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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5주간 목요일] 페니키아 여인의 믿음 (마르7,24-30)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11 조회수1,120 추천수0 반대(0) 신고

 

 

2021년 2월 11일 목요일

[연중 제5주간 목요일페니키아 여인의 믿음 (마르7,24-30)

 

1독서<둘이 한 몸이 되게 하셨다.>(창세2,18-25) <13>

18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

19 그래서 주 하느님께서는 흙으로 들의 온갖 짐승과 하늘의 온갖 새를 빚으신 다음사람에게 데려가시어 그가 그것들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보셨다사람이 생물 하나하나를 부르는 그대로 그 이름이 되었다.

20 이렇게 사람은 모든 집짐승과 하늘의 새와 모든 들짐승에게 이름을 붙여 주었다그러나 그는 사람인 자기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찾지 못하였다.

21 그래서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 위로 깊은 잠이 쏟아지게 하시어 그를 잠들게 하신 다음그의 갈빗대 하나를 빼내시고 그 자리를 살로 메우셨다.

22 주 하느님께서 사람에게서 빼내신 갈빗대로 여자를 지으시고그를 사람에게 데려오시자, 23 사람이 이렇게 부르짖었다. “이야말로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남자에게서 나왔으니 여자라 불리리라.”

24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둘이 한 몸이 된다.

25 사람과 그 아내는 둘 다 알몸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화답송 시편 128(127),1-2.3.4-5(◎ 1ㄱ 참조)

◎ 행복하여라주님을 경외하는 모든 사람!

○ 행복하여라주님을 경외하는 사람그분의 길을 걷는 모든 사람네 손으로 벌어 네가 먹으리니너는 행복하여라너는 복을 받으리라

○ 너의 집 안방에 있는 아내는 풍성한 포도나무 같고너의 밥상에 둘러앉은 아들들은 올리브 나무 햇순 같구나

○ 보라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이렇듯 복을 받으리라주님은 시온에서 너에게 복을 내리시리라너는 한평생 모든 날에 예루살렘의 번영을 보리라

 

복음<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마르7,24-30)

그때에 24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으로 가셨다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25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그분 발 앞에 엎드렸다.

26 그 부인은 이교도로서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었는데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그분께 청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8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다.

29 이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가 보아라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30 그 여자가 집에 가서 보니아이는 침상에 누워 있고 마귀는 나가고 없었다.

 

 

2019년 2월 14일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제1독서 (창세2,18~25)


주 하느님께서 사람에게서 빼내신 갈빗대로 여자를 지으시고, 그를 사람에게 데려오시자, 사람이 이렇게 부르짖었다. "이야말로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남자에게서 나왔으니 여자라 불리리라."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  (22~24)

 

'갈빗대'에 해당하는 '첼라'(tsela; rib) 앞에 정관사 '하'(ha; the) 연결한 것은 여자를 만든 '갈빗대'가 창세기 2장 21절에서 밝힌 아담에게서 취한 바로 그 갈빗대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처럼 여자와 남자가 본래 분리할 수 없는 한몸이었으나, 하느님께서 그 일부를 취하여 여자를 만드셔서, 비로소 이제 남,녀 양성(兩性)이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창조 방법은 다른 동물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다른 동물은 암,수 함께 여러 쌍을 동시에 창조하셔서 그 짝이 되게 하셨다(1티모2,13).

따라서 동물은 그 특성에 따라 수컷 한 마리가 여러 암컷을 거느릴 수도 있고, 때로 짝짓기 대상을 바꾸고 교미가 끝나면 암,수 각자 살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은 한 남자가 꼭 한 여자만을 배필로 삼아야 하며, 또한 본래 한 몸 이므로 죽음이 갈라 놓기 전까지는 결코 헤어져서는 안된다(마태10,9; '혼일의 단일성과 불가해소성').

이와 같인 혼인 제도는 인간의 창조와 동시에 주어진 신성한 것이다.

 

한편, '그를 사람에게 데려 오시자'에 해당하는 '와예비에하'(wayebieha; and he brought her)를 직역하면, '그러자 그분이 그녀를 인도하셨다'이다.

여기서 '그러자' 혹은 '그후에'라고 번역할 수 있는 계속적 '와우'(wau; and) 사용된 것은 하느님께서 여자를 창조하신 것이 아담에게 데려가기 위함이며, 여자가 창조된 후에 즉시 그녀를 아담에게로 데리고 오셨음을 나타낸다.

 

여기 본문은 '인도하다', '출가하다'는 뜻도 가지고 있는 '뽀'(bo)의 사역형이 사용되어 여자를 창조하신 하느님께서 그녀를 몸소 아담에게 인도하셨음을 보여 준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맺어지는 것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시고 몸소 결합시키셨다.

