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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절3. 제4처 십자가의 길에서 어머니를 만나다.
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23 조회수1,265 추천수0 반대(0) 신고

 제4처 십자가의 길에서 어머니를 만나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당신께서는 죄인으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에서 어머니를 만나심으로 더욱 고통을 느끼셨습니다. 

당신께서 죄인이 되시어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이 어머니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므로 더욱 고통을 당하시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뜻(인류 구원 =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기에 이 일을 중단할 수가 없으시며, 어머니 마리아님에게 그것을 설명할 수도 없고, 어머니를 위로할 아무 것도 없으십니다.

 

혈육은 육신(살과 피)을 나누어 가진 이들입니다. 이들은 서로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영광도 함께 누리는 사람들입니다... 

 

어머니에게 있어서 자식이 당하는 아픔은 곧 자신의 살과 피를 죽이고 뼈를 깎는 아픔입니다. 어느 어머니라도 ‘차라리 내가 당했으면 …' 하고 바라기 마련이지요...

 

 어머니는 자식을 자신의 살과 피로써 엄청난 산고 끝에 세상에 낳았기에 자기 자신보다도 더 소중히 여기고 자식의 목숨을 자신의 목숨보다 더 아낍니다. 

 

자기 자식이 인간적으로 남 앞에 드러나기를, 높아지기를, 남보다 더 낫게 여김 받기를 바라며, 또한 남에게 뒤지거나 죄인이 되는 것은 더욱이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어머니는 자식이 고통당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사랑하올 주님!

 

저 스스로 택한 이 일! 

 

아침 일찍부터 밤늦도록 일에 시달리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오는 질시와 미움의 따가운 눈총 속에서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있을 때에 저에게 살과 피를 준 어머니(혈육)가 찾아왔습니다. 

 

이제 그만하고 

같이 집으로 가서 

더 적당한 자리를 찾아 보자고... 

 

왜 아무 상의도 없이 

너 혼자서 이런 곳으로 왔냐고...

 

저 혼자 생각하고, 저 혼자 결정하고

당신께서 주신 성소임을 확신하고 들어 온

이 곳에 대한 의심으로 넘어져 있을 때,

어찌 그리도 귀신같이 알았는지 혈육이 찾아와 열심히 사는 많은 사람들도 살고 있는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겨 보자고 하네요...

 

그 말이 왜 그리도 좋게 들릴까요?

어찌 그리도 제 속을 잘 알고 있을까요? 

 

쓰러져 있는 저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겠습니까?

그러니 당장에 저를 데려 가려고 하겠지요...

 

어머니...

 

어머니의 품은

너무나도 따뜻하기만 합니다...

 

마냥 거기에 안겨 그렇게 있고 싶습니다.

이대로 마냥 머물러 있고 싶습니다...

 

그런데 주님! 

 

당신께서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또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마태오 10, 37-38) 라고 하신 그 말씀이 바로 이것이었습니까?

 

제가 혈육의 말에 혹하여 그렇게 하겠다고 마음 먹고, 인사차 성체 앞에 가서 횡설수설 당신께 변명을 늘어 놓자 당신께서 말씀하셨지요...

 

 "얘야, 네가 나를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걷겠다고 가장 좋은 길을 찾게 해 달라고 하여, 너에게 가장 합당한 이곳으로 너를 불러 주었는데, 이제 조금, 아주 조금 네 체면이 깎이는 일을 당하고, 조금, 아주 조금 힘든 일을 겪게 되었다고, 그럴듯 하게 혈육을 핑계대며 다른 그럴듯한 곳으로 옮기겠다는 말이냐? 이곳으로 너를 부른 나를 떠나 네가 그곳으로 가서 내 얼굴을 어찌 보려고 그러느냐? 거기 있는 내가 바로 나인데....."  

 

오, 주님! 

 

제가 어찌 주님을 당할 수가 있겠나이까?

그 말씀에 정신이 번쩍 났네요...

 

맞습니다. 주님! 제가 예전처럼 

어린아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지금 저는 

어린아이의 탈을 벗어버리고 

어른이 되기 위하여 저 스스로 원해서

이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지요... 

 

만일에 제가 여기서 

이 모든 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어머니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

그럴듯한 적당한 자리에서 살게 된다면, 

저는 죽을 때까지 어린아이인 채로 

어머니에게 큰 짐으로 살게 되겠지요...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지금은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저를 그냥 모른 채 놓아주십시오!

 

제가 할 일을 끝까지 다 마치고  

떳떳한 어른이 된 후에 어머니의

그 아픔을 다 가시게 해드리고, 

어머니께서 제게 베푸신 사랑에도 

반드시 보답해드릴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그러니 어머니!

 

마음 아프지만, 저는 계속

제 갈 길로 나아 가 보겠습니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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