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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가나안에서의 첫 파스카 축제[6] / 땅의 정복[1] / 여호수아기[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28 조회수942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6. 가나안에서의 첫 파스카 축제(여호 5,10-12)

 

광야에서의 불순종을 범한 세대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신 하느님께서는 여호수아가 할례를 베푼 그들 후손들에게는 다시 자비를 베푸신다. 그분의 놀라운 은혜가 약속의 땅에서 주어졌다. 이리하여 이스라엘 자손들은 길갈에 진을 치고, 그달 열나흗날 저녁에 가나안의 예리코 벌판에서 가족끼리 첫 파스카 축제를 지냈다. 이 축제는 길갈 성소가 아니고 예리코의 야자나무 평원(신명 34,3 참조)에서 민족이 함께하는 화합 차원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집트를 빠져나올 때와 시나이 광야(민수 9,1-5)에 이어, 횟수로는 세 번째로 가나안에서는 첫 번째다.

 

사실 이 파스카 예식은 하느님께서 이집트에 열 번째 재앙인 맏아들과 맏배를 죽음으로 치시는 날 밤에 이루어졌다. 이집트에는 제사의 날이요, 이스라엘에는 탈출이라는 축제의 날이었다. 이 축제를 위해서 이스라엘에는 각 가정마다 작은 가축을 한 마리씩 마련하였다. 이 짐승은 일 년 된 흠 없는 수컷으로 양이나 염소 가운데에서 골라졌다. 첫 째달 열나흗날 밤에 이스라엘의 온 공동체가 모여 저녁 어스름에 잡았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날 밤에 그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나물을 곁들여 먹어야 했다. 그것을 날로 먹거나 물에 삶아 먹어서는 안 된다. 머리와 다리와 내장이 있는 채로 불에 구워 먹어야 한다. 아침까지 아무것도 남겨서는 안 된다. 아침까지 남은 것은 불에 태워 버려야 한다.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을 위한 이집트에서의 최초의 파스카 축제였다(탈출 12,3-11).

 

그리고 파스카 축제의 세부 규칙은 차츰 정리되었다. 그 주요 내용이다. 외국인은 아무도 파스카 제물을 함께 먹지 못한다. 돈으로 사들인 종은 누구든 할례를 받았으면 함께 먹을 수 있다. 거류민과 머슴은 함께 먹지 못한다. 어느 집이든 한 집에서 먹어야 한다. 고기를 집 밖으로 가지고 나가면 안 된다. 뼈를 부러뜨려서도 안 된다. 이스라엘의 온 공동체가 이 파스카 축제를 지내야 한다. 함께 머무르는 이방인이 파스카 축제를 지내려면, 남자는 모두 할례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그는 본토인처럼 파스카 축제를 함께 지낼 수 있다. 할례를 받지 않은 자는 아무도 함께 먹지 못한다. 이 법은 본토인에게나 너희 가운데에 머무르는 이방인에게나 동일하다(탈출 12,43-49 참조).

 

두 번째 축제는 시나이 광야에서 치러졌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그 이듬해 첫째 달, 주님께서 백성이 시나이 광야에 진을 치고 있을 때 모세에게 명령을 하여 축제를 벌였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정해진 때에 파스카 축제를 지내야 한다. 너희는 정해진 때, 곧 이달 열나흗날 저녁 어스름에 파스카 축제를 지내야 한다. 관련된 모든 규정과 법규에 따라 그것을 지내야 한다.”(민수 9,2-3) 이리하여 모세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파스카 축제를 지내라고 일렀다. 그래서 그들은 시나이 광야에서 첫째 달 열나흗날 저녁 어스름에 두 번째 파스카 축제를 지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다 하였다.

 

돌기둥을 원형으로 세운 곳을 뜻하는 이 길갈’(여호 4, 19; 5,9.10 참조)은 예리코 평원 어디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요르단에서 멀지 않은 곳, 예리코 북동쪽에 있었을 게다. 여기에서 그들은 이집트의 수치를 치워버렸단다. 치워 버렸다의 직역은 굴러 버렸다인데, 히브리 말에서 길갈과 굴리다가 비슷하다. 그래서 결국 길갈이 굴림을 뜻한다. 굴려 돌려주었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파라오를 위시한 이집트인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비록 이집트를 빠져나갔지만, 가나안에 들어가기는커녕, 결국은 모두가 광야에서 죽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였다. 그러기에 이스라엘 백성은 길갈 거기에서 이집트인들의 그 조롱거리를 그들에게 되돌려주었다고 자부심을 가졌으리라.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에서의 첫 번째 파스카 축제 다음 날 그들은 그 땅의 소출을 먹었다. 바로 그날에 그들은 누룩 없는 빵과 맏물을 봉헌할 때 바치는 볶은 밀(레위 2,14; 23,14)을 먹은 것이다. 사실 이집트를 빠져나올 때만 해도 빵 반죽을 옷에 싸서 나온 그들이다(탈출 12,34). 그 빵이 광야에서 다 떨어지자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만나를 이슬처럼 내려주셨다(탈출 16,13-31 참조). 이제 그들은 젖과 꿀이 흐른다는 약속의 땅에 들어와 야자나무 지역에서 난 소출을 먹는 것이다.

 

이집트를 빠져나온 지 한 세대가 훌쩍 넘었다. 참으로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이렇게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서 그 땅의 소출을 먹은 다음 날 매일 내리던 만나가 멎었다. 더 이상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만나가 다시는 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그해에 가나안 땅에서 난 것을 먹었다. 드디어 이스라엘인들은 하느님께서 마련해주신 약속의 땅인 가나안에서의 첫 파스카 축제를 지내면서 놀라운 방법으로 보살펴주신 그분의 은총에 감사를 드렸다. 이렇게 그들은 오랜 광야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가나안 땅에서의 새로운 정착 생활을 시작하였다.

 

요르단 강을 건너 할례를 베풀고 파스카 축제를 지낸 여호수아는, 이제 본격적인 가나안 땅의 정복이 시작되었음을 알았다. 그들 앞에는 지금 견고한 예리코 성이 버티고 있었다.[계속]

 

[참조] : 이어서 ‘7. 주님 군대의 장수의 출현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파스카,길갈,야자나무 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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