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5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06 조회수1,702 추천수11 반대(0)

신부님들과 며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에서 항상 중심에 있는 신부님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여행의 일정을 기획합니다. 마트에서 장을 봅니다. 매번 식사를 준비합니다. 산에 가는 신부님들을 위해서 도시락을 마련해 줍니다. 여행이 끝나면 전체 경비를 나누어서 개인들이 내야 할 경비를 알려줍니다. 15역을 기쁜 마음으로 하는 것을 봅니다. 저는 주로 설거지를 하는데 그것도 힘들 때가 있습니다. 벽난로에 나무를 넣는 것도 잘 못합니다. 방이 부족한 것을 알고 기꺼이 침랑을 가져와서 거실에서 자는 신부님도 있습니다. 매번 사제들의 여행이 재미있고, 다음 여행이 기다려지는 것은 이렇게 남을 위해서 수고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목의 경험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생활하는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욥기의 이야기입니다. 언제나 성실했던 욥입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잘 지켰던 욥입니다. 이웃들의 어려움을 자기 일처럼 도와주었던 욥입니다. 그런 욥에게 삶의 시련이 다가왔습니다. 욥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 받으소서.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는다면, 나쁜 것도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소?” 15역의 힘든 일을 하면서도 늘 넉넉한 웃음을 보여주었던 신부님처럼 욥 성인은 삶의 시련과 고통 중에서도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저의 잘못이 원인이었지만 억울하고, 화가 났던 때가 있었습니다. 성당에서 조용히 앉아서 성경책을 펼쳤는데 욥기의 말씀이었습니다. 제 안에 있던 원망과 억울함은 봄에 눈이 녹듯이 사라졌습니다.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당시의 일은 사제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글입니다. 멀리 원양에서 고기 잡던 어부들에게 한 가지 걱정이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성격이 급한 고기들이 대부분 죽었습니다. 살아 있는 고기가 더 좋은 가격을 받지만 죽은 고기들은 제 값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어느 날입니다. 실수로 상어를 물고기들이 있는 칸에 넣었습니다. 돌아와서 보니 대부분의 물고기가 살아 있었습니다. 상어를 피해 도망 다니면서 물고기들은 죽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어부들은 물고기를 잡으면 상어를 한 마리 넣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에서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 있습니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입니다. 1년 넘게 지키려니 힘들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백신이 보급되고 있고, 치료제도 곧 나온다고 하니 조금만 더 참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 좋겠습니다.

 

신앙생활에서 지켜야 할 법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부자 청년에게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같은 마음과 정성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입니다. 거짓을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웃의 재물을 탐하지 않는 것입니다. 남의 아내를 탐하지 않는 것입니다. 남의 목숨을 빼앗지 않는 것입니다.” 이러한 법을 잘 지키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법은 우리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 아닙니다. 법은 우리를 구속하는 올가미가 아닙니다. 법은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이정표입니다. 법은 우리를 악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하는 백신과 치료제입니다. 바이러스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전파되듯이 악의 유혹도 직책과 능력을 가리지 않고 다가옵니다. 사제복을 입었어도 법을 지키지 않으면 악의 유혹에 넘어가기 마련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새로운 법을 이야기합니다. ‘복음과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가 받는 삯은 무엇입니까? 내가 복음을 선포하면서 그것에 따른 나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복음을 거저 전하는 것입니다. 나는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은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는 부귀한 것 보다 가난함을 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건강보다 질병을 택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래 사는 것보다 죽음을 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천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은 성인과 성녀들이 걸어간 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를 나누고 싶습니다.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입니다.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는 이 인생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거릴 때

그러나 그런 때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한다.

그것들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기적을 행하시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셨던 예수님이십니다. 언제나 기도 중에 하느님과 함께 하셨던 예수님이십니다. 하지만 그런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의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언제나 모든 위를 위한 모든 것이 되려했던 바오로 사도 역시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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