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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5주간 화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08 조회수1,099 추천수0 반대(0) 신고

 


어느 사회나 조직, 단체에는 그 내부에 그 조직만의 특이한 관례나 관습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이를 전통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전통이라는 것은 좋은 의미의 전통도 있고 또 부정적인 의미의 전통도 있습니다. 우리가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우수한 전통’ 이런 말을 할 때의 전통은 정말 그 자체를 잘 유지하고 또 계승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전통이라는 미명아래 그 전통 속에 폐습이나 악습이 있다면 그런 전통은 과감히 배격해야 할 것입니다.

 

전통이란 말 속에도 의미가 있듯이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하나의 문화를 말하는 것도 포함할 것입니다. 전통이 전통으로써 좋은 의미로 남으려고 하면 전통이 계승되는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수정되고 보완되면 그 전통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 좋은 전통으로 계승될 것이고 또한 더 발전시키고 보존하려고 할 것입니다. 전통은 하나의 외형적인 형식에 불과한 것도 있고 아니면 정신적인 측면에서 전통을 논하기도 합니다. 만약 어떤 전통이 훌륭한 전통이 되려면 외형은 시대나 문화의 흐름에 따라 변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 정신은 온전히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더 좋은 의미로 발전이 될 수 있다면 그 정신도 변화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오늘 복음에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알려주시는 메시지도 이런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좀 더 이해가 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들은 복음에서 보시다시피 그 당시 오랫동안 해 온 관습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예수님의 제자들을 향해서 예수님께 어떻게 당신의 제자들은 그런 전통조차도 무시하느냐 하는 식으로 따져 질문을 했습니다.

 

단순하게 이 모습만 국한해서 본다면 예수님의 입장이 아주 곤란한 입장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예수님께서는 항상 정의를 주장하시고 공정을 실현하는 것을 모토로 해서 복음을 선포해오셨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 근저에는 당연히 전통, 여기서 전통은 그 당시 사회에서 계명처럼 지켜야 하는 사회적 관습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이런 사람들을 향해서 위선자라고 부르십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위선자’라는 의미는 사전적인 의미를 떠나서 예수님께서 직접 언급하신 의미는 입술로는 예수님을 공경하지만 마음으로는 예수님으로부터 멀리 떠나 있는 경우를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 말씀은 무슨 의미일까요?

 

그들도 충분히 예수님께서 회당이나 여러 곳에서 심지어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선포하실 때는 장소를 불문하고 어떤 형식적인 틀에 매여서 하신 것이 아니였습니다. 어디에서나 그분의 가르침을 들을 때마다 그분의 가르침이 특출한 것에는 인정을 하고 또 놀라기도 했을 겁니다. 너무나도 놀라운 것이라 반박도 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내심으로는 반박하고 싶었을 겁니다.

 

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보면 정말 한 번은 통쾌하게 예수님의 가르침을 반박하고 싶어서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오늘 복음에서 보여준 모습을 보면서 간접적으로 예수님을 공격하여 궁지로 몰아가고 싶은 마음에 전통이라는 구실을 핑계삼아 예수님께 따졌지만 예수님으로부터 돌아오는 답변은 오히려 그들은 스스로가 율법이나 계명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또 그걸 잘 지켜오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인데 뜻밖에도 그들이 지키고 고수하려고 했던 율법이 오히려 하느님의 계명을 저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오히려 예수님으로부터 역공을 받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근거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계명이나 말씀, 율법 이런 모든 것에는 그 외형적인 틀 속에 담겨 있는 근본정신이 있습니다. 이들은 틀만을 중요시했던 것입니다. 그 정신을 무시한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전통이나 관습 다른 말로 말하면 율법은 그릇에 담겨 있는 음식에 비유하자면 그릇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릇에 담겨 있는 음식도 중요하고 그릇도 중요합니다. 실제 더 중요한 것은 내용물이 더 중요합니다. 물론 내용물도 중요하지만 그에 걸맞게 그 내용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인 외형도 중요하다는 것도 또한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의 요지는 외형을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게 내용이고 율법 속에 담긴 근본 정신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이어지지 않지만 15절 이하에서 보면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이 말씀의 의미를 깨달아라고 하십니다.

 

사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 우리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선 사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을 꾸짓는 것 같지만 실제는 우리들을 꾸짓는 말씀으로 알아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우린 모든 사람들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위선자는 이 세상 그 어떤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위선자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위선자가 아닌 척하려고 가면으로 가렸을 뿐입니다. 이 가면을 언제까지나 쓸 수는 없습니다. 자의가 아니더라도 타의에 의해서 벗어야 할 날이 올 것입니다. 여기서 타의는 언젠가 하느님 앞에 가게 되었을 때 하느님 앞에서 일어날일 겁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언제까지 우리가 이런 가면을 쓰면서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가입니다. 지금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이나 치부를 가리려고 가면을 일시적으로는 쓸 수는 있겠지만 나중에 그 가면을 벗게 될 때는 지금의 부끄러움보다 더 큰 수치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가면을 쓰고 살았다는 모습이 밝혀진다면 말입니다. 하루빨리 우린 이 가면에서 자유로워야 건강한 신앙인으로 변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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