 

'이야말로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창세기 2장 23절의 원문에는 '이야말로(이것을)'에 해당하는 지시 대명사 '조트'(zoth; this)가 3번 반복된다.

즉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을 가리키는 '이야말로' '남자에게서 나왔으니'에 결합된 '이야말로', 그리고 '여자라 불리리라' 결합된 '이야말로'가 있다.

 

이 세 개의 단어가 모두 여성형 단수 지시 대명사인데, 동일한 단어가 이렇게 3번이나 반복된 것은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한 여자를 바라보는 아담의 기쁨이 너무나 컸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리고 '뼈'에 해당하는 '에쳄'(etsem; bone)과 '살' 해당하는 '빠사르'(basar; flesh)는 몸 전체를 대표하는 단어이다.

따라서 성경에서 '뼈'도 '몸'으로 번역된 적이 있고, '살'도 '몸'으로 번역되기도 했다.

 

이와같이 '몸'을 가리키는 두 단어를 동시에 사용하며, 각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자신을 향해 나아오고 있는 여자를 본 아담의 기쁘고 감동적인 마음을 잘 보여 준다.

또한 '뼈에서 나온 뼈','살에서 나온 살'이라는 표현은 '뼈 중에 가장 소중한 뼈', '살 중에 가장 소중한 살'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이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혈육이라는 뜻이 된다.

그리고 창세기 2장 23절전 까지는 사람을 가리킬 때 '아담'(adam)이라는 단어가 쓰였다(창세1,26 2,5.15).

그러나 창세기 2장 22절에서 '여자'에 해당하는 '잇샤'(ishah; woman)라는  단어가 처음 나오고, 2장 23절에서 '남자'에 해당하는 '이쉬'(ish; man)라는 단어도 처음 나온다.

 

'남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이쉬'(ish)는 성경에서 2183회 정도 사용되며, 여기처럼 주로 '여성'과 대비되는 '남성'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

이 단어의 정확한 어원은 모르지만, '강함'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을 거라고 추측한다.

 

또한 '여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잇샤'(ishah)는 여기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남자'를 의미하는 '이쉬'(ish)에서 나온 것이 분명하다.

성경에서 이 단어는 781회 정도 나오는데, 대부분 '남성'과 대비되는 '여성'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었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

 

여기서 '떠나'에 해당하는 '아자브'(azab; will leave)는 '남겨 두다', '끊다', '짐을 부리다'는 뜻으로서 원래 속했던 집단과 관계를 청산하고 떠나 가는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결합하여'에 해당하는 '따바크'(dabaq; be united)는 '붙좇다', '속하다'는 뜻도 있는데,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상호 완전한 소속감 가지는 것을 말한다.

끝으로 '된다'에 해당하는 '하야'(hayah; will become) '~이다', '~이 되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본문에서 '떠나'는 미완료형으로, '결합하여'와 '된다'는 완료형으로 사용되었다.

'떠나'가 미완료형으로 쓰였다는 사실은  혼인이 지금까지 부모에게 속해 있던 상태에서 떠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가족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되는 것이 아니고 육체적, 인격적으로 책임있는 존재로서 부모로부터 독립된 존재로 계속해서 탈바꿈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결합하여'와 '된다'가 완료형으로 쓰인 것은,  혼인이란 남녀가 단지 육체적, 형식적인 결합이 아니라 상호간에 노력해서 서로가 상대에게 속해서 하나가 되는 경지에 이르러야 함을 보여 주는 것이다(마태19,6).

 

 

2017년 2월 9일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자녀가 먹을 빵 

(마르7,24-30)

 24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으로 가셨다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예수님께서 왜 당신이 알려 지시기를 원하지 않으세요당신을 알리러 오신 것 아닌가요?

앞부분에서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가 사람의 생각과 뜻으로 바뀌어 사람의 규정과 교리로 밖으로 나오면 나쁜 생각들온갖 죄가 됩니다라고 묵상했습니다.

그렇듯 예수님은 하느님의 일곧 하늘의 생명(구원), 그 을 주시기 위해 오셨는데 -사람들은 땅의 평화그 복을 주시는 분으로 자신들의 생각관점으로 찾으려 하나그 주님으로는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치 않으셨던 것입니다.


25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그분 발 앞에 엎드렸다.

더러운 영거짓 영입니다하느님의 말씀을 사람의 말로 바꾸어 하느님의 뜻을 거짓으로 더럽히는 말입니다뱀이 아담을 속였던 그 거짓말입니다.


26 그 부인은 이교도로서 아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었는데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그분께 청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왜 강아지라고 말씀하셨을까요?


(묵시22,15)  15 개들과 마술쟁이들불륜을 저지르는 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그리고 거짓을 좋아하여 일삼는 자들은 밖에 남아 있어야 한다.

