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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4.“회개하여라. 하느님나라가 가까이 왔다.”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03 조회수1,305 추천수2 반대(0) 신고

 

마태 4, 12-17, 23-25(공현 후 월)

 

빛의 축제일인 주님 공현 후 월요일입니다. 오늘도 어제 말씀의 연장선상에서 또 하나의 빛의 공현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빛을 받으며, 빛 속에서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빛을 증언하러 왔던 요한은 물러가고, 참 빛이 세상에 왔습니다.’(요한 1,6-9).

오늘 <복음>은 이사야가 예언한 빛이 이미 도래했음을 선포합니다.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다.”(마태 4,16)

 

그 빛은 “즈불룬 땅과 납달리 땅, 요르단 건너편 이민족들의 갈릴래아”에서부터 비추어왔습니다. 질곡의 땅 갈릴래아, 이곳은 단순히 예수님께서 활동을 시작하신 장소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이곳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는 당신 사명의 내용을 밝혀줍니다. 곧 하늘나라는 먼저 이방인의 압박, 곧 죽음의 그늘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먼저 선포되었음을 말해줍니다. 동시에, 당신은 어두움 속에 앉아있는 이들에게 생명을 주는 빛으로 오시는 분임을 밝혀줍니다. 그리고 빛 안에서 걸어야 하는 첫걸음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밝혀줍니다. 곧 “회개하여라. 하느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라고 말씀하십니다.

회개(슈브,שב)의 히브리어 원어의 뜻은 ‘돌이키다’, ‘돌아오다’라는 뜻인데, 원래의 그림문자의 뜻은 ‘집을 무너뜨리는 것’을 뜻합니다. 곧 자신이 ‘이전에 살던 집’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집’에 거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전에 살던 집’이란 우리가 거하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더 넓은 의미로 우리가 이전에 행하던 행위나 지식까지도 포함합니다. 곧 우리의 행위와 앎으로부터 벗어나 새집으로 돌아와 하늘의 양식을 먹는 새 사람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바오로 사도는 “옛사람의 행위와 지식(옛집)을 벗어 버리고 새사람을 입는 것(새로운 성전을 건축하는 것)(콜로 3,9-10)이라고 말합니다. 곧 ‘우상의 집’을 무너뜨리고 하느님의 집인 성전으로 돌아가 하느님의 양식인 말씀을 먹으며 하느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회개’는 죄악을 버리는 것보다 하느님께로 돌아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에덴의 동산’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에덴동산’은 하느님께서 사람과 함께 거하시기 위하여 만든 하느님의 처소임과 동시에, 마지막 때에 다시 회복될 ‘새 예루살렘’(묵시 21,2)입니다.

‘회개’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개념은 말씀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호세아를 통하여 이를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아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라.

~너희는 말씀을 받아들이고 주님께 돌아와 아뢰어라.”(호세 14,2-3)

 

하느님께서는 바빌론 유배에서 당신 백성을 돌이키실 때도 율법학자 겸 제사장인 에즈라를 보내시어 당신의 말씀을 가르치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그분의 말씀을 지켜 그 말씀이 우리 안에 있게 하고 그러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실 것’(요한 14,23 참조)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거처를 함께 하시면 우리 안에 ‘하느님나라’가 임하게 됩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말씀 안으로의 전환이 곧 “회개”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이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건설되도록 수락하는 일입니다. 곧 우리의 말이 아니라, 그분의 말씀으로 우리의 삶이 건설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가운데 하늘나라를 받아들이는 일, 곧 그분 말씀을 받아들이고 그분의 거처가 되는 일이 벌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어둠 속에 앉아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마태 4,15)

 

주님!

당신께서는 어둠이 덮인 곳에 큰 빛을 비추셨습니다.

질곡의 땅, 핍박받는 이들에게 의로움의 빛줄기를 뿌리셨습니다.

당신의 자비는 어둠의 속박을 풀고 묶인 이들을 해방시키셨습니다.

오늘, 저의 오류와 완고함을 뚫으소서.

무지와 어리석음을 밝혀, 진리의 빛 속을 걷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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