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01 조회수3,352 추천수10 반대(0)

작년에는 기생충이 미국의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4개의 상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미나리가 미국의 영화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미국으로 이민 온 소수민족의 애환을 소재로 한 영화라고 합니다. 미나리는 음식의 주된 재료는 아니지만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는 재료입니다. 미나리는 주된 음식을 빛나게 해 주는 재료입니다. 아구찜에도 들어가고, 매운탕에도 들어가고, 쌈의 재료도 됩니다. 싱싱함과 독특한 향으로 입맛을 더해 줍니다. 미나리와 더불어 개나리도 있습니다. 개나리의 꽃말은 희망이라고 합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노랗게 피는 개나리와 함께 봄이 오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오래 산 사람이 고향이 그리워서 개나리를 가져다 심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파란 잎은 싱싱하게 자라는데 노란 꽃이 피지 않았다고 합니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꽃이 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유는 겨울이 없는 따뜻한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개나리는 겨울을 지나야만 노랗게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우리 말 중에 비나리와 희나리도 있습니다. 비나리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기도하는 것입니다. 희나리는 마르지 않은 장작이라는 뜻입니다. 두 말은 가수 심수봉과 구창모의 노래 제목이기도 합니다. 심수봉은 비나리에서 간절한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였습니다. 구창모는 희나리에서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비나리의 가사 중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나 당신 사랑해도 될까요. 말도 못하고 한없이 애타는 나의 눈짓들 세상이 온통 그대 하나로 변해 버렸어. 나만을 사랑하면 안 될까요. 마음만 달아올라 오늘도 애타는 나의 몸짓들 따사로운 그대 눈빛 따라 도는 해바라기처럼 사랑이란 작은 배 하나 이미 바다로 띄워졌네. 하늘이여 저사람 영원히 사랑하게 해줘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사에 깊이 들어있습니다. 희나리의 가사 중에는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나의 잘못이라면 그대를 위한 내 마음의 전부를 준 것뿐인데 죄인처럼 그대 곁에 가지 못하고 남이 아닌 남이 되어 버린 지금에 기다릴 수밖에 없는 나의 마음은 퇴색하기 싫어하는 희나리 같소. 내게 무슨 마음의 병 있는 것처럼 느낄 만큼 알 수 없는 사람이 되어 그대 외려 나를 점점 믿지 못하고 왠지 나를 그런 쪽에 가깝게 했소.” 사랑하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안타까움이 가사에 담겨있습니다.

 

오늘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던 예수님을 기억하는 성금요일입니다. 나의 죄를 대신해서 죽으셨던 예수님을 기억하는 성금요일입니다. 제자들에게 모든 것을 주셨지만 배반당하셨던 예수님을 기억하는 성금요일입니다. 세례를 받고, 주님의 사랑을 받았지만 여전히 주님을 배반하고, 주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들의 잘못을 뉘우치는 성금요일입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은 가난한 이, 아픈 이, 소외된 이, 죄인들에게는 좌절과 절망의 수난이요, 죽음이었습니다. 기득권을 지키려 했던 대사제와 바리사이파들에게는 승리를 알리는 수난이요, 죽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은 어둠의 세력을 이기는 빛의 승리요, 죽음을 넘어 우리를 구원하는 부활의 빛임을 알고 있습니다. 문득 예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납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는 것은 예전에 보는 것과는 다르다.’ 절망의 눈으로 바라보면 주님의 수난과 죽음은 어둠의 승리요, 삶의 허무함을 드러낼 뿐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주님의 수난과 죽음은 부활과 구원의 여정입니다.

 

주님 수난 성금요일을 지내면서 사명이라는 생활성가의 가사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주님이 홀로 가신 그 길을

나도 따라가오.

모든 물과 피를 흘리신 그 길을 나도 가오.

험한 산도 나는 괜찮소.

바다 끝이라도 나는 괜찮소.

죽어가는 저들을 위해 나를 버리길 바라오.

아버지 나를 보내주오.

나는 달려가겠소.

목숨도 아끼지 않겠소. 나를 보내주오.

세상이 나를 미워해도 나는 사랑하겠소.

세상을 구원한 십자가 나도 따라가오.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나를 사랑한 당신

이 작은 나를 받아주오 나도 사랑하오.

 

오늘 주님의 수난과 십자가상의 죽음을 생각하며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갔던 키레네 사람 시몬처럼, 주님의 얼굴을 닦아 드렸던 베로니카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신앙인의 길을 충실하게 걸어가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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