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15 조회수2,532 추천수10 반대(0)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매년 신앙체험수기를 공모합니다. 올해도 신앙체험수기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신앙체험수기를 읽으면서 이 시대의 욥기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홈페이지의 기사보기에서 221일을 검색하시면 읽을 수 있습니다.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04년부터 2020년까지 16년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마치 욥이 시험을 받아 재산을 잃어버리고, 자녀들은 실종되고, 본인은 병들어 고생하였던 것처럼 효성이 깊던 형제님은 친구의 보증을 잘못서서 엄청난 빚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돌을 굴려 올리지만 다시 내려오는 돌을 평생 들어오려야 했던 시지피스처럼 형제님은 조금 나아지면 새로운 고통의 돌이 어깨를 짓눌렀습니다. 형제님이 깊은 수렁 같은 고난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천사와 같은 아내의 기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제와 수도자들의 깊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본당 공동체의 따뜻한 위로와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절망의 순간에도 주님의 자비하심에 의탁했던 형제님의 신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997년 우리나라는 ‘IMF'를 경험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이 욥처럼 고난을 받았습니다. 잘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되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져야 했습니다. 집을 잃어버리고, 거리로 나가야 했습니다. 잘못도 없는데 IMF는 마치 스나미처럼 우리나라를 덮쳤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님이 갑자기 거리로 나서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부모님을 위해서 대출을 17%의 이자로 해야 했습니다. 잘나가던 사업은 하루아침에 부도가 났고, 아직 어린 아이들은 옥탑 방에서 영문도 모른 체 지내야 했습니다. 그 깊은 수렁이 20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성실함으로 빚을 갚아나갔고, 탕감 받았습니다. 아이들은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말없이 응원해 주던 아내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20년 만에 작은 집을 마련하였고, 사제를 모시고 축성하였습니다. 욥처럼 시련과 고통을 감내하고,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맡기면서 살았습니다. 좋은 것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렸다면 나쁜 것을 주신 주님께도 감사드리면서 살았습니다. 주변을 보면 긴 겨울을 이겨내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는 분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은 신앙입니다.

 

우리는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성서는 우리에게 절망에서 희망을 보았던 신앙체험 수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모두를 사랑했던 신앙체험 수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비유는 아름다운 신앙체험 수기입니다. 방탕했던 생활을 뉘우치고, 아버지가 계신 집으로 돌아가는 아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잔치를 벌이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돌아온 동생 때문에 화가 난 큰 아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신앙체험 수기입니다. 예수님께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보였던 백인대장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저 한마디만 하시면 된다고 합니다. 굳이 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합니다. 이방인의 뜨거운 믿음을 봅니다. 이 또한 아름다운 신앙체험입니다. 베드로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지옥에라도 가겠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을 위해서 천막을 만들겠다고 하였습니다. 당신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런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배반하였습니다. 닭이 울었고, 베드로는 회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신앙의 눈으로 보면 성서는 온통 신앙체험 이야기입니다.

 

요한복음에는 물과 관련한 예수님의 이야기가 2번 나옵니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켰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첫 번째 기적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잔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셨고, 어머니의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사마리아 여인과도 우물가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십니다. ‘지금 네가 마시는 물은 곧 다시 목마르겠지만 내가 주는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이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물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물이 힘이 있고, 물이 영적으로 우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물을 그렇게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물은 단순히 정화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를 하느님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영적인 힘을 갖게 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38년 동안 병고에 시달렸던 사람을 치유시켜 주시는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꼭 물속으로 들어가서 씻어야만 치유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을 믿고, 주님의 말씀을 따르면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주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주님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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