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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03 조회수1,851 추천수12 반대(0)

지난 1210일입니다. 영상을 통해서 밴쿠버에 있는 성 김대건 성당 공동체를 위해서 대림특강을 하였습니다. 밴쿠버 시간으로는 저녁 8시였는데 뉴욕의 시간은 밤 11시였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질의응답을 끝내니 밴쿠버는 930분 정도 되었고, 뉴욕은 새벽이 되었습니다. 시차가 3시간 있기 때문입니다. 뉴욕 시간에 맞추면 밴쿠버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교우 분들이 강의를 듣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늦은 시간이지만 많은 분들을 위해서 밴쿠버 시간에 맞추어서 대림특강을 하였습니다. 영상을 통한 강의는 처음이라서 모든 것이 어색했지만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고, 교우 분들은 집에서 안전하게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십인십색(十人十色)’이라는 말처럼 다양한 사람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문화의 차이, 세대의 차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라고 말합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하지 않았는데 김칫국 먼저 마신다고도 합니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고도 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살았던 제자들도 예수님과 생각이 많이 달랐습니다. 유다는 자신이 생각한 메시아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예수님을 팔아넘겼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가시는 십자가의 길을 반대하다가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한다.’라고 야단맞았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서 영광의 자리에 오르면 예수님의 오른편과 왼편에 앉게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명예, 권력, 재물이 보장되는 자리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와 죽음의 자리를 가고자 하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표징을 보았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셨고, 소경의 눈을 뜨게 해 주셨고, 나병 환자를 깨끗하게 고쳐주셨고, 중풍병자를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들은 보아도 보지 못하였고, 들어도 듣지 못하였습니다.

 

루가복음 15장에는 돌아온 아들의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유산을 탕진한 아들은 인생의 쓴 맛을 보았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있는 집을 생각하였습니다. 따뜻한 집, 맛있는 음식, 깨끗한 옷이 있었습니다. 아들은 회개하였고,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잘못을 묻지 않았습니다. 돌아온 아들을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송아지를 잡고, 잔치를 벌였습니다. 아버지는 둘째 아들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큰 아들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돌아온 동생에게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결정에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평생 아버지의 집에 있었는데 나를 위해서는 잔치를 베풀지 않으셨는데 돌아온 동생을 위해서 잔치를 베풀었습니다.’라며 화를 내고, 집으로 들어오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어제나 나와 함께 있지 않았느냐. 너의 동생은 죽었다 살아왔다. 그러니 잔치를 벌이는 것이다.” 저 역시 아버지처럼 행동하지 않고, 큰 아들처럼 행동 한 적이 많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참된 그리스도의 영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의 것들에 빠지지 않도록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과 같은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보여주신 겸손과 희생을 따라가야 한다고 하십니다.

두 번째는 상처를 너무 쉽게 덮어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성찰과 반성은 그릇된 영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입니다. 상처를 잘 돌보지 않으면 곪아서 터지기 마련입니다.

세 번째는 십자가에서 내려오려는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고 하십니다. 고난과 시련은 하느님께 가는 길의 걸림돌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향하는 디딤돌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네 번째는 돌을 빵으로 만들려고 하는 유혹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을 빵으로 만들어 보라는 유혹을 이겨내셨습니다.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분명 교회는 물질과 자본이라는 그릇된 영에 의해서 병들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교회의 전통과 유산을 버리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합니다. 목욕물을 버리려다가 아이까지 버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화려한 도시의 불빛과 높이 솟은 빌딩은 우리의 정신과 영혼을 대신할 수 없는 것입니다. 친교와 축제는 희생과 봉사의 거름이 있어야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아무 영이나 다 믿지 말고 그 영이 하느님께 속한 것인지 시험해 보십시오. 거짓 예언자들이 세상에 많이 나갔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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