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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2주간 화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01 조회수891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마치 저격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위선을 질타하시는 것입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한번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도 그런 모습이 있을 겁니다. 인간에게는 과시욕이라는 본능이 있습니다. 이런 본능이 없다고 한다면 그건 순전히 거짓말이 될 것입니다. 과시욕뿐만 아니라 인정욕구도 있습니다. 이런 욕구의 밑바탕에는 드러내려고 하고 싶은 마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걸 억누려고 연습을 하는 과정이 마치 우리의 신앙생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항상 겸손한 자세로 살아야 하는 게 신앙생활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억누른다고 해서 될 것 같으면 그나마 쉬울 것입니다. 설령 억누른다고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굳이 물리법칙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억누려면 억누를수록 그에 맞게 반발력이 생깁니다.

 

겸손이라는 것은 어떤 물리적인 힘을 통해서 통제를 하면 부작용이 따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자연스럽게 교만, 인정욕구, 과시욕 이런 것을 훈련과 수양을 통해서 불쑥 튀어나올 때마다 잠재워서 마치 김장을 할 때 소금물에 절여진 배추가 숨이 죽듯이 자연스럽게 뻣뻣한 힘이 빠질 때 성경에서 말하는 진정한 겸손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런 모든 욕구도 자기 주위에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도 언젠가는 다 사라지는 존재입니다. 그들과 함께 우리 자신도 그렇게 언젠가는 사라질 존재입니다. 모두가 유한한 존재입니다. 그런 유한한 존재에 목을 매는 것이 어쩌면 한편으로 참 어리석은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라질 존재에 대해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려고 아등바등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부질없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인정을 받아도 하느님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변 사람으로부터 받는 인정은 영원히 남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마는 것이 되지만, 하느님으로부터 받는 인정은 이 세상에서뿐만 아니라 하늘 나라까지도 고스란히 남게 될 아니, 어쩌면 영원히 천상에서 보석처럼 빛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껏 살면 칠십에서 팔십 아니 좀 더 산다고 해도 백세까지 사는 인생이라고 해도 죽으면 누구나 다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인데 이 세상에 남지도 않을 흔적을 남기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하늘 나라에서 영원히 남을 수 있는 위대한 삶을 이 지상에서 사는 게 어쩌면 현명한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믿음의 눈, 신앙의 눈이 있어야 할 겁니다. 이런 눈을 가진 사람만이 현세에서 인간이 가진 욕망을 초월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그들만이 이 지상에서 모세의 자리가 아니라 천상의 옥좌 옆에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영광스런 자리에 앉게 될 것입니다. 그 자리는 이 지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겸손한 모습으로 솔선수범해서 가는 사람만이 앉을 수 있는 자리일 것입니다. 이 지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가 하늘 나라에서는 가장 높은 영광스런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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