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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4주간 수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17 조회수1,249 추천수0 반대(0) 신고

 

부부는 오래 살게 되면 서로서로 닮아가고 그래서인지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말도 요즘은 잘 듣기 힘든 말이 된 것 같습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부자는 일심동체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오늘 복음을 읽고 전체 내용을 하나로 압축하면 아버지와 아들이 한몸이라는 말에 대입하면 거의 맞아떨어집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모든 이를 살리기 위해서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또 성부께서 파견해서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서 오셨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날에 모든 이를 살리기 위해 오셨다고 하셨고 오늘 복음도 그런 맥락입니다. 근데 오늘 복음의 한 구절이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구절이 있습니다. 21절의 내용입니다.

 

아버지께서 죽은 이들을 일으켜 다시 살리시는 것처럼, 아들도 자기가 원하는 이들을 다시 살린다.

 

후반부의 말씀을 잘 살펴봤으면 합니다. 아들도 죽은 이를 살리기는 살리시는데 자기가 원하는 이들을 다시 살리신다는 말씀입니다. 범위가 모든 이들이 아니라 '원하는 이'로 한정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성부 하느님의 말씀을 믿으면 죽음에서 생명으로 나아간다고 하셨습니다. 심판에 관련된 권한은 오로지 아들에게 모든 전권을 넘기셨습니다. 사실 논리적으로 생각한다면 말씀에 모순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완전무결하신 분이신데 허점이 있을 수는 없을 겁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복음 후반부의 말씀을 보면 선을 행한 자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심판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악을 저지른 사람이라는 게 분명합니다. 근데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듣는 대로 심판할 따름이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의 의지와 상관없이 심판이 따른다는 말씀입니다. 이래서 공정한 심판이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하는 것도 성부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이 말씀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봤습니다. 제 나름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21절에서 예수님께서 원하는이 말씀에서 원하는 것은 어떤 범위를 한정하는 내용의 원하는 것이 아닌 듯합니다. 원래 살리고자 원하시는 대상은 모든 사람이 해당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시고 싶지만 그게 마음대로 그렇게 될 수가 없다고 하시는 말씀 같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이야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것도 스스로는 할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성경 어느 부분에 보면 나중에 심판 때는 우리가 하느님께 어떤 것을 해명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마치 그게 오늘 이 말씀과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행실대로 심판을 하신다고 하셨으니 이 부분만큼은 예수님께서도 어쩔 도리가 없는 영역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살리고 싶은 사람만 다시 살린다는 그런 뜻이 아닐 것 같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에는 절대 진리가 하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 말씀대로 선을 행하는 길만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깊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이 또한 모순이지 않으냐고 혹자는 말씀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하느님의 자비는 이 심판의 영역 다음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심판이 자비에 선행을 하고 그 이후에 자비는 아들 성자의 영역이 아니고 그건 오로지 성부 하느님의 고유 영역이기 때문에 자비를 베푸시더라도 그땐 하느님의 전적인 재량으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자비와 심판은 모순 관계가 아니라 영역 자체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이해가 잘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말씀이 모순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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