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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주간 토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23 조회수943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의 친척들이 예수님을 향해서 미쳤다고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저는 오늘 복음을 보면 남일 같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상황이 저한테도 일어났으니깐요. 그렇다고 저와 예수님이 동급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얼마 전에는 가장 친한 친구에게 수도원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전하고 마지막이 될 수 있으니 한번 만나자고 했습니다. 처음엔 어리둥절했습니다.

 

이 친구는 수도원이 뭐하는 곳인지도 잘 모르는 친구입니다. 두 번째 통화에서는 제가 본당에 한 형제님 일을 좀 도와주다가 그분의 차에 탑승하고 있었을 때 그 친구와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형제님도 통화 내용을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그 친구는 저의 가장 절친인 친구입니다. 마지막 죽을 때까지 우정 변치말자고 약속한 친구입니다. 이 친구는 제가 가는 수도원에 대해서 그런 곳에 잘못 가면 사람 죽여 장기매매를 한다든지 해서 하는 그런 곳일 수도 있다고 흥분해서 말을 합니다. 너 같은 순진한 놈 꼬셔서 한 미천 잡으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방송에도 나왔고 영화도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믿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요즘은 방송도 돈만 주면 가짜를 홍보를 할 수가 있다고 하면서 도무지 제가 이상한 곳에 간다는 생각을 하며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인터넷에 검색을 해라고 해도 전혀 할 생각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 친구의 행동을 보면 인간적으로는 정말 친구를 생각하고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친구 정도는 아니더라도 믿지 않는 가족들도 이번에 이 수준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믿는 신자도 이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믿지 않는 가족은 당연할 겁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제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는 것입니다. 가족들도 그 정도는 압니다. 그런 곳은 정말 신앙심으로 똘똘 뭉쳐져 있어야 그런 생활을 할 수가 있는 것이지 제가 천주교 신자가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것도 한국 사람이 다섯 명밖에 되지 않는 곳인데 제가 그런 곳에 간다는 게 미치지 않고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상황이 아마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래 예언자는 고향에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복음 내용처럼 말입니다. 저는 이 복음 내용도 제 가슴에는 아주 잘 와 닿는 내용입니다. 그건 언제 다음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친척들의 반응을 이해는 할 수가 있습니다. 저는 친척 중에서 이종 사촌 누나가 있습니다. 누나는 천주교 신자가 아닙니다. 자형은 우연히 알았습니다. 요셉이라는 세례명으로 신자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원주에 살고 있는데 아마 누나 집 근처에 배론성지가 가까이 있는 모양이라 제가 수도원에 들어가려고 할 때 누나가 말렸습니다. 미쳤냐고 하면서 누나한테 와서 이야기나 하고 가까이 성지도 있으니까 한번 와라고 했지만 제가 가지를 않았습니다.

 

이제는 조만간 한번 누나한테 가면서 성지도 가 보지 않은 곳이라 겸사겸사해서 가려고 합니다. 이제 다시 복음의 내용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하느님의 길을 걸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겐 이런 일이 늘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세상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미쳤다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말 성경에는 미쳤다고 나오지만 영어식 표현을 보면 같은 의미이지만 조금 뉘앙스가 다릅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고 하는 표현이 조금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느낌이 조금 다르긴 다릅니다만요.

 

그때 그당시 그 사람들이 지금은 아무튼 하늘나라에 있겠죠. 그렇다면 지금은 그들의 생각이 어떨까요? 굳이 제가 답을 하지 않아도 답이 나올 겁니다. 저는 이 복음을 묵상하면서 다른 시각으로 한번 묵상하고자 합니다. 어떤 사실이 진실이라면 그건 언젠가는 사실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굳이 지금 모함이나 말도 되지 않는 억척 같은 사실이 자기 주변을 맴돈다고 해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자기의 길을 묵묵히 걷게 되면 설령 이 세상에서는 아니 된다고 해도 하늘나라에서는 자신의 뜻이 그런 뜻이 아니였다는 게 언젠가는 하느님 앞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꼭 지금 신앙에 있어서 박해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모든 상황을 놓고 보면 우리가 가는 신앙의 길에서도 예수님의 길을 따르려고 하면 온갖 모함이나 시련, 박해가 따를 수가 있을 겁니다. 지금은 그런 박해로 힘들 수가 있지만 나중엔 그게 영광으로 바뀔 수가 있고 축복이 되어 돌아올 거라는 확신을 가진다면 우리의 신앙 여정에 어떤 고난이 오더라도 우리는 그걸 능히 이겨낼 수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박해와 고난을 바라보면 힘이 고갈될 수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영광과 먼 미래에 자기에게 그런 고난을 잘 이겨서 받게 될 축복과 영광을 생각한다면 오늘도 우리는 우리가 지고 가야 할 매일매일의 십자가를 잘 지고 갈 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한 발 한 발이 쌓여서 결국은 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눈앞에 천국문이 보일 겁니다. 그러니 그런 희망을 가지고 지금 여러 모로 힘들더라도 힘을 내서 희망을 가지고 다시 한 번 더 힘을 내서 하느님께 의지해 우리의 신앙을 잘 지켜내도록 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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