개는 온갖 죄악을 뜻합니다하느님의 말씀그 양식()을 먹고 그 말씀을 깨닫기 위한 일을 해야 할 신앙인들이 사람의 말로 받아 법이 되어 열심한 행위로 해 버리면 짐승(), 죄인이 되는 것입니다.


(창세1,29-30) 29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제 내가 온 땅 위에서 씨를 맺는 모든 풀과 씨 있는 모든 과일나무를 너희에게 준다이것이 너희의 양식이 될 것이다. 30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모든 생물에게는 온갖 푸른 풀을 양식으로 준다.” 하시자그대로 되었다.

온갖 푸른 풀잎만 무성한열매 없는인간들의 온갖 열심한 종교행위를 말합니다. 아담이 자신의 부끄러움그 죄를 가리려 스스로 해 입은 그 열심그 행위의 옷이 무화과나무 잎 옷입니다.(창세3,7)

그러나 진짜 죄를 없애 주시기 위해덮으시는 옷곧 하느님께서 친히 준비하신 어린양이 죽어 남긴 가죽그 의로움의 옷을 다시 입혀주십니다.(창세3,21)

그 어린양의 죽음그 희생그 예수님의 대속십자가의 복음입니다. 그 복음말씀을 하늘의 일구원의 참 진리로 께닫게 되면그리스도의 피로 온갖 더러운 부끄러운 죄악에 물든 양심까지 모두 씻겨 깨끗해 졌음을 깨닫고 믿게 될 것입니다.(히브10,22)

 

사람은 그 복음약속의 말씀으로 깨끗해진다하셨습니다.(1티모4,4-5참조)

28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다.

자신 하느님의 뜻이 아닌 사람의 뜻을 위해 살아온 짐승임을 바로 인정합니다그리고는 자녀들이 먹는 하늘의 참 양식을 청합니다.

백인대장이 자신의 열성 그 모든 것은 자격 없음을 깨닫고 주님의 한 말씀을 청했던 그 믿음인 것입니다.

 

(마태8,8)  8 백인대장이 대답하였다. “주님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29 이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가 보아라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자신이 하늘의 참 양식그 한 말씀이 개죄인임을 고백했기에 이제 주님의 그 한 말씀이 여자를 용서자유로 지배하십니다그 한 말씀이 그 여자 안에서 일하시기 때문입니다.(1테살2,12 로마5,20-21참조그러니 사람에게 선악의 말그 법으로 속였던 그 마귀의 힘그 법의 힘을 잃은곧 법의 그 단죄의 힘이 쫓겨 나간 것입니다.


30 그 여자가 집에 가서 보니아이는 침상에 누워 있고 마귀는 나가고 없었다.

마귀는 나갔지만 누워 있습니다아직 일어나지 못했습니다이제 엄마가 딸에게 자기가 받은 하늘의 참 양식을 먹여야 합니다그것이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의 큰 계명의 완성인 것입니다.

사람의 도덕과 윤리의 말사람의 규정과 교리 그 계명이 아닌 하느님의 말씀계명인 십자가의 복음그 예수님을 참 진리참 양식으로 먹여 일으켜야 합니다.


(탈출15,25)  25 모세가 주님께 부르짖으니주님께서 나무 하나를 보여 주셨다모세가 그것을 물에 던지자 그 물이 단 물이 되었다그곳에서 주님께서는 백성을 위한 규정과 법규를 세우시고 그곳에서 주님께서는 백성을 시험하셨다.

= 십자 나무로쓴물이 단물로죄인이 의인이 되는 하느님의 규정과 법규계명입니다그 계명말씀을 진리의 양식으로 먹이지 않으면나갔던 마귀곧 사람의 말이 다시 들아와 다시 죄인으로 만듭니다.(마태12,43-참조)


(히브1,3)  아드님(예수님)은 하느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으로서만물을 당신의 강력한 말씀으로 지탱하십니다그분께서 ()죄를 깨끗이 없애신 다음하늘 높은 곳에 계신 존엄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 아멘 -*^^*-

 

2020년 2월 13일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복음(마르7,24~30)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하고 말씀하셨다. (27)

 

원문의 성경은 마르코 복음 7장 26절에서 그 여자가 청하고 있는 것과 마르코 복음 7장 27절에서 예수님 역시 그 여자의 요청을 거부하시는 대답을 모두 미완료 과거시제로 표현하고 있다.


병행 구절인 마태오 복음 15장 22~26절에는 마르코 복음보다 더 자세히 기록하고 있는데, 먼저 그 여자가 예수님께 소리지르며 자신의 딸을 고쳐 주기를 원하고, 예수님께서는 한 말씀도 대답하지 않으신다.

