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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요셉 대축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19 조회수1,841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신 요셉 성인의 대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의 내용은 예수님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요즘 시대의 표현을 사용하면 예수님은 정상적인 부모님 밑에서 탄생하신 것이 아닙니다. 어머니의 부정으로 태어났다고 간주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요즘에는 사랑하는 사이이면 번개 같이 혼인을 하고 같은 둥지에서 혼인생활을 하는 게 가능한 사회입니다. 그 당시 사회에서는 약혼을 하고 어느 일정 기간 후에 신부를 맞아들이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그 기간이 일 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요셉 성인은 아마 꿈에 부풀어 있었을 겁니다. 앞으로 사랑하는 자신의 처랑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 것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아내가 될 마리아 역시 그랬을 겁니다. 어쩌면 남의 부인이 된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결혼 생활이 어떨지 걱정도 되기고 했을 겁니다. 아무튼 한 가정의 아내가 되기 위해 이것저것 준비도 하고 했을 겁니다. 근데 생각지도 않게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남자를 모르는 몸인데 자신의 몸에 아이가 생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요즘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너무나도 억울할 겁니다. 이건 과학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을 겁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성령으로 인하여 일어난 사실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어떻게 그런 사실을 잘 받아들이셨는지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도 놀라운 사실이지만 무엇보다도 이 사실을 요셉 성인에게 알려야 할 상황이 되어 알리게 되었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고민이 따를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입니다. 요셉 성인이 과연 이런 사실을 잘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결과는 요셉 성인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듣게 되었을 때 요셉 성인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면 화가 나고 배신감이 들 그런 사정이었을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복음에 나오지 않지만 그 행간의 의미를 나름 묵상해보는 것입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당시의 율법에 따라 법대로 하자면서 법의 심판에 맡기고 법대로 했다면 오늘날 복음에 요셉 성인을 의로운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을 겁니다. 왜 요셉 성인을 복음은 의로운 사람으로 인정을 했는가를 한번 묵상하는 게 오늘 성인의 축일을 지내는 의미에서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의롭다는 것은 사회 법이나 법규를 잘 준수하는 걸로는 부족할 겁니다. 이런 건 기본일 겁니다. 법은 최소한의 규제입니다. 의롭다는 것은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사정입니다. 법은 때로 냉정하게 따져야 하지만 법이라는 것도 인간과 인간이 사는 세상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그런 냉정함만을 가지고 따진다면 비정한 현실만 남길 수 있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성인의 입장에서는 분노 같은 게 일어날 수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자신의 마음에 따라 귀중한 생명이 잃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혼한 부인이 한 일을 보면 그 소행은 화가 나지만 그것보다 한 사람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기 한 몸 처신만 잘하면 정혼한 아내의 치부를 덮을 수가 있고 또 그 치부를 무덤까지 혼자만 가지고 가려 했을 겁니다. 이런 정도의 마음을 먹어야 의롭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 그런 일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고 복음에서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보면 요셉 성인의 인품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그랬기 때문에 남몰래 파혼을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때 주님의 천사가 등장해 이 모든 사실에 대해 알려주게 됩니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모든 걸 요셉 성인이 떠맡게 됩니다. 자신이 양부가 되어 줍니다. 법적인 부모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은 하늘과 성모님, 요셉 성인만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천사의 개입을 떠나서 인간적으로 생각했을 때 진짜 남자라고 생각합니다. 대충 적당히 사랑해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순수하게 때 묻지 않은 사랑을 했고 진심으로 마리아를 사랑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랑도 사랑이지만 요셉 성인의 삶을 보면서 지금의 기준으로 봐도 그렇고 그 당시 기준으로 봐도 아내의 말 못할 사정을 넓은 가슴으로 품을 수 있었다는 게 인간적으로 멋져 보입니다. 더 위대한 것은 이런 사실을 죽을 때까지 자기 가슴에만 묻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십계명 중에서 팔 계명을 잘 지킨 훌륭하고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거짓 증언을 하지마라는 말에는 남의 비밀을 들추어내지 않는 것도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니 오늘 성인의 삶을 생각하면서 이런 면도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리 많이 하느님의 일을 하고 봉사를 해도 만약 이런 것을 소홀하게 하면 봉사를 많이 하는 것과 의로움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우리도 요셉 성인의 이런 의로움은 닮았으면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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