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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공현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02 조회수2,370 추천수12 반대(0)

1984년 성인이 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103위 성인의 시성식을 위해서 방문하였습니다. 당시는 한국교회 설립 20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103위 시성식과 한국교회 설립 200주년의 공식 표어는 이 땅에 빛을이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선교사 없이 자발적으로 신앙을 받아들였습니다. 1784년 시작된 교회는 많은 박해를 겪었고, 순교자가 있었지만 신앙을 지켜왔고, 103위 성인을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당시 신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여의도에서 있었던 ‘103위 시성식입니다. 교황님과 사제단이 제대로 입장하는 동안 통로에서 안내를 맡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교황님의 신학교 방문이었습니다. 저의 자리는 통로 쪽에 있었고, 교황님께서 제대로 입당하실 때 제 옆을 지나가셨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게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부족함이 많았던 제가 신학교를 잘 마치고 사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땅에 빛이 되신 103위 성인의 전구하심이라 생각합니다.

 

5년 뒤인 1989년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당시 한국교회는 제 44차 세계성체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세계 성체 대회(International Eucharistic Congress)는 전 세계의 성직자, 평신도가 성체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높이고,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대회입니다. 103위 시성식이 한국교회를 알리는 자리였다면 성체대회는 한국교회의 능력을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성체대회의 공식 표어는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였습니다. 저는 당시 군대를 다녀왔고 복학하였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여의도에서 있었던 성체대회 폐막미사입니다. 저는 제단에 올라가서 미사에 참례하였고, 성체 분배를 하였습니다. 5년 전인 시성식 때는 통로 안내를 맡았지만 성체대회에서는 성체분배를 하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괌에서 온 참가자들의 안내였습니다. 덕분에 성체대회의 많은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벗이셨던 돔 헬더 카마라 대주교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여러 나라의 공연도 보았습니다.

 

25년 뒤인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아시아 청년대회와 124위 시복식을 위해서 방문하였습니다. 시복식의 공식 표어는 일어나 비추어라.’였습니다. 당시 한국은 세월호 참사로 많은 아픔이 있었습니다. 교황님은 세월호 희생자의 손을 잡아 주셨고, 희생자의 가족에게 세례를 주셨습니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는 교황님의 말씀은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한국교회는 교황방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하였습니다. 교구청에 있던 저는 감사하게도 방준위에서 영성신심분과를 맡았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기도문 제작입니다. 교황방한과 시복식을 위한 기도문을 제작하였고, 교회의 인준을 받아서 나누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순교자들의 영성을 기억하는 자료집 발간입니다. 함께 하였던 분과위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30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통로 안내자, 성체 분배자에서 분과 위원장이 되었습니다. 이 땅에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의 평화를 일어나 비추는 것이 제게는 영광이었습니다.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습니다. 멀리 동방에서 별을 따라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서 온 세 명의 박사이야기입니다. 멜키올과 발다살 그리고 가스발입니다. 동방박사들이 먼 길을 올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을 인도해준 을 따라 왔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성공, 명예, 권력, 부와 건강이라는 별을 따라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별은 참된 진리의 별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넘어지고, 남을 속이게 되고, 분쟁과 갈등으로 공동체를 파괴하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가 따라가야 하는 별은 무엇이어야 할까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말씀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 자 보라, 어둠이 땅을 덮고, 암흑이 겨레들을 덮으리라. 그러나 네 위에는 주님께서 떠오르시고, 그분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라.” 동방박사들은 아기 예수님께 황금, 유향, 몰약을 선물로 준비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께 드릴 선물은 무엇이어야 하나 생각합니다. 우리가 드려야 하는 첫 번째 선물은 첫 예물은 희생이었으면 합니다. 두 번째는 인내였으면 좋겠습니다. 세 번째는 어떤 처지에서든지감사하는 마음을 드려야 하겠습니다.

 

2021년도에는 말씀의 별을 따라 희생, 인내, 감사의 선물을 준비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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