 

이에 제자들이 그 여자의 소원을 들어 주어 빨리 보낼 것을 요청하니까, 예수님께서는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마태15,24)고 딱 잘라 대답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자는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고, 여전히 예수님께 와 엎드려 절하며 도와주기를 간청한다.


바로 이런 상황 아래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마르코 복음 7장 27절에 나타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마르코 복음사가는 다만 그 여자의 계속적 청원 예수님의 계속적인 거부 사실만을 기록한 것이다.

 

마르코 복음사가가 마태오 복음에 나오는 과정을 생략하고, 예수님께서 한 번만이 아니라 계속해서 거부의 말씀을 하신 사실을 소개하며, 의도적으로 그 여자의 소원에 대해 보다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러한 사실은 반대로 예수님의 계속적 거부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간청하는 그 여자의 믿음을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이다.

 

마르코 복음 7장 27절은 병행 구절인 마태오 복음 15장 26절에는 나오지 않는 부분이 있다.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직역하면 '너는 먼저 자녀들이 배불리 먹게 되기를 허락하라'는 뜻이다.


여기서 '한다'에 해당하는 '아페스'(apes; let)의 기본형 '아피에미'(aphiemi)는 '허락하다'는 뜻이며, 명령형으로 사용되었다.  이 동사는 잃어버린 양으로서의 유대인들을 향한 사목이 예수님께는 우선이기 때문에(마태15,24), 그 일을 하도록 당신을 '내버려 두라'는 뜻으로 사용된 것이다.

그리고 '먼저'로 번역된 '프로톤'(proton; first)은 여러개 중에서 '첫번째'라는 뜻으로서, 이 단어 또한 지금 예수님의 관심이 우선적으로 유대인에게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 단어는 둘째, 셋째 등의 다음 순서가 있는 것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구원이 유대인에게만 독립적인 것이 아니고, 추후에 이방인에게도 있을 것을 전제하는 말이다(로마1,16참조).

 

예수님께서는 당신 말씀을 가까이에서 듣고 수많은 기적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했어도, 여전히 영적 무지와 불신앙적 거부 가운데 있었던 유대인들로 말미암아 많은 슬픔과 연민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비록 유대인들이 당신을 거부하더라도, 예수님께서는 잃어버린 양을 찾으려는 자신의 사명을 다시 고취하기 위하여 지금 이곳에 와 있는 상황이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유대인이 아닌 이방 여자가 도움을 구하니까, 예수님께서는 지금 그가 갖고 있는 유대인을 향한 당신의 관심을 그 여자에게 내비추고 계신다.

말하자면, 지금 예수님께서는 비록 표현적으로는 이방인인 그 여자를 무시하는 투의 말씀을 하시고 계시지만, 그 이면에는 그 여자가 이방인이었기에 경멸적으로 대한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순간에 예수님께서 가지고 계신 유대인을 향한 자신의 관심을 말씀하신 것이고, 또한 그 여자가 하느님의 은혜로운 기적을 과연 수용할 믿음이 있는지를 시험해 보신 것이다.

 

한편, '강아지들에게'로 번역된 '토이스 퀴나리오이스'(tois kynariois; to their dogs)의 기본형 '퀴나리온'(kynarion)은 야생 들개가 아니라 집에서 기르는 '애완용 개'나 '작은 강아지'를 가리킨다.

여기서 '강아지들'이란, 앞에 사용된 유대인을 의미하는 '자녀들'과는 대조적으로 '이방인'을 가리킨다. 당시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을 경멸하여 '개들'(강아지들)로 지칭했다.

 

 예수님께서는 유대인을 향하여 갖고 있는 당신의 우선적 관심 당시의 유대인들이 사용하던 표현을 빌려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고자 하신 것이며, 동시에 그 여자의 믿음을 시험하시기 위해서 그 여자를 향한 경멸조의 말씀을 던지신 것이다.

결코 예수님께서 이방 여자를 경멸하시기 위해 이런 표현을 사용하신 것이 아니다. 놀랍게도 그 여자는 그런 경멸조의 말을 듣고도, 오히려 자신을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강아지의 처지라고 스스로 인정하며 겸손하게 주님 앞에 엎드렸다.

 

그 결과로 그 여자의 딸은 즉각 치유받았으며, 그로써 이방 여자의 놀라운 믿음이 증명되었고, 예수님께 칭찬까지 받게 되었으며(마태15,28), 이방인들에게 구원의 역사(役事)가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 여자는 유대인이 식탁에 차려진 풍성한 음식을 먹는 것처럼 하느님의 은혜를 받아 마음껏 누린다면, 자신은 상에서 떨어진 부스러기와 같은 은혜라도 받아야 하겠다는, 지극히 겸손하고도 진실로 강한 의지와 적극적인 생각을 가지고 믿음으로써 이렇게 놀라운 주님의 축복을 이끌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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