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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21.02.27)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27 조회수1,032 추천수5 반대(0) 신고

(제주 교구 순례지, 관덕정 순교 터)

2021년 2월 27일

사순 제1주간 토요일

복음 마태 5,43-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3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44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45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46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47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48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마 제가 중학생 때였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적금을 들어야 한다면서

거의 반강제로 적금을 붓게 했습니다.

예금이라는 것도 잘 모르는데 매달

얼마씩 적금을 부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만기일까지 제대로 적금을 부으면

높은 이자와 함께 목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용돈도 부족할 때, 적금을 붓는다는 것은

너무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용돈을 아끼고, 차비도 아껴서

중학교 졸업할 때 적금 만기가 되어

10만 원이 조금 넘었던 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당시 짜장면이 1,000원을 넘지 않았고,

버스요금이 200원이 되지 않았던 시절이었으니,

10만 원은 학생에게 정말로 큰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돈으로 무엇을 했을까요?

사실 오랫동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끼고 아껴서 모은 것이라 차마 이 돈을

쓸 수가 없는 것입니다. 쉽게 벌었던

세뱃돈의 경우는 먹고 노는데 금세 써버렸지만,

이 경우는 달랐습니다. 먹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 등 모두 참으면서 아끼고 아껴서

부은 적금을 그냥 한순간의 만족으로

없애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본인이 힘을 쏟을수록 정성을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을까요?

만약 지금 주님 만나는 것을 소홀히 하고 있다면

그만큼 주님과의 만남에서 정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과의 만남을 가장 우선시한다면,

늘 주님께 정성을 기울이는 사람일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실천하기 힘든 말씀을

전해주십니다.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은

할 수 있겠다 싶지만, 원수를 사랑한다는 것이

과연 쉬울까요? 나를 힘들게 하는 박해자를 위해

기도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주님께서는

하늘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우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렇게 지키기 힘든 사랑의 계명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주님을 첫 번째 모신다면 어떨까요?

이 말씀을 지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주님께서 완벽한 사랑을 실천하라고 하시니까요.

그러나 주님이 내게 첫 번째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말씀을 하신다면서 불평불만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질 것입니다.

주님의 계명을, 특히 사랑의 계명을 어떻게

지키고 있느냐에 따라 주님께 대한

우리의 정성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남들만큼만 하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의 자녀는 남들만큼 사는 삶이 아닌

그 너머에 있는 가치를 따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아버지처럼

완벽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행복하세요♡

인생을 살아가며 나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열린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열린 마음은 사람에게 가장

귀중한 재산이다.(마틴 부버)

다산 정약용 선생의 글을 읽고...

다산 정약용 선생은 존경하던

채제공의 당호인 매선당에 기문으로 남긴 글인

매선당기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아홉 가지 일을 모두 악한데

한 가지 일이 우연히 착하다 해도

그는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고,

또 아홉 가지 일은 모두 착한데

한 가지 일이 우연히 악하다 해도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어떤 항아리가 그 전체는 모두 깨지고

주둥이만 온전하다 해도 깨진 항아리라고 하며,

그 전체는 온전한데 오직 하나 구멍 하나만

뚫렸어도 깨진 항아리라고 합니다.

사랑이 매사에 선을 다하지 못한다면,

끝내 착하지 않은 사람이 됨을

면치 못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이 선을 이루기 어려움이 이와 같습니다.”

높은 기준으로 빈틈없이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래야 충분한 만족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이쯤이면 괜찮아. 나 하나쯤이야.’

등의 안일한 생각은 이제 내 삶에서

떠나보내야 할 것입니다.

(제주 교구 순례지, 관덕정 순교 터 관할인 중앙 주교좌성당)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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