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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3주간 수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09 조회수1,198 추천수1 반대(0) 신고

 

유튜브에서 신부님들의 강론을 들어보면 어떤 신부님께서 자주 강조하시는 표현이 있습니다. ‘합리화라는 말입니다. 이 말 자체만 본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원래는 합리적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가령 비뚤어진 선이 있다면 곧게 펴서 곧은 모습으로 보여지도록 하는 것처럼 어떤 현상에 대해 조정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합리화했다고 해서 그럼 합리적으로 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말 표현도 자세히 보면 마치 그럴 듯하게 변명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면도 있습니다.

 

우리는 죄를 지으면 영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고백성사를 보게 됩니다. 우리가 성사를 보기 위해서 죄를 지었다고 할 때의 그 죄의 기준은 엄밀한 의미에서는 십계명을 기준으로 해서 식별을 합니다. 어떤 것은 이게 죄가 되는지 죄가 되지 않는지 모르는 경우와 또 그 구분의 경계가 애매모호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근데 깊이 교리를 공부하면 할수록 하나 느끼는 게 있습니다. 평소에는 이게 죄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깊이 들어가면 죄가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만약 이럴 때 두 가지의 생각을 할 수가 있을 겁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인식한 것에 대해 긍적적으로 생각을 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부정적으로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가 있는 것은 물론 고해소에서 이 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라는 명목으로 해서 사함을 받을 수가 있겠지만 이 내용으로 자신이 저지른 죄 자체를 합리화할 수가 없을 겁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이런 내용을 몰랐다면 죄를 지었다고 자책하는 부분이 없을 건데 평소에는 죄라고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죄라고 한다면 차라리 몰랐더라면 죄를 지었다고 고민을 하지 않고 모르고 지은 죄라고 자신을 합리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한다면 한편 나약한 인간이라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본다면 자신이 좀 더 경건한 삶과 더 나아가서는 거룩한 길로 가는 걸 스스로 회피하는 길을 선택하는 사람과 같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어리석은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길을 가지 않기 위해서 나약한 인간이라 신앙의 힘을 빌리고 또 신앙에 의지해서 바른 길을 가려고 믿음생활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게 신앙생활의 전적인 것은 아니지만 일부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작은 계명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에게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라고 하는 말씀을 한번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다음에 이어지는 말씀은 반대입니다. 논리는 동일하지만 이 부분이 더 좋은 묵상거리가 될 수가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이게 보편적으로 많이 통용되는 상황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게 합리화입니다. 계명 그 자체를 어겼다면 사실 그걸 어겼다는 그 자체를 알고도 자신이 남에게 그렇게 가르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할 수가 있다는 것은 원래의 계명의 내용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에서 재가공해서 합리화를 한 의미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 의미가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경우가 없다고 부인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제 입장에서 하느님 말씀을 합리화한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크게 반성을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만약 이런 부분이 많이 있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일 것 같습니다. 어쩌면 엄청난 교만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건 그냥 단순한 교만도 아니고 하느님을 능멸하는 교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말씀을 가지고 자기가 자기 입 맛에 제 멋대로 임의적이고 자의적으로 해석을 한다고 하면 이건 하느님의 판단을 능가하는 위치에 서서 그런 판단을 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경우와 같다고 보여집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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