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19 조회수1,952 추천수11 반대(0)

영어 시간에 가정법을 배웠습니다. 가정법은 동기를 부여하고, 조건이 채워지면 보상이 주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도 우리는 가정법을 볼 수 있습니다. “네가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린다면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본당 사목에서도 가정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성경 필사를 하면 선물을 주기도 합니다. 예비자 교리에 개근을 하면 선물을 주기도 합니다. 복사들이 새벽 미사에 빠지지 않고 오면 스키장에 데려가기도 합니다. 선교를 많이 한 분에게도 선물을 주기도 합니다. 저도 경험이 있습니다. 중학교 때입니다. 반에서 10등 안에 들면 자전거를 사 주신다고 하였습니다. 정말 힘든 일이지만 기적처럼 10등 안에 들었고, 기분 좋게 자전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세상은 동기를 부여하고, 보상을 주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실적이 오르면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 줍니다. 성과급을 주기도 하고, 승진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방법은 때로 부작용이 따르기도 합니다. 실적과 그에 따른 보상에 눈이 멀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결여되고, 정의를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인격과 가치를 보지 않고 실적이라는 숫자에 매달리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고, 실적순이 아닌데 우리는 마치 성적과 실적이 행복의 기준인 것처럼 살고 있습니다.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의 숲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바다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미세 먼지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많은 생명이 터전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복음의 기쁨, 찬미 받으소서. 모든 형제들이라는 문헌을 통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연대와 협력, 공존과 화합의 삶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Even though, even if'라는 표현입니다. 동기에 대한 조건이 채워지지 않았어도 변함없이 대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배반했음에도 평화를 빌어 주셨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일곱 번 뿐만이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주겠다고 했던 자캐오를 칭찬하셨고, 자캐오의 가정이 구원받았다고 선포하셨습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강도당한 이웃을 치료해주고, 여관으로 데리고 갔던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가장 첫째가는 계명을 지켰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사건도, 하느님의 아들이 십자가 위에서 죽어야 했던 사건도 아무런 조건 없는 사랑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신앙은 실적과 보상의 문제가 아닙니다. 신앙은 조건 없는 나눔과 사랑입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하는 예수님이 못 마땅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것처럼 일등만 기억하는 세상을 원했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