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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질 좋은 강론보다, 지치지 않는 강론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12 조회수1,468 추천수4 반대(0) 신고

 

2021년 나해 연중 제5주간 토요일


<질 좋은 강론보다, 지치지 않는 강론>



 

    복음: 마르코 8,1-10






하느님의 아들이며 말씀이신 그리스도

(1540-1550), 모스크바 크레믈린 Cathedral of the Sleeper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빵 일곱 개로 4천 명을 먹이신 기적입니다. 조금 앞에 5천 명을 먹이신 기적이 나오는데 그 차이는 이렇습니다.

5천 명을 먹이시기 전, 제자들이 백성들을 가르치고 왔습니다. 제자들이 지쳐있었기에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치셨다고 나옵니다. 따라서 5천 명을 먹이신 것은 가르침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통해 당신의 가르침을 얼마든지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4천 명을 먹이시는 기적에서 빵 일곱 개, 물고기 몇 마리는 성령의 힘을 상징합니다. 바로 이 기적 바로 직전 복음이 예수님께서 손가락으로 청각장애인이자 언어장애인인 사람의 귀를 열어주시고 침을 발라 혀를 풀어주시는 기적을 하십니다. 물론 하늘에 숨도 내쉬십니다. 이 모든 행위는 성령을 주시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그 행위를 제자들도 하라고 명하시는 것입니다. 4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그리스도 공동체의 은총의 무한성을 말해줍니다.

 

교회 공동체는 그리스도 덕분으로 가르침은총을 무한대로 베풀 수 있는 기적을 일으킵니다. 이것이 마치 빵 몇 개로 수천 명을 먹이시는 기적처럼 교회 공동체 안에 그리스도께서 머무시고 계심을 증거하는 가장 완벽한 표징이 됩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아직 믿음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께서 함께 계신데도 망설입니다. 5천 명을 먹이신 기적 바로 직후 예수님은 물 위를 걸어 제자들에게 오십니다. 제자들은 두려워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가르칠 것을 항상 주실 수 있는 분이신데 왜 두려워하느냐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4천 명을 먹이신 후에도 배로 이동할 때 제자들은 빵이 부족하다고 걱정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도 빵의 기적을 이해하지 못하느냐고 꾸중하십니다. 당신과 함께 있으면 5천 명이든, 4천 명이든 얼마든 먹일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두려움도 걱정도 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그 공동체 안에 그리스도께서 함께 계심을 의심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누구에게도 그리스도의 현존 표징이 되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 등 뒤에 누가 계신지 증거하기 위해 우리는 밑천이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믿고 가르치고 믿고 베풀려고 해야 합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존재를 입증하는 표징이 됩니다.

 

 

어느 날 밤 한 남자가 마더 데레사를 찾아와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여덟 명이나 되는 가정이 있습니다. 그들은 너무 가난해서 벌써 여러 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마더 데레사가 그 남자와 함께 그 집을 찾아갔을 때 아이들은 오랜 영양실조로 얼굴이 뼈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들의 얼굴에는 슬픔이나 불행 같은 표정은 없었습니다. 단지 배고픔의 깊은 고통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나는 그 집의 어머니에게 쌀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쌀을 두 몫으로 나누더니 절반을 들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녀가 돌아왔을 때 내가 물었습니다.

어딜 갔다 오셨습니까?”

그녀는 간단히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웃집에요. 그 집도 배가 고프거든요!”

 

마더 데레사는 그녀가 쌀을 나누어 준 것에 대하여 그다지 놀라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실제로 더 많이 나눌 줄 아니까요.

하지만 수녀님이 놀란 것은 그녀가 이웃집이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대개 우리 자신이 고통을 받고 있을 때는 자신의 고통만을 생각하나,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마음을 쓸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받을 줄 아는 사람은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다른 이들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힘만으로 생존하는 사람은 다른 이들의 배고픔을 볼 수 없습니다. 나만 급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교회가 은총과 진리를 내어주는 데 인색하다면 이는 그리스도로부터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교회의 본분은 아낌없이 베푸는 것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은 그 뒤에서 아낌없이 교회에 내어주시는 그리스도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저도 강론을 본격적으로 글로 써서 나누기 시작한 이유는 저보다 먼저 매일 강론을 쓰기 시작한 신부님들 때문이었습니다. 그분들도 매일 몇 년간 저렇게 다른 강론을 쓰실 수 있다면 그분들에게 그런 지혜를 주시는 그리스도께서 저에게도 주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저는 그분들보다 늦게 시작했고 또 중간에 좀 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이 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강론을 써서 올리는 것을 보고는 더욱더 자극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분들 쓰시는 내용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매일 올리시는 것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도 내용보다 그 꾸준함이 더 사람을 감동하게 한다고 여깁니다.

 

질이 좋고 멋진 강론을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신자분들이 저를 통해 주님께서 계심을 믿게 만드는 것은 질 좋은 강론보다는 지치지 않는 강론임을 알고 있습니다. 지친 모습을 보이면 그 사제가 그리스도와 맞닿아 있음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투박하더라도 매일 새로운 강론을 하다 보면 신자분들은 그 사람을 통해 그리스도를 보게 됩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무한한 진리이시며 은총이신 분께 받는다는 것을 언젠가는 느낄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전하는데, 그 말씀이나 은총에 한계가 왔다고 느끼면 더는 표징이 되지 못합니다. 마치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고도 두려움에 떨고, 빵 자체이신 분이 함께 계신데도 빵을 가져오지 못한 것을 걱정하는 제자들과 같습니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항상 새로운 양식을 나누어주실 수 있는 분임을 믿고 받아서 전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죽기까지 매일 새로운 강론을 쓸 결심을 다시 해 봅니다.

 

 

https://youtu.be/VHPHMnLHe3o

유튜브 묵상 동영상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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