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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왜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어야 하는가?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13 조회수3,002 추천수3 반대(0) 신고

 

2021년 나해 사순 제4주일

 

<왜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어야 하는가?>

 

복음: 요한 3,14-21



성모자


부티노네(Butinone) 작, (1490),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모세가 광야에서 구리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당신도 그렇게 들어 올려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당신 십자가의 수난을 예고하시는 말씀입니다. 불뱀에 물렸던 사람들이 구리뱀을 보고 치유되었던 것처럼 우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구원받습니다.


      하지만 이 구원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미 다 심판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다 불뱀에 물려있는 상태입니다. 이것을 원죄라고 합니다. 하지만 죄에 물든 이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멸망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외아들의 이름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구원은 ‘하느님 외아들의 이름’을 믿음으로써 얻어집니다.


      그런데 왜 그리스도를 믿으라 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이는 구리뱀을 보고 치유를 받는 것이기는 하지만 먼저 모세의 말을 믿지 않으면 안 되는 것과 같습니다. 구리뱀의 이름이 곧 모세인 것입니다.


      국어사전에서 ‘이름’이란 단어를 찾아보면, “어떤 사물이나 단체를 다른 것과 구별하여 부르는 일정한 칭호”라고 나옵니다. 다시 말하면 이름은 그 대상 자체가 아니라 그 대상을 일컫는 칭호입니다. 누가 내 이름을 종이에 써서 태워버렸다고 해서 내가 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분은 나쁠 수 있습니다. 그 이름이 나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1993)는 실존 인물 ‘제리 콘론’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아일랜드 인 제리 콘론이 망나니처럼 살기는 하였지만 큰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국에서 폭탄 테러범으로 무기징역을 살게 됩니다. 이때 영국은 무고한 그의 아버지까지 감옥에 가둡니다. 아버지는 14년간 기도로 잘 참아냈지만 결국 감옥에서 숨집니다. 만약 제리 콘론이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지 않으면 아버지는 영원히 죄인으로 남는 것입니다. 그는 끝까지 싸워 무죄를 입증하고 자신과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이것이 아버지의 ‘이름’으로 싸운 결과입니다. 아들이 아버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아버지를 위해서 무언가를 할 때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름은 그 사람 자체는 아니지만 그 사람의 존재를 품고 있는 그릇과 같고 그 사람을 계시하는 것입니다. 이름이 영광을 받으면 그 이름의 주체도 영광을 받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리뱀을 보고 구원을 받았던 이들은 결국 구리뱀의 이름을 믿었기 때문에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 우리는 구리뱀을 계시한 인물이 누구인지 압니다. 바로 모세입니다.

이런 면에서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의 이름입니다. 아버지를 품고 계시고 아버지를 계시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그리스도를 품고 있으면서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그리스도로부터 파견 받은 그리스도의 계시일 수밖에 없습니다.


      곧, ‘교회’입니다. 교회를 받아들이는 것이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로 우리는 매 주일 이런 고백을 하는 것입니다.

“거룩하고 보편 된 교회를 믿으며”

교회가 그리스도의 이름이기 때문에 교회를 믿지 못하면 그리스도께로 갈 수 없습니다. 당신께서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다고 하셨는데, 그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려면 먼저 가톨릭교회를 믿어야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겨울왕국 2’에서 안나가 동굴에 갇혀 죽음만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되었을 때 눈사람 올라프의 희생 덕분으로 한 줄기 빛을 봅니다. 올라프는 마치 언니 엘사의 분신과 같습니다. 엘사의 목숨이 끊어지면 올라프도 죽습니다. 엘사가 올라프를 안나에게 보낸 것입니다. 그가 동굴에 갇혀 죽지 않도록. 올라프는 무한 긍정 에너지로 엘사에게 빛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죽습니다. 움직일 힘도 없었던 안나는 엘사와 올라프의 희생 덕분으로 힘을 얻어 그 동굴을 빠져나옵니다.


      우리에게 이 세상은 그 동굴 속과 같습니다. 그리고 교회는 올라프와 같고 엘사와 동굴 속으로 비치는 빛은 그리스도이십니다. 다른 구원이 없습니다. 다른 구원의 중개자도 없습니다. 올라프를 거쳐야 엘사에게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 자체가 빛이라 믿는 사람들, 혹은 빛으로 나아갈 길이 여러 개라 말하는 사람들, 혹은 교회 없이 빛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면 자신도 빛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외아드님의 이름을 믿는 것 외에는 구원이 없고, 그 믿음은 당신께로 이끌도록 파견하신 교회에 대한 믿음에 근거합니다. 교회가 구원자이신 분께로 이끄는 유일한 길임을 믿어야, 교회 울타리 안으로 사람들을 이끌려고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선교의 이유가 생기는 것입니다.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을 수 있다는 흐리멍덩한 교리에 휩쓸리지 맙시다. 교회는 이것에 대해 이렇게 가르칩니다.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가톨릭 교회를 필요한 것으로 세우신 사실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교회에 들어오기를 싫어하거나 그 안에 머물러 있기를 거부하는 저 사람들은 구원받을 수 없을 것이다.”(CCC, 846)

 

 

https://youtu.be/bWFvKdg8FJA

유튜브 묵상 동영상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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