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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계산하는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닙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06 조회수981 추천수0 반대(0) 신고

 

 

방금 책에서 사랑은 계산하지 않는다.‘는 한 구절을 봤습니다. 이런 말은 살면서 많이 듣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말이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순간 뭔지 모르지만 어떤 영감이 제 머릿속을 스쳐지나가 그걸 놓치고 싶지 않아 몇자 떠오르는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로 사랑한다고 합니다. 물론 진심으로 가슴으로도 사랑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진정 사랑한다고 고백한다면 그 사랑이 진정한 사랑인지 어떻게 알 수가 있을까요? 화려한 말로 미사여구를 사용해서 표현하면 그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단정할 수가 있을까요? 이때 말로는 누구나 사랑할 수 있다고 누가 못해!”라고 누가 말한다면 그렇다면 어떻게 그걸 보여줄 수가 있을까요? 마음을 열어 보여 줄 수가 없는데 말입니다. 아니면 마음을 찍는 카메라가 있다면 또 모를까?

 

우리가 이처럼 그냥 단순하게 쉽게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말이 될 수 있습니다. 말을 하는데는 돈도 들지 않습니다. 마음을 찍는 카메라도 필요 없어도 되고 마음을 열어 보여줄 필요도 없이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게 있습니다. 바로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사람의 마음에 계산하는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이 말은 사랑에 계산이 전제된다면 그건 이미 사랑이 아니다.”라고 하는 명제를 가지고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당연할 것입니다.

 

사랑에는 그 어떤 조건도 붙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이만큼 사랑하면 상대도 이만큼 사랑해줘야 한다고 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닐 것입니다. 만약 그게 사랑이라고 한다면 그런 사랑을 받을 거라고 전제하고 사랑한다면 그것 또한 조건적인 사랑일 겁니다. 사랑은 줘도 줘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을 때 그게 진짜 아름다운 사랑일 겁니다. 상대가 얼마나 자신이 상대를 사랑하는지 굳이 상대가 어떤 인디케이터처럼 표시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마저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하는 사랑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일 겁니다.

 

왜 진짜 사랑하면 계산을 할 수가 없을까요? 사랑을 하면 눈이 멀 수가 있습니다. 눈이 멀지 않으면 한 상대방만 사랑을 할 수가 없습니다. 눈이 멀기 때문에 상대를 바라보는 눈에서 이익과 손해를 따질 수가 없을 겁니다. 이렇게 상대를 사랑할 수가 있다면 진짜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고 봐도 거의 틀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하느님의 사랑이 이런 사랑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 하느님의 사랑 옆에 계산기가 달려 있다면 그 하느님은 이미 더 이상 하느님이실 수가 없을 겁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고작 그 정도 수준이라면 굳이 그런 하느님을 경외하고 따를 필요가 없을 거라서 그럽니다.

 

사랑에는 이유가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때로 약간은 이유가 있을 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가령 얼굴이 아름답고 예뻐서 그런 하찮은 핑계를 댈 수가 있겠지만 그건 낮은 수준의 이유입니다. 한마디로 애교로 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어쩌면 유치할 수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냥 이유 없이 상대를 어떤 조건도 없이 사랑한다면 그 사랑이 순수한 사랑일 겁니다. 나이, 국경, 인종을 뛰어 넘어 사랑하는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그게 가능하려면 다른 건 몰라도 사랑만큼은 계산을 할 수 없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사랑은 줘도 줘도 더 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마음에서 타오를 때 그 심정이 진정 아름다운 사랑일 겁니다. 하느님의 사랑 방식이 만약 계산적이라면 하느님께서도 상당히 피곤하실 겁니다. 우리와 하느님과의 관계는 하느님 한 분만 신경쓰면 되지만 설령 뭔가 계산을 한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그렇지 않습니다. 온 세상 모든 사람을 그렇게 해서 사랑을 하신다면 얼마나 머리가 지끈거리시겠습니까?

 

제가 하느님이라도 그렇게는 하지 못할 겁니다. 물론 제가 하느님이 아니지만 그럴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다른 것은 몰라도 사랑만큼을 눈먼 바보이지 않으실까요? 하느님의 사랑이 계산적이지 않으시기 때문에 우리가 살면서 고해소를 많이 드나들며 죄를 고백하고 해도 하느님께서는 따지지도 않고 묻지도 않으시고 조건 없이 죄를 용서해 주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만약 계산을 하시는 하느님이시라면 울화통이 터져도 몇 천 번도 더 터지실 것 같습니다. 마침 오늘 돌아온 탕자의 복음이 바로 하느님의 계산이 없는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사랑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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