야기입니다. 전승은 요한 사도께서는 예수님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성모님을 모시고 살았으며, 교회의 귀중한 보물인 요한복음, 요한 서간, 요한 묵시록의 저자라고 합니다. 복음에서 요한은 베드로 야고보와 함께 예수님께서 늘 가까이 데리고 다녔던 제자 중에 한 명이었음을 알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거룩하게 변모하셨을 때에도 요한 사도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죽은 소녀를 살려 주셨을 때에도 요한 사도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밤을 새워 기도하셨을 때에도 요한 사도는 함께 있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세상을 떠나실 때에도 요한은 예수님 곁에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어머니를 부탁드렸습니다. 어머니께는 요한 사도를 부탁하였습니다. 요한 사도는 예수님께 사랑을 받은 만큼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였습니다.

 

요한복음은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예수님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 하느님의 아들일 뿐만 아니라, 말씀이셨고, 말씀은 하느님이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 아브라함의 자손이 아니라, 태초부터 계셨던 분, 말씀이셨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자칫 예수님에 대한 기록으로 머물 뻔했던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요한복음은 우리에게 영적인 세계를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심오한 철학적인 주제들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4, 8장에서 우리는 지혜로운 예수님을 볼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10장과 15장에서 우리는 교회를 사랑하는 목자이신 예수님을 볼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은 우리를 영적인 세계로 인도해주는 안내서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사도가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요한사도가 있어서 십자가 위에서도 눈을 감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요한사도가 있어서 행복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들 또한 요한사도처럼 주님의 마음을 든든하게 해드려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편히 쉴 수 있도록 해드려야 하겠습니다. 우리들 때문에 주님께서 행복할 수 있도록 살아야 하겠습니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주여,

나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주님의 은총과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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