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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10 조회수894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은 사실 제가 가장 이해가 잘 안 되는 복음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동안 신앙생활하면서 들은 강론이나 또 이 복음을 주해한 내용으로는 이해를 할 수가 있지만 복음 말씀 그 자체의 어느 특정 한 부분이 명확하게 와 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틀 전부터 계속 고민을 했습니다. 아직까지도 명확한 내용이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다양한 성경을 보면서도 고민을 했지만 겨우 지금까지 알고 있는 내용의 범주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내용은 간단한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한 이방 여인의 믿음에 감탄을 하셨고 그 여인의 믿음으로 자신의 딸이 더러운 영에 들렸는데 그 영이 어머니의 믿음 덕분에 나가 치유가 되었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저는 여기서 믿음과 자존심 그리고 익명의 그리스도인에 대해 복합적으로 묵상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구원의 문에 대해서는 종교적인 배타성을 거부하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하느님을 믿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보시다시피 비록 이교도인이지만 그가 예수님을 향해 ‘주님’이라고 부르는 호칭에서부터 이미 예수님의 존재를 익히 소문을 통해 들어서 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딸이 더러운 영에 들려 있고 자신의 입장에서 봤을 땐 예수님께서는 이방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간절함을 호소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입장에서는 모멸감 같은 느낌이었지만 그녀는 그런 모멸감보다는 우선 자신의 딸이 낫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그런 절박함 앞에서는 그것도 중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방인임에도 또 그런 조건에서도 예수님을 향한 그 여인의 믿음은 가히 칭찬을 아끼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믿음이었을 겁니다. 이와 아울러 또 하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도 너무나 구원의 문에 대해 당연히 마치 보장된 것처럼 인식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적당히 신앙생활을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하느님의 계획은 모든 사람이 구원이 되는 게 하느님의 뜻이라고 성경에도 나오고 이미 교리에도 명문화되어 있습니다. 이 말씀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말씀에 안일하게 대처하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사실 좀 더 엄밀히 따지고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은연중에 세례를 받고 성당에 다니면 구원이 거의 보장된 것처럼 인식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일 겁니다. 그렇다면 굳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좁은 문으로 가야 한다고 역설하실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이 부분에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믿음도 구원의 명분이 될 수가 있겠지만 그게 절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과 비록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어떤 믿음만 있으면 구원의 문이 열려 있다는 생각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구원이라는 것이 자칫 자존심이라는 것에 의해 좌우될 만큼 값어치가 없는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건 영혼이 영원히 죽음의 길을 가느냐 사느냐의 중요한 갈림길이라는 것입니다. 이것도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중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단 이건 오늘 복음처럼 절체절명의 아주 중요한 위급한 시점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평소 우리의 신앙 안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심지어 이 자존심이라는 것 때문에 냉담을 하는 사례도 봤습니다. 한편으로 인간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고작 이런 것 때문에 자신의 영혼이 걸린 문제인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일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달리 말해 구원의 가치를 제대로 안다면 구원의 가치에 비해 그깟 자존심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했을 때 왜 그때 그런 것에 매여 어리석은 행동을 했을까 하는 때늦은 후회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자신에게 닥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을 겁니다. 그럼 우린 이런 상황에 대해서도 평소에 진지한 고민을 해놓아야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슬기롭게 잘 이겨나갈 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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