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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14.“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13 조회수1,264 추천수3 반대(0) 신고

 

마르 1, 40-45(연중 6 주일)

 

오늘은 연중 6 주일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악성 피부병에 걸린 사람에 대한 구약의 율법의 규정을 알려줍니다(레위 13,1-2,44-46).

그는 옷을 찢고 머리를 풀어야 했으며, 공공장소나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나타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는 접촉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누군가가 접근해 오면 “나는 부정한 사람이요”라고 외치면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고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나병환자는 율법을 어기고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합니다.

그만큼 믿음이 크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 ~교회에 방해를 놓는 자가 되지 마십시오.”(1코린 10,31-32)라고 권고하면서 ‘자신은 많은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이 아니라 그들에게 유익한 것을 찾는다.’(1코린 10,33)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제1독서>의 ‘구약의 율법’과 ‘예수님의 복음’의 차이를 극렬하게 보여줍니다.

‘구약의 율법’은 나병환자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규정을 제시할 뿐 그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나병환자이기 때문에,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오히려 예수님께 와서 치유 받습니다.

오늘 <복음>의 나병환자는 예수님을 피해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가와서 무릎을 꿇고 애원합니다.

죄인이고 불결한 사람이기 때문에 하느님께 나아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예수님께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병들었고 죄인이기에, 오히려 감싸주시고 치료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이는 <요한복음>의 ‘간음한 여인에게 용서를 베푸시는 장면’에서도 잘 볼 수 있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간음한 여인이 죄인이기에 돌로 쳐 죽여야 한다고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죄인이기 때문에 용서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하십니다.

이 처럼, ‘복음’은 규정이 아니라, 사랑과 호의를 제시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병환자는 말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르 1,40)

 

이는 그가 예수님의 권능, 곧 치유의 능력을 믿는다는 것을 말해 주며, 동시에 그 능력의 행사가 자신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 달려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러기에 오로지 예수님의 처분에 온전히 의탁하고 예수님의 뜻에 순명하겠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겟세마니에서 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에서 아버지께 기도하셨습니다.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신 것을 하십시오.”(마르 14,36)

 

이는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당신도 원하신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곧 자신의 뜻을 아버지의 뜻에 순명하는 온전한 의탁과 신뢰를 말해줍니다.

바로 이처럼, 나병환자도 예수님께 그렇게 하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하시고자 한다면’ 하면서, 자신의 바람이 아니라 예수님의 바람에 의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기도하는가요?

자신의 바람을 하느님을 통해 얻어내고자 하는가요, 아니면 하느님의 바람이 우리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를 만지셨습니다.

율법에 의하면(레위 13,45-46), 나병환자를 만지거나 접촉하면 부정을 타게 되는데도,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에게 손을 내밀어 만지셨습니다.

예수님의 “손”은 구원의 힘을 드러내며, 그분의 신체적 접촉은 우정과 사랑을 드러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부정을 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병환자가 깨끗이 나았습니다.

그러니 예수님께는 거룩함이란 부정을 피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부정을 깨끗하게 하는 데 있으셨습니다.

그것은 불결함에 닿아도 불결해지지 않는 오직거룩하신 분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복음>의 나병환자 치유는 마치 불꽃 속에서도 떨기나무를 태우지 않으시고(탈출 3,2), 아기를 낳으면서도 동정성을 잃지 않게 하시 듯, 불결한 이를 만져도 불결해지지 않고 오히려 불결한 이를 깨끗하게 하시는 ‘거룩하신 분’이신 당신의 신성을 드러냅니다.

곧 당신이 거룩하신 분, 구원자이심을 드러냅니다.

그 거룩하신 분, 구원자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말합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마르 1,41)

문드러지고 부스럼투성이인 우리 영혼을 깨끗하게 해 주십니다.

오늘 우리를 새롭게 하시고 굳세게 해 주십니다.

그러니 오늘도 우리의 바람이 아니라 주님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승복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르 1,40)

 

주님!

당신께서 하시고자 한 바를 하소서.

당신께서 바라시는 것을 저도 바라게 하소서.

당신이 하시고자 한 바를 저도 하게 하소서.

 

주님, 저를 만지소서.

저의 바람과 하는 일을 깨끗하게 하소서.

저를 새롭게 하시고 당신 뜻을 이루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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