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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속에 숨어 있는 하느님의 절절한 사랑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19 조회수1,299 추천수1 반대(0) 신고

 

이틀 전에 개인적으로 잘 아는 개신교 신자 댁에 갔습니다. 예전에 서로 잘 지냈던 분입니다. 평신도이지만 외국에서 오랫동안 성경을 공부한 분이십니다. 개종한 후에 처음 만났습니다. 전화가 와서 만났습니다. 저에 대해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자매님이 문득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제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었는데 폰을 분실하는 바람에 제 전화번호를 몰라 여러 사람을 수소문해서 알게 되어 전화를 했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발신자 번호가 뜨길래 놀라웠습니다. 예전에 영적인 토론을 개인적으로 많이 한 분이라 어떤 날은 밤을 세워가며 토론을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형제님 나이는 제보다 열다섯 위이십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소식을 서로 나누며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녁 식사도 정성껏 마련해주셔서 감사하게 맛있게 먹고 또 이런저런 신앙 이야기를 차를 마시면서 나누었습니다. 그러다가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가톨릭 사이트에 지식은 일천하지만 묵상글을 올린다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주제로 나누다가 그분이 가지고 있는 주석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분의 보물1호라고 했습니다. 제가 호기심에 그 책을 1시간 정도 대화를 하면서 봤습니다. 주석을 보고나서 충격을 먹었습니다.

 

가장 큰 충격은 성경에 나오는 단어 하나하나도 물론 모든 단어가 그런 건 아니지만 그 속에 우리가 모르는 숨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비근한 예로 어떤 단어에 대한 원어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문장 속에서 나타난 의미와 또 시대적인 배경과 맞물리게 되었을 때 그 의미가 단순한 어떤 한 단어의 의미만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단어 하나 속에도 하느님의 절절한 사랑이 녹아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감동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저도 우리 가톨릭에서 사용하는 주석성경을 가지고 있고 200주년 신약성서주석도 가지고 있습니다만 우리 가톨릭 주석도 훌륭하지만 좀 다른 성격의 주석성경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곰곰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얼마나 정교하고 섬세하게 짜여 있는지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냥 정독하는 수준으로 하느님 말씀을 접해서는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하느님 말씀 앞에서는 겸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겸손해야 한다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어떤 경우에는 단어 하나에도 하느님의 사랑이 숨어 있다는 걸 직접 눈으로 보고 이해를 하니 하느님께서 당신이 창조한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동안 직접 피부로 체감할 수는 없었지만 성경의 문자 속에 녹아 있는 하느님의 사랑을 다른 각도에서 보니 그 사랑이 너무나도 눈물겨워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전에는 성경을 볼 때 성경학자도 아닌데 그냥 어느 정도만 이해를 하면 되지 하는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그게 얼마나 무지한 생각이었는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성경학자까지 될 필요는 없다고는 하여도 자기가 최대한 노력해서 성경 속에 있는 하느님의 마음이 어떤지는 최소한 헤아려보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 살면서 막연한 하느님의 모습만 바라보다가 한세상 살다가 하느님께 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아찔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도 모르고 하느님을 다음에 뵐 거라는 생각을 하니 아득하기만 했습니다.

 

어제 복음에도 나오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성경을 연구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성경은 단순히 읽는 것에 그쳐서 되는 게 아니고 말씀 그대로 연구를 하고 연구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영원한 생명도 생명이지만 그 이전에 하느님이 어떤 분인가를 아는 게 더 급선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성경을 단순히 읽는 수준에서 그친다면, 막연히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또 대자대비한 분이시고 선을 행하고 악을 멀리하라는 교훈적인 내용을 말씀하시는 분이라는 그 정도만 알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하느님께서 성경 속에 숱한 내용과 비유를 통해 저희에게 말씀하실 필요가 있으셨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방대한 내용을 말씀하셨을 겁니다.

 

저희 생각에 어떤 경우에는 이런 말씀과 역사를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 하고 여길 수가 있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그게 얼마나 무지한 생각인지 그날 절실하게 알았습니다. 그래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성경은 알면 알수록 더더욱 인간이 얼마나 하느님 말씀 앞에 무지한지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말씀 앞에서는 알면 알수록 더 겸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진리라는 걸 새삼 느낀 하루였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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