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6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14 조회수1,924 추천수12 반대(0)

지난 120일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은 아름다운 전통이 있었습니다. 선거의 결과가 나오면 승자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패자에게는 위로의 인사를 전하는 것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선거에서 지는 경우에는 새로운 당선자를 백악관에 초대해서 차를 마시고, 직접 백악관을 안내하는 것입니다. 평화로운 권력인계를 위해서 협조하는 것입니다. 정권은 교체되지만 국가의 안보와 경제는 계속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대통령의 취임식에 전직 대통령이 함께하면서 축하해 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245년 동안 이어진 아름다운 전통이며, 자랑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민주주의의 이 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은 경제력과 군사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식 민주주의와 합리적인 삶의 태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46대 대통령 취임식은 예전의 아름다운 전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선거의 결과에 불복하였고,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당선인에게 축하의 인사를 하지 않았고, 백악관에 초대하지도 않았습니다. 지지자들에게 행동하라고 선동하는 연설을 하였습니다. 급기야 16일에는 미국 국회의사당에 폭도들이 난입하였고, 사람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경제력과 군사력은 세계 최고일지 모르지만 정치와 민주주의에서는 실망을 넘어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번이나 의회에서 탄핵되는 오점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방역도 실패하였으며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오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국민에게 선택받지 못한 것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퇴장했으면 박수를 받았을 것입니다.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기억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비슷한 경우를 보았습니다. 카인과 아벨이 하느님께 제물을 드렸지만 하느님께서는 아벨의 제물을 더 귀하게 여기셨습니다. 아벨이 하느님께 선택받았습니다. 카인은 아벨에게 축하의 인사를 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자신의 제물이 선택받지 못한 이유를 생각하고, 반성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정성이 부족했을 수도 있습니다. 제물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동생에게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동생은 형에게 하느님께서 받아주신 제물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을 것입니다. 겸손하지 않았던 카인은 동생을 시기하였습니다. 동생만 없으면 하느님께서 제물을 받아 주실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동생을 들판으로 데리고 나가서 죽이고 말았습니다. 국민에게 선택받지 못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지낼 수 없듯이, 하느님께 선택받지 못했고, 동생을 죽였던 카인은 고향에서 쫓겨났습니다.

 

성서는 인류의 첫 형제가 서로 아껴주고, 보듬어주고, 사랑하며, 도와준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요? 역사는 담담하게 이야기 합니다. 조선의 개국 당시에 왕자의 난이 있었음을 말해 줍니다. 권력 때문에 사랑해야 할 형제들이 서로 싸우고, 죽였습니다. 1950년에 있었던 한국전쟁은 사상과 이념 때문에 사랑하는 동포의 가슴에 총을 겨누었던 비극의 역사입니다. 끊임없이 분쟁이 벌어지는 중동의 전쟁은 역시 형제들의 다툼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들인데 지구촌에는 가난, 굶주림,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류의 사망 원인은 자연재해와 질병 그리고 다른 동물의 공격도 있었지만 많은 경우에 서로 죽이고 죽는 전쟁 때문이었습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형제의 이야기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입니다.

 

어릴 때 국어책에서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형제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형은 이제 막 장가를 간 동생을 위해서 자신의 논에서 소출한 벼를 동생의 논으로 가져다줍니다. 동생은 자녀들이 많은 형을 위해서 자신의 논에서 소출한 벼를 형의 논으로 가져다줍니다. 달빛이 아름답게 빛나는 밤에 형제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감사와 기쁨의 눈물을 흘립니다. 참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1997년 우리나라는 IMF라는 높은 파도를 스나미처럼 맞이해야 했습니다. 당시에 형님은 부도가 나고 말았습니다. 그때부터 부모님을 제가 모시게 되었습니다.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으면서도 신앙을 잃지 않고 가족들이 서로 아껴주며 살아가는 형님과 형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벌써 24년이 지난 일입니다. 돌아보면 그런 일도도 다 감사할 뿐입니다. 덕분에 제가 효도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하늘로부터 오는 표징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 배려하고, 아껴주고, 존중하며 하느님의 뜻이 세상에 드러나도록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에게 새로운 계명을 줍니다.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