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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29."온 집안에 향유냄새가 가득하였습니다.”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28 조회수1,701 추천수2 반대(0) 신고

 

요한 12, 1-11(성주간 월)

 

오늘 <복음>은 파스카 축제 엿새 전에, 배타니아의 라자로와 마리아와 마르타 집에서 벌어졌던 잔치 중에 있었던 일을 전해줍니다.

“마리아가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드렸습니다.

그러자 온 집안에 향유냄새가 가득하였습니다.”(요한 12,3)

 

그렇습니다. 오늘도 내가 있는 우리 집, 우리 공동체 안에는 내 형제인 마리아가 부은 사랑의 향유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막상, 온 몸을 던져 헌신하고 있는 형제들의 사랑을 나는 왜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왜 이 숨 가쁜 사랑의 숨결을 듣지 못하는 것일까?

형제들 가슴속 깊게 흐르는 사랑의 마음을 듣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왜, 그 사랑의 향기를 맡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왜, 공동체에 파고 든 그 향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내 온몸을 적시고 흐르는 그 사랑의 향기를 왜, 알지 못하는 것일까?

- 그것은 내게 사랑이 없어, 사랑의 마음을 듣지 못하는 까닭이 아닐까?

 

오늘도 내 형제들은 예수님을 섬기며 발을 닦아드리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런데 막상, 나는 왜 아직도 형제들의 땀과 눈물을 닦아주지 못하는 것일까?

- 그것은 결코 닦아드릴 머리카락이 없어서가 아니라, 머리를 수구려 발까지 자신을 낮출 줄 모르는 까닭이 아닐까?

 

오늘도 마리아인 내 형제들은 자신을 부수고 향유를 내뿜으며, 성체 앞에 머리 숙여 조아리건만, 나는 왜 이 아름다운 향기를 맡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 그것은 아직도 나를 치장하기 위한 향유를 필요로 하고 있는 까닭은 아닐까?

아직도 자신을 감추어 둔 채, 다 부수지 않은 까닭이 아닐까?

값비싼 것을 소모하고 낭비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물질에 애착하고 있는 까닭은 아닐까?

 

사실, 오늘도 옥함을 깨뜨려 향유를 쏟아 붓듯 내 발에 사랑이 쏟아지는데 나는 왜, 이 사랑을 보지 못하는 것일까?

- 그것은 재치기로 코를 풀어내야만하듯, 내 영혼의 옥함에 불순물이 너무도 많은 까닭이 아닐까?

아직도 구린내를 담고 있는 나를 깨부수지 못한 까닭이 아닐까?

아직도 자신을 깨부수지 못한 나는,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 까닭이 아닐까?

 

이토록 눈멀고 귀먹고 마음마저 굳어져버린 나는, 오늘도 자신과 물질을 버려서 예수님을 차지하는 마리아가 되기보다, 자신과 물질을 차지하여서 예수님을 버려버리는 유다가 되곤 합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주님께서는 온 집안, 온 공동체를 사랑의 향유로 가득 채워주십니다.

이제 나는 온 집안에 가득 퍼진 이 감미로운 사랑의 향기에 종일토록 취할 것입니다.

내내 토록 찬미할 것입니다. 그 향기 내 온 몸에 묻혀, 바다소라처럼 향 내음 되어 날릴 것입니다.

그리고 그 향내 온통 베인, 이 집안을 사랑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 그리스도의 향기에 흠뻑 취하셰요. 그리고 향기가 되셰요.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드렸다.”(요한 12,3)

 

주님!

옥함을 깨뜨리듯 제 자신을 부수고, 부서질수록 사랑의 향기 짙어가게 하소서.

향유를 쏟아 붓듯, 내 발에 쏟아지는 사랑을 보게 하소서.

제 영혼에 새겨진, 사랑의 숨 가쁜 소리를 듣게 하소서.

온 집안에 가득한, 감미로운 사랑의 향기에 취하게 하소서. 내내 토록 취하게 하소서.

당신의 숨결이 온통 베인, 이 집안을 사랑하게 하소서.

집안에 가득 퍼진, 그 향기 뿜어대는 당신 마음 닮아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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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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