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교회가 우선하여 선택해야 하는 사람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03 조회수1,697 추천수5 반대(0) 신고

 

2020년 나해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월요일



<교회가 우선하여 선택해야 하는 사람들>

 

 복음: 요한 4,12-17.23-25.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처음 복음전파를 시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처음 이사야 예언서의 말대로 소외된 이들에게로 가셨습니다.

즈불룬 땅과 납탈리 땅, 바다로 가는 길, 요르단 건너편, 이민족들의 갈릴래아,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다.”

 

당시 갈릴래아나 요르단 건너편, 즈블룬, 납탈리 땅은 이스라엘에서 거의 이방 민족처럼 여겨지는 소외된 지역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예루살렘의 성전에서 멀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말 그대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기득권이 아닌 소외된 이들에게 먼저 찾아갔고 그들 중에서 제자를 뽑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놀랍습니다. 그분의 소문이 온 시리아 지방까지 퍼졌고, “갈릴래아, 데카폴리스, 예루살렘, 유다, 그리고 요르단 건너편에서 온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랐다라고 합니다. 유다와 예루살렘에 먼저 복음을 전하셨다면 이민족들의 어둠의 땅은 여전히 소외된 상태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외된 땅에 먼저 복음을 전하니 유다와 예루살렘도 믿게 된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이 전해지면 모든 이들에게로 그 복음이 전해지지만, 부자들에게 복음이 전해지면 가난한 이들은 여전히 가난한 채로 남아있게 됨을 묵상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교회의 선택은 언제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맥스 루카도너는 특별하단다라는 동화책이 있습니다. 엘리(: 나의 하느님)라는 목수가 있었습니다. 엘리는 저마다 특별한 사랑을 가지고 웸믹이라는 작은 나무 사람들을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모습을 가진 나무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한마을에 살았습니다.

 

웸믹은 각자 금빛이 나는 별표와 어두운 점표가 든 상자를 하나씩 가지고 다녔습니다. 칭찬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멋진 모습을 지닌 이들에겐 별표를, 보잘것없거나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에겐 검은 점을 붙여주었습니다. 별표는 자랑거리였지만 점표는 부끄러운 것이었습니다.

 

펀치넬로라는 웸믹의 몸엔 온통 검은 점표만 붙여져 있습니다. 페인트칠이 벗겨진 겉모습도 보잘것없었지만 특별한 재주도 없어서 남들로부터 계속 점표만 받았습니다. 자신을 변호하려고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려다가 말을 더듬어 또 점표를 받는 그런 억울한 웸믹이었습니다. 펀치넬로는 점점 외로워지고 혼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상한 웸믹을 만납니다. 루시아라고 하는데 그녀 몸에는 별도 없고 점표도 없습니다. 참 특이한 웸믹이었습니다. 별표를 붙여도 떨어지고 점표를 붙여도 떨어졌습니다. 펀치넬로는 그녀가 부러웠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루시아는 친절하게 엘리를 만나봐!”라고 말해주었습니다. 펀치넬로는 점만 받는 자신이 감히 자신을 만든 엘리를 만날 수 있다고는 상상도 못 했던 것입니다.

 

펀치넬로는 용기를 내어 엘리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너무 큰 그분 앞에서 다시 뒤돌아 나옵니다. 그때 엘리가 펀치넬로의 이름을 부릅니다. 자신의 이름을 아는 것도 놀랍지만 자신을 특별하게 대해주는 엘리가 더 놀랍습니다. 하지만 펀치넬로는 자신이 특별하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왜 그런지 물었습니다. 엘리가 말합니다.

넌 내가 만들었고, 내 것이니까!”

다른 이유가 없었습니다. ‘내가 그분 것이니, 난 특별하다?’라고 되뇌며 엘리의 집을 나오는 순간, 자신 몸에 붙어있던 검은 점표 하나가 바닥에 툭 떨어졌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칭찬에 반응할 필요도, 비난에 반응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특별한지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별표가 많은 이들은 자신이 이미 특별하다 믿기에 그것을 떨쳐버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자신을 만들어준 분으로부터 특별하단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은 하느님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합니다. 그들에게 복음이 가장 잘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빛은 어둠 속에서 가장 빛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많은 별표를 붙이기 위해 주님을 만나려는 것이 아니라 별표든 점표든 필요 없는 존재가 되기 위해 주님을 만나려는 것입니다. 그렇게 루시아와 같은 존재가 되면 별표를 붙인 이들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세상에서 인정받기 위해 얼마나 부자유스럽게 살았던가!’

 

그렇게 모든 이들에게 복음이 전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복음전파의 우선순위는 가난하고 소외되고 어둠 속에 머무는 이들이 되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의 우선적 선택은 그래서 항상 가난한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김하종 신부가 노숙자들에게 도시락을 나누어주는데 수백 명의 노숙자가 몰려드니 민원이 폭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때 성남동 성당 주임 신부님이 도시락을 당신 성당 마당에서 나누어주라고 성당을 개방해주었습니다. 참으로 오늘 복음에 맞는 교회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교회 안에 가난한 사람들로 가득 차야 합니다.

 

 

 

 

https://youtu.be/nXkKNmQ1MzQ

유튜브 묵상 동영상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